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믿을 건 '린저씨' 뿐…봄날 기다리는 엔씨소프트

입력 2022/01/25 13:44
수정 2022/01/25 13:5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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엔씨소프트 판교 사옥 [사진 출처 = 엔씨소프트]

지난해 확률형 아이템 논란과 그간 사용자 불만을 사온 과금 정책 이슈로 실적마저 크게 빠졌던 엔씨소프트가 명예회복을 하고 있다. 무엇보다 '리니지W'의 흥행이 주효한 것으로 보인다.

◆ 돌아온 '린저씨'에 방긋


25일 게임업계에 따르면 지난해 11월 출시된 엔씨소프트의 모바일 PC 다중접속역할수행게임(MMORPG) 리니지W가 이번주 모바일 게임부문에서 12주 연속 1위를 차지했다. '오딘: 발할라 라이징'이 2위, 리니지M이 지난주보다 한 계단 떨어져 3위, 리니지2M이 전주와 같은 4위를 기록 중이다.

리니지W는 먼저 공개된 엔씨소프트 신작 '블레이드앤소울2'의 부진으로 신작 우려를 받아온데다 공개 첫날 성적까지 예상보다 미진하면서 출시 당일 회사 주가를 60만원 아래로 끌어내렸다.


하지만 '린저씨(리니지와 아저씨의 합성어로, 오랜 기간 리니지를 해온 성인을 이르는 말)'를 빠르게 흡수하면서 한국은 물론 대만시장까지 석권하며 1위를 유지하고 있다.

무엇보다 그동안 꾸준히 지적돼 온 과금 정책을 개선해 리니지W를 내놓은 점이 린저씨들의 마음을 돌리는 데 큰 역할을 했단 분석이 나온다.

게임업계가 예상하는 현 리니지W의 일평균 매출액은 50억원이다. 엔씨소프트는 과금 정책 변경으로 예상해온 수익 부진을 앞으로 북미·유럽·남미시장에서 메워갈 계획이다.

◆ 확장되는 리니지 세계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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리니지W 로고 [사진 출처 = 엔씨소프트]

리니지W는 리니지 원작으로부터 150년 후의 이야기를 담은 작품이다. 김택진 엔씨소프트 대표가 직접 개발에 관여한 것으로 알려져 있다. 기획 단계에서부터 전세계 시장을 염두해 제작하면서 해외 이용자 수와 비중이 역대 가장 높다.

리니지W는 업데이트는 물론 글로벌시장 확대를 위해 해외 유명 지식재산권(IP)과의 협업을 계획하고 있다.


첫 협업 대상은 일본 판타지 만화인 '베르세르크'로, 글로벌 누적 발행부수 5000만부를 넘어선 세계적인 IP다. 엔씨소프트는 단순히 베르세르크의 IP를 차용하는 수준을 넘어 세계관과 스토리를 리니지W에 녹이는 작업을 하고 있다.

특히 김 대표가 나서서 "전설적인 글로벌 IP와 협업을 이어갈 예정"이라고 밝힌 만큼 향후 다양한 국가의 유명 IP와의 콜라보레이션이 이어질 것으로 보인다. 실질적인 해외시장 성과가 나타날 경우 지난해 3분기 기준 75%에 달하는 엔씨소프트의 기형적 국내 매출 비중이 개선될 전망이다.

◆ 믿을 건 리니지 뿐? 실적 견인에도 의존도 낮춰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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리니지W [사진 출처 = 엔씨소프트]

엔씨소프트의 지난해 4분기 실적 역시 리니지W가 이끌 것으로 예상된다. 리니지W는 출시 초반 하루 평균 매출액 120억원을 웃돌며 지난해 11월 한 달 동안만 국내에서 약 2000억원을 벌어들였다.

이베스트투자증권이 최근 예상한 엔씨소프트의 지난해 4분기 연결 재무재표 기준 실적은 전년 동기 대비 각각 50%, 77% 증가한 매출액 7498억원, 영업이익 1704억원으로 시장 기대치보다 낮다.


마케팅 비용과 인건비가 증가하면서 눈에 띄는 어닝 서프라이즈(실적개선)은 어려울 것으로 보인다.

엔씨소프트는 지난 2020년 사상 최대 실적을 기록한 뒤 지난해 3분기까지 실적 부진을 이어 왔다. 지난해 초 확률형 아이템 논란을 시작으로 2분기 신작 부재, 3분기 블레이드앤소울2 부진 등 부정적 이슈가 잇따랐다. 주가도 빠졌다. 그나마 지난해 11월 출시한 리니지W로 회복세에 오른 셈이다.

리니지W 성과가 있긴 하지만, 길드워2를 포함한 기존 게임 매출이 전년 동기 대비 감소했을 것이란 게 증권가의 시각이다. 기존 주력 게임들의 매출 전망치 대비 미달액이 리니지W의 전망치 대비 초과액을 넘어설 전망이다. 이에 따라 리니지 의존도를 낮추는 신작 필요성도 요구된다.

성종화 이베스트투자증권 연구원은 "의미 있는 모멘텀을 창출하기 위해서는 블록체인 기반 P2E(Play to Earn) 게임 사업에 대한 구체적인 전략을 제시하고, 단계별 진행성과를 평가받는 것도 하나의 현실적 방법"이라며 "올해 1분기 예정인 신작 쇼케이스가 단순히 신작 몇 개를 공개하는 자리가 아니라 P2E 게임 사업 운영에 대한 구체적인 전략도 공개하는 자리가 되야 한다"고 말했다.

[배윤경 매경닷컴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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