기업·IT

이해진 vs 김범수 야심작 출격시켜 한판 붙는다

입력 2021/11/21 17:21
수정 2021/11/21 23:43
하이퍼클로바 국내 첫 상용화
MS처럼 네이버 클라우드 올려
중기·스타트업에 API 제공

연례 콘퍼런스 if카카오서 발표
블록체인사업 해외 진출 선언
AI 비서 5년내 상용화할 것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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네이버가 초거대 인공지능(AI) 언어모델 하이퍼클로바의 상용화에 나선다. 내년부터 국내 기업들이 네이버의 초거대 AI를 활용해 온라인 서비스를 만들 수 있게 된다.

21일 과학기술정보통신부와 정보기술(IT) 업계에 따르면 네이버는 하이퍼클로바의 응용프로그램 인터페이스(API)를 이르면 연내 공개할 예정이다. API는 온라인 서비스를 연결해주는 일종의 컴퓨터 명령어다. 쉽게 말해 하이퍼클로바 API를 이용하면 모바일 애플리케이션(앱)이나 웹 서비스 등에 사람과 동등한 수준으로 언어를 구사하는 초거대 AI 기능을 구현할 수 있다.

네이버는 지난 5월 국내 기업 최초로 초거대 AI를 선보였다.


AI의 크기를 보여주는 파라미터(매개변수)가 2040억개로, 일론 머스크 테슬라 창업자 등이 설립한 연구기관 오픈AI가 개발한 초거대 AI GPT-3(1750억개)를 능가한다. 파라미터가 많을수록 AI 성능은 뛰어나다. 네이버는 하이퍼클로바의 강점인 △문서 작성 △요약 △대화 기능 등의 API를 내놓을 계획이다.

이해진 네이버 글로벌투자책임자(GIO)는 작년 하반기부터 엔비디아 슈퍼컴퓨터 투자 등 수천억 원이 들어가는 하이퍼클로바 사업을 속전속결로 진행했다. 네이버는 그동안 검색, 쇼핑, 물류 등 자사 서비스에 시범 적용해왔다. 이번 API 공개는 첫 결실이다.

과기정통부는 내년 상반기부터 국내 중소기업과 스타트업 등이 하이퍼클로바 API를 활용할 수 있을 것으로 보고 정부 바우처 형태의 지원 사업을 검토하고 있다. 과기정통부 관계자는 "중소기업이 초거대 AI를 손쉽게 이용할 수 있는 길이 열리는 셈"이라며 "국내 AI 시장이 커질 것으로 기대된다"고 말했다. 윤세영 카이스트 김재철AI대학원 교수는 "오픈AI도 GPT-3 API를 공개하면서 사람처럼 질의응답과 문장 요약, 자동완성을 하는 앱을 내놓는 스타트업이 늘어나고 있다"고 말했다.

네이버는 오픈AI와 같은 사업모델을 도입할 가능성이 크다. 오픈AI는 AI가 사람 말을 이해하는 단위인 '토큰'당 과금을 하고 있다. 성능이 가장 좋은 다빈치 모델의 경우 1000토큰당 0.06달러다. 이루다를 만든 스타트업 스캐터랩은 연인 간 메신저 대화 데이터 100억건을 썼는데 건당 3개 토큰으로 계산하면 300억개 토큰이 필요하다.


네이버는 미국 마이크로소프트(MS)와 비슷한 전략을 취하고 있다. 사티아 나델라 MS 최고경영자(CEO)는 최근 개발자회의에서 자사의 클라우드 애저(Azure)를 통해 GPT-3의 API를 제공한다고 발표했다. MS는 2019년 오픈 AI에 2019년 10억 달러(약 1조1800억원)를 투자했고, 작년 GPT-3의 독점 라이선스를 획득해 자사의 서비스에 적용하고 있다. MS는 GPT-3를 활용해 컴퓨터 프로그래밍 언어를 몰라도 일반 문장을 입력하면 코딩을 짜주거나, 개발자가 만들고 싶어하는 컴퓨터 명령어를 추천하는 등 다양한 기능을 내놓고 있다. WSJ(월스트리트저널) 등 주요 외신들은 MS가 아마존·구글 등과 클라우드 경쟁에서 우위에 서기 위해 초거대 AI를 도입했다고 분석했다. 네이버도 하이퍼클로바를 네이버클라우드와 결합해 차세대 기업간 거래(B2B) 솔루션을 개발하겠다고 발표한 바 있다.

IT업계 관계자는 "오픈AI는 파라미터가 100조개인 GPT-4를 2030년쯤 공개하겠다고 발표했는데, 글로벌 빅테크가 더 큰 AI 모델을 만들기 위해 수천억~수조 원을 투자하는 건 그만큼 초거대 AI 시장의 성장성이 높기 때문"이라며 "초거대 AI의 API서비스를 내놓는 빅테크가 늘어날 것"이라고 말했다.

