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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돼지껍데기, 피부에 양보에 그만"…'꿈의 콜라겐' 개발 나선 한국콜마

입력 2022/01/09 17:04
수정 2022/01/09 20:58
한국콜마, 신물질 개발 나서
성균관대와 손잡고 내년 완료
화장품·의료용에 확대 적용

노화방지·피부재생 '콜라겐'
친환경 제품으로 대체 활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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화장품 제조업자개발생산(ODM) 전문기업 한국콜마가 '스마트 세포공장'을 활용한 신소재 개발에 나선다.

한국콜마는 최근 성균관대 바이오파운드리센터와 손잡고 '100% 인체 유사 콜라겐'을 개발한다고 밝혔다. 이르면 내년까지 소재 개발을 완료하고 이를 화장품·건기식·의료용으로 확대해 적용할 계획이다.

바이오파운드리는 일명 '세포공장'으로 불리는 합성생물학 공정을 자동화·고속화한 플랫폼을 말한다. 합성생물학은 박테리아 같은 살아 있는 세포의 대사회로나 유전자를 인위적으로 조작하고 이들의 대사 과정을 활용해 화학물질과 식품, 약품 등의 필요한 물질을 만들 수 있도록 하는 학문이다. 다만 원하는 물질을 만드는 균주를 개발하는 데 오랜 시간이 소요되고, 균주를 대량생산하는 데도 한계가 있었다.


바이오파운드리는 인공지능(AI)과 로봇 기술을 도입해 기존 세포공장의 단점을 극복하고 생산성과 경제성을 크게 끌어올린 스마트 세포공장인 셈이다.

콜라겐은 탄력과 노화 방지, 피부 재생 등에 효과가 있다고 알려져 있는 단백질 종류로 동물의 뼈와 피부에 주로 존재한다. 식품의약품안전처에 따르면 콜라겐 관련 제품 시장 규모는 2019년 기준 약 1219억원으로 3년 만에 5배 이상 증가했다.

특히 최근에는 동물성 콜라겐을 친환경 소재로 대체하려는 움직임이 커지고 있다. 박병준 한국콜마 피부천연물연구소장은 "인체 유사 콜라겐의 경우 기존의 동물성 콜라겐, 어류 콜라겐보다 인체 적합성이 더 높을 것으로 판단된다"며 "돼지나 물고기 등 기존 자원에서 수확하던 성분을 미생물에서 얻어내는 것을 통한 자원 대체 효과도 있다"고 설명했다.

한국콜마와 성균관대는 사람이 보유하고 있는 특정 형태의 콜라겐 DNA를 미생물 균주에 합성해 생산 균주를 확보하고, 이 균주를 대량 배양하는 과정을 통해 인체 유사 콜라겐을 만들 예정이다. 미생물 균주는 대표적인 산업 균주인 코리네박테리움을 쓴다.


인체 유사 콜라겐은 동물이나 식물 등에서 유래한 콜라겐에 비해 흡수율이 높고 알레르기 등 부작용이 작아 수요는 높아지고 있지만 아직 국내에서 대량생산할 수 있는 기반이 없어 관련 원료를 대부분 해외에서 수입하고 있다.

우한민 성균관대 바이오파운드리 센터장은 "특히 우리 연구소에서는 DNA를 합성하고, 형질전환을 하는 등 반복되는 과정을 로봇이 진행하는 자동화 공정을 통해 원하는 물질을 생산할 수 있는 미생물을 만드는 속도를 크게 높였다"며 "이를 통해 연구 가속화가 이뤄지고 기업이 원하는 물질을 빠르게 생산 단계까지 구현할 수 있도록 돕는 것"이라고 말했다.

합성생물학을 화장품 원료 생산에 적용한 연구는 활발하게 진행되고 있다. 2019년 미국 노스캐롤라이나주립대 연구진은 대장균의 대사회로를 조작해 나무에서 나오는 항염증 물질인 피톤치드와 토마토 속 항산화물질 리코펜 성분으로 잘 알려진 물질인 테르펜을 합성해냈다는 연구 결과를 발표했다. 한국에서는 합성생물학의 대가로 알려져 있는 이상엽 KAIST 특훈교수가 색조화장품이나 음식에서 빨간색을 내는 색소인 '코치닐'을 세포공장에서 생산해내는 데 성공한 바 있다. 코치닐은 깍지벌레의 일종인 연지벌레가 주원료다.

합성생물학은 화장품뿐 아니라 다양한 산업에 적용된다. 실제 코로나19의 mRNA 백신 역시 합성생물학을 통해 설계·제조됐다. 바이오에탄올과 바이오디젤 등의 바이오연료도 합성생물학을 통해 만들어진다. 국가생명공학정책연구센터에 따르면 지난해 전 세계 합성생물학 시장 규모는 73억달러(약 8조7000억원)로 2023년에는 105억달러(약 12조5000억원)까지 성장할 것으로 예상된다.

[이새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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