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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MK TECH REVIEW] 8년 도전의 시간 끝낸 NHN…클라우드·게임·커머스로 재도약

입력 2021/11/23 04:02
2000년 한게임·네이버컴 합병 후
2013년 게임부문 분사로 탄생

3분기 실적 창사 이래 최고치
"10년 내 美테크기업 반열" 포부

내년 클라우드 사업 분사 추진
2025년 매출 1조원 달성 목표
NFT게임·웹툰 韓美日 동시 출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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NHN 광주 AI센터 조감도. [사진 제공 = NHN]

"10년 이내에 글로벌 테크 기업과 어깨를 나란히 하겠다."

정우진 NHN 대표가 올해 창립 8주년 기념행사에서 제시한 회사 비전이다. NHN이 '글로벌'과 '테크 기업'이란 단어를 공식적으로 꺼낸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NHN은 그동안 확보해온 해외 거점과 기술력을 바탕으로 글로벌 빅테크로 성장하겠다고 선언했다.

NHN은 2000년 김범수 카카오 의장이 창업한 한게임과 이해진 네이버 창업자 겸 글로벌투자책임자(GIO)의 네이버컴이 합병해 탄생했다. 여기에서 2013년 게임사업 부문이 떨어져나와 지금의 회사가 됐다.

주력인 게임 외에 클라우드·커머스·간편결제·콘텐츠 등으로 본격적인 사업 다각화에 나서면서 회사 이름이 NHN엔터테인먼트에서 2019년 NHN으로 바뀌었다.


NHN은 국내 최대 정보기술(IT) 기업인 네이버의 모태지만, 네이버·카카오와 같은 빅테크와 넥슨·엔씨소프트·넷마블 등 게임사들의 성장세에 가려져 크게 주목을 받지 못했다. 하지만 최근 신사업에서 성과를 거두면서 재평가를 받고 있다. 특히 지난 3분기 실적은 창사 이래 매출·영업이익에서 역대 최고치를 기록했다. '글로벌 테크 기업'이란 청사진을 그린 데는 이런 자신감이 배경이 됐다는 분석이 나온다.

기술 플랫폼 핵심 '클라우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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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장 공격적인 행보에 나선 사업은 클라우드다. 올해 클라우드 브랜드를 'NHN클라우드'로 바꾸고 국내 공공시장에서 점유율을 끌어올리고 있다. 국내 클라우드 시장에서 해외 공룡 기업인 아마존웹서비스(AWS)의 존재감이 압도적이지만, 국내 기업으로는 네이버, KT와 함께 3파전을 벌일 정도로 성장했다. 매출 기준으로 보면 네이버의 3분의 1 수준이지만 공공 부문에선 네이버와 양강구도를 형성했다는 게 NHN 측 설명이다.

NHN의 클라우드 사업은 지난해 매출이 전년 대비 2.5배 늘어난 1600억원으로 사상 최대치를 기록했다. 올해는 매월 25개 이상 기업을 신규 고객으로 확보하면서 월평균 매출이 100억원을 돌파했다. NHN클라우드 관련 솔루션 수는 182개로 2018년 대비 3배 이상 늘었다.

NHN의 핵심 사업으로 성장하면서 내년 더 많은 변화를 예고했다. 내년 상반기 분사를 추진하고 2025년까지 연매출 1조원 달성 목표를 세웠다.


판교 외에 광주와 김해, 순천 등에 지역 거점 데이터센터도 구축할 예정이다. 김해 데이터센터는 판교의 4배 규모이며, 광주 인공지능(AI)데이터센터는 국내 최대이자 세계 10위권 규모로 짓는다.

해외 사업도 본격적으로 확장하고 있다. 올 초 AWS의 파트너사로 클라우드 컨설팅 업체인 클라우드넥사를 인수했다. 일본 NHN테코러스와 함께 데이터센터(리전)를 확보한 미국과 일본에서 서비스를 늘릴 계획이다. 베트남·인도네시아 등 동남아 서비스도 준비하고 있다. 유럽에는 영국 IT 업체 방고와 함께 설립한 데이터 솔루션 기업이 있다. NHN은 국내외 클라우드 사업을 합쳐 2025년까지 매출 1조원 달성하겠다는 목표를 세웠다.