AI 서비스는 초거대 AI 이전과 이후로 나뉠 전망이다. 초거대 AI가 챗봇이나 콜센터의 보이스봇 등 일상 생활과 밀접한 AI에 본격적으로 도입되면 기존 AI 기반의 '어설픈 AI'와 초거대 AI를 적용한 '사람 같은 AI'로 확연히 구분될 것이란 의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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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범수 카카오 이사회 의장은 지난해부터 모바일을 뛰어넘은 카카오의 새로운 먹거리를 발굴하는 데 주력하고 있다.


특히 지난 8월 싱가포르에 새 블록체인 자회사 '크러스트(Krust)'와 비영리 법인 '클레이튼 재단'을 만드는 등 블록체인을 해외 진출과 미래 먹거리 핵심 동력으로 낙점한 것으로 알려졌다. 인공지능(AI)은 일찌감치 미래 성장동력으로 점찍었다. 2017년 AI 연구 자회사 카카오브레인 대표를 김 의장이 직접 맡았을 정도다.

지난 16일부터 3일간 온라인으로 열린 카카오의 연례 콘퍼런스 '이프(if)카카오2021'에서는 이 같은 카카오의 미래 성장 방향을 엿볼 수 있었다.

카카오 블록체인 자회사 그라운드X는 이번 콘퍼런스에서 블록체인을 앞세운 해외 진출과 디지털 자산 영역을 필두로 한 블록체인 '킬러 서비스' 발굴을 핵심 목표로 제시했다. 한재선 그라운드X 대표는 "본격적인 해외 진출을 위해 싱가포르에 법인과 재단을 만들어 새로운 구조를 짰다"며 "3000억원의 펀드 조성으로 클레이튼(카카오 블록체인 플랫폼) 기반 서비스와 사업을 지원하고, 법인에서 직접 클레이튼 킬러 서비스를 만들어 분리독립(스핀오프)하게 하는 적극적인 전략도 계획 중"이라고 설명했다.

특히 디지털 자산 기술 핵심인 대체불가능토큰(NFT)과 이를 활용한 창작자 생태계 활성화를 제시했다. 블록체인 기술을 통한 거래소로 창작자의 인지도가 높지 않아도 수익을 얻을 수 있게 해 누구나 디지털 창작자가 될 수 있는 세상을 만들겠다는 것이다. 한 대표는 "그라운드X 2.0 시대를 열고 다양한 디지털 자산 서비스를 시도할 것"이라며 "디지털 작품을 전시·유통하는 '클립 드롭스'를 개편해 디지털 자산의 2차 판매가 가능한 거래의 장을 구축하고, 한정판 수집품을 판매할 수 있는 별도 공간도 추가할 것"이라고 했다. 그는 "이를 통해 내년부터 본격적으로 해외 시장에 진출하겠다"고 강조했다.

AI도 빼놓을 수 없는 미래 성장동력이다. 백상엽 카카오엔터프라이즈 대표는 "캐스퍼(카카오의 AI 비서)는 곧 기업의 기존 시스템과 연계해 업무를 효율화하는 역할을 하게 될 것"이라며 "5년 이내에 '자비스'같이 언제 어디서나 필요한 정보를 확인해주고 스마트한 의사결정을 지원하는 조언자로 진화할 예정"이라고 말했다.

카카오엔터프라이즈는 AI 신기술인 '커스텀 스피치투텍스트(STT)'도 최초 공개했다. 이를 통해 음성을 문자로 변환해주는 AI 모델을 만드는 과정을 대폭 간소화했다. 기업이 직접 단어와 발화 패턴 같은 소량의 데이터만 입력하면 가장 적합한 AI 모델을 단시간 내 자동 생성해주기 때문이다. 누구나 자기 회사에 맞는 맞춤형 AI 모델을 만들 수 있는 셈이다.

카카오브레인은 한국어 기반으로 AI가 인간처럼 생각하고 글을 써주는 초거대 AI 모델을 공개했다. 카카오의 한국어 특화 AI 언어모델 'KoGPT'는 한국어를 사전적·문맥적으로 이해하고 이용자가 원하는 결과 값을 보여준다. 김일두 카카오브레인 대표는 "언어모델은 AI가 인간처럼 말하고 인간처럼 생각하는 중요한 출발점"이라며 "궁극적으로는 모든 카카오 이용자에게 친근하면서도 유용한 디지털 휴먼을 완성하겠다"고 말했다.

[임영신 기자 / 오대석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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