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진에딧, 미국 사렙타와 근육질환치료제 공동개발

이상덕 기자, 신현규 기자
입력 2022/02/01 22:04
수정 2022/02/02 05:45
유전자치료 플랫폼 스타트업…유전자 편집기술 美 사렙타와 협업
4월 국내에 R&D 연구소 구축하기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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실리콘밸리에 기반한 유전자 치료플랫폼 스타트업 '진에딧'(공동창업 이근우 박효민)이 미국의 유전자가위 회사와 함께 희귀 신경근 질환 치료제 개발에 나선다. 한국에서 출발한 바이오스타트업이 글로벌 유전자 치료제 시장을 향해 진격하는 도전이 시작된 것이다.

1일(현지시간) 사렙타 테라퓨틱스(나스닥 상장·SRPT)와 진에딧은 공동으로 보도자료를 내고 4종의 신경근 질환 치료를 위하여 협업을 진행한다고 밝혔다. 사렙타는 이번 협약을 통해 유전자 치료물질을 병에 걸린 세포들에 전달하는 진에딧 만의 기술(나노폴리머)을 독점 사용할 권리를 얻었다. 대신 진에딧은 연구비를 제외하고 5700만 달러를 나눠 받는 동시에, 향후 만들어 질 치료제에 대해 5~15% 사이의 로열티를 받게 된다.


박효민 진에딧 수석부사장겸 공동창업자는 매일경제와 통화에서 "진에딧은 사렙타와 2020년 12월부터 협업을 이어왔다"면서 "이 협업에서 유의미한 결과가 나왔다. 이 정도면 신약개발에 도전해 볼 수 있겠다는 판단이 섰다"고 설명했다. 진에딧이 손을 잡은 사렙타 테라퓨릭스는 1980년 설립된 바이오테크 기업으로 현재 시가총액 약 60억 달러(7조 2000억원). 특히 유전자 가위를 활용한 근육 질환 치료에 집중하고 있다.

박 부사장은 "사렙타는 고유의 유전자 교정물질 (Modulator)을 개발해 오면서 다양한 지적재산권(IP)을 보유하고 있다"면서 "사렙타가 목표로 하는 질환이 발생하는 세포에 진에딧의 나노폴리머가 전달된다는 사실을 확인했고, 이제는 그 질환들을 고칠 수 있는 교정물질이 나노폴리머를 통해 전달돼 치료를 할 수 있는지 확인할 예정"이라고 설명했다. 사렙타 측에 따르면 4종의 근육질환 치료시장은 현재 약 60억 달러 규모이며, 2030년까지 계속 성장할 것으로 전망된다.


구체적으로 두 회사는 근육병 치료제 역할을 하는 유전자 가위 모듈레이터(Modulater)를 진에딧의 나노폴리머로 감싸서 정맥주사 형태로 만든 뒤 이를 근육병이 있는 곳으로 도달하게 할 방침이다. 박 부사장은 "그동안 진에딧은 드러내지 않고 활동했는데 별도의 영장류 실험(2021년 발표)을 통해 데이터를 확보하면서 자신감이 생겼다"며 "여기에 사렙타와 2020년부터 진행한 1차 실험에서도 좋은 결과가 나오면서 치료제 개발까지 협업에 나서게 된 것"이라고 밝혔다.

더그 잉그램 사렙타 CEO는 "진에딧의 나노폴리머 플랫폼은 (치료제가 도달해야 하는) 근육세포에 전달되는 뚜렷한 폴리머들을 만들어 내고 있었다"며 "매우 인상깊었다"고 말했다. 진에딧의 CEO인 이근우 박사는 "이번 협약은 유전자 치료제를 특정한 조직에 전달해야 하는 역사적인 문제를 극복할 수 있는 나노갤럭시 플랫폼의 가능성을 보여줬다고 생각한다"며 "사렙타와의 협력을 지속하여 다른 질환 치료 가능성도 엿볼 계획"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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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근우 대표(오른쪽)와 박효민 수석부사장

진에딧은 이근우 대표와 박효민 수석부사장이 공동 창업한 바이오 스타트업으로 유전자 플랫폼 '나노갤럭시'를 개발하고 있다.


그동안 유전자 치료제의 근간인 mRNA는 코로나19 백신을 개발한 모더나·화이자를 통해 이미 백신으로서 가능성을 증명했다. 이제는 유전자 치료제로서의 가능성이 열리고 있는 셈이다. 면역 조절에 관여하는 단백질을 합성하고 mRNA에 실어 인체 세포에 전달만 제대로 된다면 암 치료제로도 활용할 수 있다.

다만 이러한 개발에는 큰 난관이 있다. mRNA를 전달하는 방법이 현재로선 쉽지 않다. 진에딧은 바이러스 벡터 대신 고분자화합물인 폴리머 기반 나노파티클 개발에 주력하고 있다. 나노파티클이 특정 세포와 상호작용하는 것을 데이터베이스를 이용해 이해하고 특정 세포에만 선택적으로 유전자를 전달하도록 하는 전략을 구사할 수 있어서이다. 현재 진에딧은 5만건에 달한는 나노파티클에 대한 정보를 데이터로 구축하며 제약 플랫폼을 꿈꾸고 있다.

한편, 사렙타 같은 회사들과 협업을 통해 자신들이 만들고 있는 나노갤럭시 플랫폼의 가능성을 본 진에딧은 글로벌 제약사들과 협업을 강화하기 위해 한국에 연구개발센터를 만들 계획이다. 박 부사장은 "다양한 협업을 위해 한국에 연구소를 구축하기로 했다"면서 "한국의 인재들은 깔끔하고 정확한 일처리로 유명한데, 이런 인재들은 실리콘밸리에서도 찾기가 힘들다는 것이 첫번째 이유"라고 설명했다.

현재 진에딧은 많은 글로벌 제약회사들로부터 유전자 치료 관련 협업들을 제의받고 있는데, 한국연구소가 설립되면 여기에서 관련 작업들을 수행할 수 있게 하겠다는 것이다. 박 부사장은 "나노폴리머의 가능성에 대한 테스트가 기하급수적으로 늘어날 것이라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연구소는 판교에 들어설 예정이며 오는 4월부터 운영에 돌입할 방침이라고 그는 덧붙였다.

[실리콘밸리 = 이상덕 특파원 / 신현규 특파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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