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절대 '을' 손잡은 인텔…삼성전자 TSMC 천하에 도전장 [MK위클리반도체]

입력 2022/01/22 11:01
수정 2022/01/22 11:41
후발주자 인텔 ASML 깜짝수주
TSMC는 30% 이상 투자 확대
삼성전자도 올해 40조원 투입 전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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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MK위클리반도체] 이번주 반도체 업계를 가장 깜짝 놀라게 만든 기업은 '인텔'입니다. 한동안 반도체 시장에서 자취를 감췄던 인텔이 '절대 을' ASML의 손을 잡고 당당하게 복귀했습니다. 대만 TSMC와 삼성전자가 양분하던 반도체 위탁생산(파운드리) 시장에 인텔이 참전하면서 전 세계 삼국지 경쟁의 판이 짜일 전망입니다.

인텔은 반도체 삼국 기업 중 가장 먼저 네덜란드 ASML의 차세대 반도체 장비를 도입하기로 했습니다. TSMC와 삼성전자를 넘어 차세대 공정인 2나노 공정에 가장 먼저 진출하겠다는 목표입니다. 이에 질세라 업계 1위 TSMC는 올해 전년보다 3분의 1 이상 투자를 늘리겠다고 판을 키우고 있습니다. 파운드리에서 새로운 미래를 꿈꾸는 삼성전자도 올해 40조원 이상 투자 계획을 밝히면서 맞불을 놓았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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ASML이 인텔에 도입한 차기 EUV 장비 개념도 /사진=ASML

인텔은 지난 19일(현지시간) 2025년부터 적용할 인텔 1.8나노 공정을 위해 ASML의 차세대 극자외선 노광장비 도입 계약을 체결했다고 밝혔습니다.


인텔은 2024년부터 2나노 공정에서 생산을 시작한다는 계획입니다. ASML도 같은 날 실적 발표에서 이 같은 계획을 밝히면서 인텔과의 협업에 힘을 보탰습니다. ASML이 고객사 정보를 직접 밝힌 것은 극히 이례적인데요. 그만큼 인텔과 협업을 단순 일회성 계약을 넘어 파트너십으로 강화하겠다는 의미입니다.

시장은 극자외선 노광장비를 독점적으로 공급해온 ASML이 2나노 최신 장비를 상위 2곳인 TSMC나 삼성전자가 아닌 인텔에 공급하기로 한 것에 매우 놀라워했습니다. 여기에 더해 인텔은 미국 오하이오주 주도인 콜럼버스 인근에 신규 반도체 공장 건설을 발표할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올해 투자금액은 200억달러(약 24조원)에 달합니다.

4년 전 파운드리 사업에서 철수했던 인텔은 지난해 부활을 예고했습니다. 파운드리 사업 재진출을 선언하면서 대규모 투자를 천명했습니다. 인텔은 미국과 유럽에 반도체 공장을 설립하는 데 총 1000억달러 규모 투자를 집행하겠다고 밝혔습니다.


이미 인텔은 미국 애리조나주 챈들러에 파운드리 2개 라인을 건설하고 있습니다.

1위 사업자인 TSMC의 수성 의지도 거셉니다. TSMC는 최근 지난해 4분기 실적 발표 자리에서 "반도체 생산능력 확대를 위해 올해 설비투자를 지난해보다 3분의 1 이상 늘릴 계획"이라며 "올해 최대 440억원 규모 설비투자를 계획하고 있다"고 밝혔습니다. TSMC는 투자금액 대부분을 차세대 공정인 3나노와 2나노 기술을 개발하는 데 사용하겠다는 계획입니다. TSMC는 또 향후 수년간 연 매출 증가 예상치를 종전 10~15%에서 15~20%로 올리고 매출총이익 장기 목표치도 50% 이상에서 53% 이상으로 상향 조정했습니다.

웨이저자 TSMC 최고경영자(CEO)는 "회사가 구조적 고성장 시기에 들어서고 있다"며 "올해 공급 상황은 여전히 좋지 않겠지만 수요는 장기적으로 유지될 것"이라고 내다봤습니다. 그는 "반도체 가격이 조정을 받더라도 파운드리 선도기업으로서의 위상과 다년간 이어질 구조적 수요 증가 예상을 고려하면 TSMC가 받을 영향은 크지 않다"며 자신감을 내비쳤습니다.

메모리에 이어 파운드리 부문에서도 세계 1위를 꿈꾸는 삼성전자도 '쩐(錢)의 전쟁'에 박차를 가하고 있습니다.


삼성전자가 새로 짓는 미국 테일러 반도체공장은 올 상반기 착공해 2024년 하반기 가동될 예정입니다. 건설·설비 등 예상 투자 규모가 170억달러에 달합니다. 이번 신규 생산라인에는 첨단 파운드리 공정이 적용될 예정입니다. 업계는 삼성전자가 반도체 분야에 올해 40조원 이상을 투자할 것으로 보고 있습니다. 반도체 업계 관계자는 "경쟁 기업들의 투자 규모를 감안해 45조원 이상으로 투자 금액을 상향하는 것을 검토하는 것으로 알려지고 있다"고 전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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삼성전자에 올해 파운드리는 향후 10년의 향방을 가를 수 있는 중요한 해입니다. 올해 상반기 세계 최초로 3나노 공정을 도입할 예정이기 때문입니다. 올해 하반기 3나노 도입을 예고한 TSMC보다 기술 개발에서 처음으로 앞서나가기 시작했습니다. 이 기세를 몰아 TSMC 독주인 현 시장의 판을 흔들겠다는 대담한 목표를 세웠습니다. 시장조사기관 트렌드포스에 따르면 지난해 3분기 기준 글로벌 파운드리 시장 점유율은 TSMC가 53.1%로 1위를 지키고 있으며, 삼성전자는 17.1%로 2위를 유지하고 있습니다.

치열해지는 파운드리 춘추전국시대 왕좌의 자리는 '절대 무기'인 ASML의 장비를 얼마나 신속하게 확보할지가 중요한 변수가 될 전망입니다. 대만 정보기술(IT) 전문 매체 디지타임스에 따르면 삼성전자는 올해 18대의 ASML 장비를 추가로 도입할 예정입니다. 지난해 7월 기준 삼성전자는 25대의 EUV 장비를 보유한 것으로 알려져 있습니다. 올해 삼성전자가 도입할 EUV 장비 대수를 합치면 삼성전자의 보유량은 TSMC의 60% 수준이 될 것으로 추산됩니다. ASML은 장비 생산량을 올해 55대, 2023년에는 60대까지 확대한다는 계획입니다. 계획된 18대의 장비 외에 삼성전자가 TSMC나 인텔보다 앞서서 얼마나 더 많은 극자외선 노광장비를 확보할지에 따라 3나노 이하 신공정 시대에서 파운드리 점유율 판도가 달라질 전망입니다.

[오찬종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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