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손정의, 쿠팡 다음 이 회사 찍었다…1750억 통큰 투자

문지웅 기자신화 기자
입력 2022/01/11 17:27
수정 2022/01/12 10:43
인공지능 핀테크 크래프트
소뱅서 1억4600만달러 유치
쿠팡이어 역대 두번째 규모
일본 소뱅 본사서 직접 투자

서비스형 소프트웨어 개발
내년 하반기 출시해 사업확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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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국 증권거래소에 인공지능(AI) 엔진으로 운용하는 상장지수펀드(ETF) 4개를 상장시켜 성공적으로 운용하고 있는 핀테크 스타트업 크래프트테크놀로지스 몸값이 오르고 있다.

그동안 크래프트에 대한 관심은 한국 투자자들에게 국한됐는데, 이번에는 손정의 회장이 이끄는 소프트뱅크가 1억달러 넘는 자금을 투자하기로 했다. 한국 기업 중에서 소프트뱅크 본사에서 직접 투자를 받은 건 쿠팡에 이어 크래프트가 두 번째다.

손 회장에 앞서 박현주 미래에셋그룹 회장도 2017년 크래프트의 가능성을 보고 지분 투자를 했다.


한국과 미국을 대표하는 금융·투자사에서 높은 가치를 인정받은 크래프트는 미국 사업을 확대하고 AI 엔진 성능을 높이기 위해 삼성전자 파운드리(반도체 위탁생산) 부문과 손을 잡기로 하는 등 유니콘 기업을 향해 속도를 높이는 모습이다.

11일 크래프트는 일본 소프트뱅크그룹에서 1억4600만달러(약 1750억원)의 시리즈C 투자 유치에 성공했다고 밝혔다. 이번 투자 유치는 2016년 1월 크래프트 설립 이래 가장 큰 규모다. 시리즈C 투자에는 소프트뱅크가 단독으로 참여했다. 크래프트는 시리즈A 투자에서 166억원, 시리즈B에서 150억원을 유치했다. 시리즈A에는 미래에셋그룹 등이, 시리즈 B에는 두나무 등이 참여했다.

크래프트와 소프트뱅크는 전략적 파트너십도 맺기로 했다. 이에 따라 소프트뱅크의 상장 주식 포트폴리오 운용에 크래프트의 AI 모델을 탑재하는 프로젝트가 곧 가동될 전망이다.

김형식 크래프트 대표(사진)는 "비상장 스타트업 투자의 최선두에 있는 소프트뱅크의 투자 역량에 크래프트의 AI 기술 기반 운용 역량까지 합쳐진다면 큰 시너지 효과가 발생할 것"이라고 밝혔다. 크래프트는 이번 투자금으로 '서비스형 소프트웨어(SaaS)' 플랫폼 개발에 나설 계획이다. AI 기술에 익숙하지 않은 사용자가 직접 AI 금융상품을 설계해 운용할 수 있도록 하는 서비스 패키지다.


이 서비스는 자산운용사, 전문투자자 등을 겨냥해 내년 하반기에 출시될 예정이다.

크래프트는 미국 뉴욕사무소를 확장하고 인재를 영입하는 등 사업 확장에도 나설 계획이다. 크래프트는 최근 디렉시온 ETF 부문 사장을 역임한 로버트 네스토를 미국법인 최고경영자(CEO)로 위촉했다. 네스토 신임 CEO는 "크래프트의 AI 기술은 투자 운용에서 두드러진 역량이 있다"고 평가하며 "소프트뱅크도 투자 과정에서 이런 부분을 주목했고, 두 회사가 함께 자산운용을 개척할 수 있으리라 판단된다"고 기대감을 드러냈다.

크래프트는 지난해 AI 연산처리 속도를 높이고 전력 소모를 획기적으로 줄이기 위해 한국 AI 반도체(NPU) 설계 전문 스타트업 리벨리온과 협업에 나섰다. 지금 크래프트가 사용 중인 엔비디아의 범용 그래픽카드(GPU)를 대체하는 AI 칩은 삼성 파운드리 5나노(나노미터(㎚), 1㎚=10억분의 1m) 선단 공정에서 생산할 계획이다. 국내 스타트업의 의기투합에 삼성이 화답한 결과로 풀이된다. 리벨리온의 AI 칩을 적용하면 크래프트의 주식 거래 속도는 3배 이상 빨라지고, 전력 소모는 10분의 1로 줄게 된다. 주식을 대량 거래하는 크래프트의 경쟁력 향상이 기대되는 대목이다.

크래프트가 미국에 상장해 운용하고 있는 AI ETF는 대형주 모멘텀 ETF인 AMOM, 대형주 ETF인 QRFT 등 총 4개다. 크래프트는 올해 상반기에 나스닥지수보다 초과 성과를 내는 ETF를 상장할 예정이다. AMOM은 테슬라 매수·매도 타이밍을 비교적 정확히 예측해 '테슬라 족집게'라는 별명을 얻었다. 긴축과 금리 인상 이슈로 미국시장 상황이 나빠 연초 수익률은 아직 마이너스에 머물러 있다.

[문지웅 기자 / 신화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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