'비밀병기' 협업 툴 두레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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클라우드 기반의 업무 협업 툴 두레이에 대한 기대도 크다. 지난 8월 NHN에서 분사해 NHN두레이로 새 출발했다. 두레이도 클라우드와 함께 공공 부문에서 두각을 나타내며 현재 사용자 13만명과 고객사 3000개 이상을 확보했다. KAIST, 한국전자통신연구원(ETRI), 한국과학기술연구원(KIST) 등 국내 공공기관 대부분이 두레이를 이용하고 있을 정도다. 최근 한국은행도 두레이를 도입하기로 했다.

두레이의 강점은 프로젝트와 메신저, 메일, 전자결재 등을 통합한 올인원 협업 툴이라는 점이다. 연내 근태관리, 게시판, 포털 홈, AI 번역 등 새로운 기능을 추가해 기업에 필요한 모든 서비스를 소프트웨어 형태(SaaS)로 제공할 계획이다. 특히 구축 시스템과 클라우드를 연계해 이용할 수 있는 하이브리드 결재 서비스를 내세워 국내 대기업 시장을 공략한다. 문서작업의 국내 최강자인 한글과컴퓨터그룹과 동맹을 강화해 구독모델 기반 사업도 추진한다.


두레이는 순수 구독형 서비스 매출이 지난해 9월 대비 250% 이상 급증했고, 작년 10월 이후 1년간 사용자 수 증가율은 253%를 기록했다. 백창열 NHN두레이 대표는 "내년 고객 수와 매출 규모에서 두 배 성장 목표를 달성할 것"이라고 말했다.

한·중·일 '크로스보더' 커머스 플랫폼 구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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커머스 사업에도 박차를 가하고 있다. NHN은 지난 7월 커머스 자회사 사명을 'NHN고도'에서 'NHN커머스'로 변경했다. NHN커머스는 1인 창업자·소상공인 전용 '샵바이' △중소형 기업을 타깃으로 한 '샵바이 프로' △대기업 쇼핑몰 솔루션인 '샵바이 프리미엄'을 제공하고 있다. 아마존 같은 백화점식 전자상거래 플랫폼에 입점하지 않고 소비자와 직접 거래할 수 있는 자사몰을 누구나 손쉽게 만들고 운영할 수 있도록 쇼핑몰 규모별로 라인업을 완성한 것이다.

네이버보다 일찍 해외 시장을 공략해 국경을 넘나드는 '크로스보더 플랫폼'을 구축한 것도 눈길을 끈다. 작년 1월 일본 법인을 설립했으며 중국 법인 'NHN에이컴메이트'와 함께 한·중·일 커머스 플랫폼을 발전시키고 있다. 약 100개 국내 브랜드가 에이컴메이트를 통해 중국 온라인 몰에 진출했다. 지난 11일 중국의 '블랙 프라이데이' 광군제에서 거래액이 작년보다 24% 증가한 3억1500억위안(약 555억원)으로 사상 최고치를 기록했다. 이런 결실을 토대로 아시아 이커머스(전자상거래) 기업이 되기 위한 기반을 다지고 있다. NHN은 NHN커머스를 계열사 최초로 2023년 상장할 계획도 내놨다.

내년 상반기 NFT 게임 출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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콘텐츠 대표 사업인 게임에서 가장 큰 변화는 대체불가능토큰(NFT)과 블록체인 기술을 적용한 게임을 내년 상반기에 출시하는 것이다. 국내 게임사 위메이드의 블록체인 게임 플랫폼 '위믹스'를 활용하기로 했다. NHN은 또 3개 스튜디오별 3개 프로젝트를 진행하고 30% 인력을 신작 게임 개발에 투입한다는 '333프로젝트'를 가동해 신작 게임을 개발하기로 했다. 웹툰은 한국과 일본·미국에서 한 웹툰을 동시에 선보이는 '글로벌 원빌드' 전략을 통해 해외 이용자 확보에 나설 계획이다.

간편 결제 서비스는 생활 플랫폼으로 발전시키고 있다. NHN페이코는 1100만명 이상의 이용자를 확보했다. 결제뿐 아니라 금융·생활·공공 영역의 서비스로 빠르게 확장하고 있다. 대학 캠퍼스 존, 식권 등 오프라인 결제 시장을 공략하고 2030세대 마이데이터 사업을 추진할 계획이다.

IT 업계에선 NHN이 네이버 전신이었던 만큼 회사를 이끌고 있는 임직원 중엔 네이버 출신이 많고 사업 분야도 비슷하지만 올해 회사 안팎에서 큰 변화가 있었던 만큼 내년엔 의미 있는 성과가 나올 것이란 전망이 나온다. NHN 관계자는 "지난 8년이 도전의 시간이었다면 이젠 도약기 단계에 진입했다"고 말했다.

[임영신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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