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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사주 받으려 수억 빌렸는데…'1인당 5000만원 손실' 크래프톤 직원들, 멘붕

입력 2022/01/26 08:19
수정 2022/01/26 08:2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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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 출처 = 연합뉴스]

기업공개(IPO)와 동시에 게임 대장주 자리에 올랐던 크래프톤 주가가 공모가보다 40% 넘게 떨어지면서 우리사주를 산 직원들의 손실도 눈덩이처럼 불어났다. 크래프톤은 주가 하락으로 우리사주조합이 추가로 부담해야 하는 증거금의 일정 부분을 대신 납부할 방침이다.

지난 25일 기준 크래프톤 주가는 29만1000원으로, 전일 대비 3.6% 떨어졌다. 지난해 8월 상장한 크래프톤의 공모가는 49만8000원으로 현 주가는 공모가보다 약 42% 급감했다. 지난해 한 때 주가가 58만원을 넘었던 것을 감안하면 초라한 성적표인 셈이다.

주가가 떨어지면서 직원들의 속도 타들어가고 있다. 우리사주 손실액이 전일 기준 1인당 5000만원을 넘어섰기 때문이다.


우리사주란 회사 직원들이 우리사주조합을 통해 회사 주식을 취득하는 제도다. 회사 상장 시 공모주의 20%를 우리사주조합에 배정한다. 크래프톤의 공모주 물량의 20%는 173만846주로, 직원들은 우리사주 청약을 통해 35만1525주를 공모가에 배정받았다. 증권신고서 기준 지난해 5월 말 크래프톤 직원 수는 1330명으로, 1인당 평균 264주를 받은 셈이다.

공모가 기준 264주의 가치는 약 1억3147만원이다. 하지만 전일 주가로 따져보면 7682만원이 돼 직원 1인당 5465만원에 이르는 손실을 보고 있다. 우리사주는 보호예수가 걸려 있어 취득 후 일 년 동안 팔수도 없다.

더 큰 문제는 이중 우리사주 취득자금을 대출을 통해 마련한 직원들이 상당수 있다는 점이다. 일부 직원들은 수억원을 대출 받아 우리사주를 샀던 것으로 알려졌다.

한국증권금융을 통해 우리사주 대출을 받은 경우 대출 약관상 주가 하락에 따라 담보유지비율을 유지하지 못할 시 반대매매가 이뤄질 수 있다. 주가를 담보로 대출을 받은 것이기 때문에 주가가 크게 떨어지면 주식 강제 매도가 이뤄지는 것이다.


우리사주가 공모가 대비 40% 넘게 떨어지면 담보유지비율을 충족하지 못하게 된다.

상황이 이렇게 되자 장병규 크래프톤 의장은 전일 사내 게시판에 '우리사주를 가진 구성원들에게'란 제목의 글을 올렸다.

그는 글에서 "우리사주 참여는 개개인의 결정이기에 제가 혹은 회사가 무한 책임을 질 수는 없다"면서도 "우리사주로 돈을 버시면 좋겠고, 무엇보다 경영진의 일원으로 책임감을 무겁게 느낀다"고 말했다.

이어 "단기간에 주식 올리는 재주는 없지만, 장기간에 걸쳐 회사 가치를 올리는 일은 지금까지 해왔던 일이고, 앞으로도 자신 있다는 말에 책임을 질 수 있다"며 "올해 제 최우선 관심사는 우리사주 락업(보호예수)이 풀렸을 때 조금이라도 구성원이 돈을 벌었으면 한다는 것이고, 우리사주는 제가 항상 신경쓰는 업무"라고 밝혔다.

장 의장은 해당 글에서 구체적인 대안을 제시하진 않았다. 하지만 글을 올린 이후에도 주가가 계속 떨어지자 회사는 "우리사주 취득 시 한국증권금융을 통해 대출 받은 구성원을 위해 회사는 신규 예수금을 납입해 추가 담보를 제공하기로 결정했다"고 밝혔다.

다만 크래프톤은 추가 담보 제공 규모를 공개하지 않았다.

[배윤경 매경닷컴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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