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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도 살까" 가상부동산 열풍…거품 논란도

입력 2021/11/30 17:40
수정 2021/12/01 09:04
메타버스 게임속 부동산 가치
서울 부동산 값에 육박할 정도
샌드박스 땅주인만 1만6천명
미국이어 한국인 두번째 많아

수익불투명하고 환금어려워
플랫폼 흔들리면 휴지될수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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메타버스, 블록체인, 대체불가능토큰(NFT) 열풍을 타고 가상 부동산 투자가 활황을 보이고 있다. 메타버스 속 가상 부동산을 소유하고 거래할 수 있는 플랫폼이 속속 등장하면서 큰 수익을 기대하고 선점하는 이가 늘고 있어서다. 그러나 수익모델이 모호하고 안전성이 담보되지 않은 가상 부동산 투자 위험성에 대한 우려도 함께 나온다. 가상 부동산 가치는 해당 부동산을 품고 있는 플랫폼(메타버스)의 안정적 성장이 필수적인데, 플랫폼 자체가 흔들리면 수억 원을 들여 산 가상 부동산이 말 그대로 휴지 조각이 돼버릴 수 있기 때문이다. 메타버스·NFT 기술 성장 잠재력만 믿고 '무지성 투자'를 하기보다는 지속가능한 메타버스 플랫폼을 찾아 옥석을 가려내는 작업이 선행돼야 한다는 지적이다.


30일 세계 최대 NFT 마켓 플레이스 오픈시에 따르면, 가상 부동산을 사고팔 수 있는 메타버스 기반 게임을 만드는 '더 샌드박스'가 발행한 NFT가 거래액 순위에서 1위를 차지하고 있다. 샌드박스 NFT는 최근 7일간 1만5701이더리움(ETH·약 876억원·30일 기준)어치가 판매됐다. 하루 평균 100억원 이상 팔렸다는 얘기다. 샌드박스는 게임 속 아바타가 거래할 때 사용하는 샌드박스 코인을 이용해 가상 부동산이자 NFT인 '랜드'를 살 수 있는 구조다. 2019년 말 50달러 수준이던 랜드(1×1 사이즈 기준)는 현재 3이더리움 선에서 거래된다. 30일 기준 1이더리움 가격이 약 550만원임을 감안하면 서울 아파트 평당 가격과 맞먹는 수준이다. 샌드박스에는 총 16만개 랜드가 있는데, 이 중 70%가 팔린 것으로 알려졌다. 땅주인은 1만6000여 명에 달하며 미국인 다음으로 한국인 회원이 많은 것으로 전해졌다.

돈을 버는 게임으로 알려진 엑시인피니티에선 최근 가상 부동산이 550이더리움(약 30억원)에 거래됐다.


해당 게임 속 세계관에서 220개만 존재하는 희귀한 가상 부동산이라 큰 가치를 인정받았다는 후문이다. 캐나다 가상자산 투자회사 토큰스닷컴은 243만달러(약 28억원)를 들여 가상현실 플랫폼 디센트럴랜드 속 디지털 상가를 구매했다. 해당 상가를 활용해 디지털 패션 사업을 확장한다는 계획이다.

현실세계를 가상현실에서 그대로 구현하는 거울세계형 메타버스 부동산 플랫폼도 인기다. 어스2는 '구글 어스' 정보를 바탕으로 지구와 동일한 크기로 가상 지구를 만들고, 땅을 10㎡ 단위로 쪼개 팔고 있다. 업랜드의 경우 실제로 존재하는 건물과 교통시설 등을 가상현실로 옮겨와 소유한 부동산을 활용해 임대료를 받고 재투자할 수도 있다. 부동산 경제 시스템을 메타버스에 그대로 구현한 셈이다.

국내에서도 가상 부동산 거래소가 우후죽순으로 생겨나면서 수익구조가 불투명하고 환금이 어려운 가상 부동산 거래에 대한 경고 목소리도 나온다. 가치 산정이 가능하고, 환금이 용이해야 실질적인 자산으로 인정받을 수 있는데, 일부 가상 부동산은 실체가 불분명해 가상화폐보다도 유동성 위험이 크다는 지적이다. 플랫폼이 사라지면 해당 세계관 속 부동산이 함께 증발하는 것도 큰 위험요소다. 결국 사용자들을 지속적으로 끌어들일 수 있어야 플랫폼 자체가 이윤을 창출할 수 있고 그래야 플랫폼 속 자산도 지속적으로 가치가 상승할 수 있는 구조다.

게임회사들은 옥석 가리기에 나섰다. 엔씨소프트, 펄어비스 등 한국의 대형 게임사도 메타버스 사업 준비를 하고 있다. 컴투스는 가상 부동산 플랫폼 가능성에 주목하고 최근 더 샌드박스와 업랜드에 투자했다.

[황순민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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