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업·IT

"코로나 왔다고 메르스 사라진 것 아냐…국가 주도 감염병 연구는 필수"

입력 2021/11/25 17:34
수정 2021/11/25 21:37
김범태 CEVI융합연구단장

감염병은 예측하기 힘든 데다
시장성 없어 민간에선 잘 안 해
정부가 앞장서 융합연구 이끌어야
◆ 팬데믹을 기회로 바꾼 K-R&D ① ◆

1097105 기사의 0번째 이미지 이미지 크게 보기
"감염병 연구를 국가가 하지 않으면 누가 합니까. 우리는 상비군입니다. 코로나19가 왔다고 메르스(MERS·중동호흡기증후군)가 사라지는 게 아니지요. 니파 바이러스가 우리나라에 오지 않을 것이라는 보장도 없습니다."

김범태 신종바이러스(CEVI)융합연구단장이 전시(戰時) 태세를 갖춘 것은 코로나19가 한국을 덮친 지난해가 아니다. 2015년부터 CEVI융합연구단을 이끌어 온 김 단장은 감염병 전시 상황이 이미 21세기에 들어서부터 시작됐다고 진단한다.


그는 "이미 1990년대부터 21세기에는 감염병이 창궐할 것이라는 이야기가 많았다"며 "지구온난화, 고령화사회 도래, 잦은 해외 이동 등으로 전 세계에서 감염병이 빈발하고 있고 이들이 언제 국내에 들어올지 알 수 없는 무서운 시점"이라고 설명했다. 이어 그는 "특히 인구밀도가 높은 한국 같은 나라에서는 감염병 연구가 절실하지만 언제 발생할지 예측이 불가능하고, 시장성이 떨어지는 감염병 연구는 민간 기업이 접근하지 않는 게 현실"이라며 "국가가 나서서 연구해야 하는 이유"라고 덧붙였다.

김 단장은 한국인에게 희미해진 감염병이라고 해서 박멸된 것이 아니라는 사실을 기억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그가 말하는 '감염병 상비군'이 필요한 것도 이 때문이다. 그는 "지금의 코로나19는 과거의 사스(SARS·중증급성호흡기증후군)가 더 강한 전염력으로 돌아온 것"이라며 "메르스가 더 강력한 메르스 2로 들어올 가능성도, 코로나19와 메르스가 같이 유행할 가능성도 늘 존재한다"고 말했다. 지난 5월 인도와 말레이시아 등 동남아시아에서 발생한 '니파 바이러스'는 치사율이 60%에 달한다.


당장 국내에서 발생하지 않더라도 미리 적(敵)에 대한 철저한 연구가 필요하다는 게 그의 판단이다. 김 단장은 "안 해보면 아무것도 알 수 없다. 상비군이 미리 연습게임을 해 실제 감염 상황에서 빠르게 진단·백신 등을 만들 수 있도록 연구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또 그는 "모든 감염병을 미리 준비할 수는 없어도, 위험한 바이러스에 대해서는 선정을 해 상비군이 움직여줘야 할 것"이라며 "설사 한국에 들어오지 않는다고 해도 우리에게는 경험과 기술이 남는다"고 언급했다.

감염병 연구 상비단이 융합연구단일 필요가 있느냐고 묻자 김 단장은 "효율을 생각하면 반드시 융합연구단으로 가야만 했다"고 강조했다. 그는 "한 개의 기관이나 그룹이 진단·백신·치료제 등 종합적인 기술을 갖고 있는 게 아니다"며 "한곳에 모여 있으면 연구 시너지 효과가 날 뿐 아니라 예산도 절감된다"고 설명했다. CEVI에서는 여러 연구팀이 바이러스 검체 등을 다룰 시설 등을 함께 활용해 왔다.

[이새봄 기자]
[ⓒ 매일경제 & mk.co.kr,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