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카카오, 모빌리티·엔터 상장 급제동…CEO주식 2년간 매각 제한

입력 2022/01/13 17:32
수정 2022/01/14 00:04
경영진 '먹튀' 재발 방지책

속도 경쟁벌였던 계열사들
상장 일정 전면 재검토키로

투자금 회수하려는 투자자나
펀드 등과 조율 쉽지 않을수도

주식매도 새 가이드라인 내놔
임원은 상장후 1년간 못팔아
매각땐 한달전 미리 신고해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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카카오모빌리티와 카카오엔터테인먼트를 비롯해 기업가치만 총 10조원이 넘는 카카오 계열사 상장계획에 제동이 걸렸다.

카카오는 13일 현재 진행 중이거나 계획하고 있는 계열사 상장을 전면 재검토한다고 밝혔다. 카카오 관계자는 "카카오와 계열사인 카카오뱅크 카카오페이 카카오게임즈 등에 대한 기존 상장 과정을 재점검하고 추가 상장 일정도 전면 재검토하기로 했다"며 "향후 구체적인 검토 방안이 정해질 것"이라고 밝혔다.

지난해 불거진 플랫폼의 무분별한 골목상권 진출 논란에 더해 연말 카카오페이가 상장하는 과정에서 경영진이 주식을 대량 매도하는 등 연이어 도덕적 해이(모럴해저드) 논란에 휩쓸리자 신속한 신뢰 회복에 나선 셈이다.


카카오모빌리티는 지난해 8월 상장 주관사 선정 절차에 들어갔으나 이를 잠정 연기한 바 있다. 투자은행(IB) 업계에서 거론된 카카오모빌리티 예상 몸값은 6조~7조원이다. 카카오엔터테인먼트도 지난해 1월 웹툰과 웹소설 등 콘텐츠를 제작하는 카카오페이지와 방송·공연·엔터산업을 담당하는 카카오M 합병으로 탄생했다.

카카오 공동체의 상장 재검토 소식에 재무적투자자(FI)들은 난처한 상황에 놓이게 됐다. 증시 입성을 통해 자금 회수에 나서겠다는 계획이 불확실해졌기 때문이다. 다른 카카오 관계자는 "상장에는 카카오 본사와 계열사 의지뿐만 아니라 투자사 등 다양한 이해관계자가 있는 만큼 모두가 수용할 수 있는 방안을 기준으로 상장계획을 마련해나갈 것"이라고 설명했다.

카카오는 아울러 임직원들의 자사 주식매도를 일정 기간 아예 금지하는 조치를 내렸다.

카카오는 이날 '공동체 얼라인먼트센터(CAC·Corporate Alignment Center, 센터장 여민수)'에서 마련한 모든 계열사 대상 임원 주식매도 가이드라인을 발표해 즉시 시행한다고 밝혔다.


이에 따라 카카오 계열회사 임원은 상장 후 1년간 주식을 매도할 수 없다. 스톡옵션 행사를 통해 받은 주식에도 예외 없이 매도 제한을 적용한다. 적용 시점은 증권신고서 제출일로부터 상장 후 1년까지다. 최고경영자(CEO)는 매도 제한 기간을 2년으로 설정해 보호예수 기간을 확대 적용한다.

카카오는 경영진에 대한 보호예수 기간 설정 외에 공동 주식매도도 금지한다. 임원 주식 리스크 점검 프로세스를 신설해 보호예수 기간이 끝난 뒤라도 주식매도 1개월 전 사전 신고 절차를 둘 방침이다.

카카오 관계자는 "기존에도 주식매도에 대한 프로세스가 있었지만 각 계열사 단위였다"며 "앞으로는 얼라인먼트센터를 통해 본사가 직접 스크리닝(훑어보기)하는 방식으로 내부 통제를 강화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시장에서는 카카오 내놓은 주식 가이드라인이 뒷북이라는 비판과 함께 향후 카카오모빌리티와 카카오엔터테인먼트 상장 일정을 재조정할 수 있을지에 의문표를 달고 있다. 그간의 자율경영을 단번에 중앙집권식으로 변경하기가 어렵고 해외 사모펀드 등 투자사와 맺은 계약 조건에 따라 분쟁도 발생할 수 있기 때문이다.

업계 관계자는 "시가총액이 100조원에 달했던 상장사로서 경영진이 주식을 매도하는 행위에 대한 의미를 너무 쉽게 본 것 같다"며 "경영진의 모럴해저드 극복을 통한 신뢰 회복과 투자금 조기 회수를 바라는 투자사와의 조율 방안 등 여러 문제점은 쉽게 해결되기가 어려울 것"이라고 내다봤다.

[진영태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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