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업·IT

말단사원도 사장님과 이메일 소통…오픈소스 기업문화 답네

김대은 기자
입력 2022/05/10 04:01
마르옛 안드리아스 레드햇 아태지역 총괄 부사장

사내게시판 '메모리스트'
재택근무 의자 추천하는 등
업무부터 신변잡기까지 공유
409602 기사의 0번째 이미지 이미지 크게 보기
"안녕하세요. 개인적으로 한국 맥주인 클라우드와 하이트를 굉장히 좋아하는데요, 오랜만에 한국에 출장을 오니 새로운 맥주인 '테라'가 나왔더라고요."

지난달 28일 서울 강남의 레드햇코리아 사무실에서 만난 마르옛 안드리아스 레드햇 아시아태평양 총괄 수석부사장은 이처럼 한국에 대한 애정을 적극적으로 드러냈다. 안드리아스 부사장은 "코로나19 이후 처음으로 한국을 찾았다"면서 "오랫동안 한국에 오지 않으면 이렇게 새롭고 재밌는 일을 놓치기도 한다"고 덧붙였다.

레드햇은 오픈소스 프로그램을 기업에 공급하고 유지·보수하는 역할을 맡는 회사다. 오픈소스란 개발자나 디자이너 등이 본인의 작업물을 자발적으로 인터넷에 공개하고 누구나 자유롭게 수정·배포하는 것을 말한다.


이렇게 만들어진 오픈소스 프로그램을 레드햇은 정부나 민간 기업에 공급하고, 기존에 사용하던 업무 시스템과 잘 어우러지도록 돕는다. 안드리아스 부사장은 "오픈소스는 선택과 유연성을 제공한다는 점에서 상용 프로그램에 비해 장점이 있다"며 "가령 프로그램에 버그가 있는 경우에도 오픈소스는 상용 프로그램에 비해 빠르게 수정된다"고 말했다.

다른 기업과 비교되는 레드햇만의 독특한 문화로는 메모리스트(memo-list)를 들 수 있다. 메모리스트는 일종의 사내 게시판 같은 것으로, 사장부터 일반 직원까지 누구나 자유롭게 전체 직원을 대상으로 이메일을 발송하고 답변받는 기능이다. 안드리아스 부사장은 "누구나 뛰어난 아이디어를 갖고 있다면 공유할 수 있다는 철학하에 도입된 것"이라 설명했다.

메모리스트에 담길 수 있는 내용은 다양하다.


굳이 회사일과 관련 없는 신변잡기적인 내용일지라도 자유롭게 말할 수 있다는 것이다. 실제로 코로나19 초기에는 집에서 쓸 의자를 추천해 달라는 메모리스트가 사내에서 큰 화제를 얻기도 했다. 이에 대해 안드리아스 부사장은 "기술·제품·마케팅뿐만 아니라 전 세계 직원들이 가진 문화적 가치를 공유하기 위해 메모리스트가 활용되고 있다"고 말했다. 안드리아스 부사장은 근래 한국에서 윤리적 기업의 척도로 기능하고 있는 ESG(환경·책임·투명경영)에 대해서도 자신감을 드러냈다. 그는 "ESG라는 단어 자체를 직접 들어본 적은 없지만, 글로벌 기업으로서 문화적 다양성을 갖추기 위해 늘 노력하고 있다"고 전했다. 가령 레드햇코리아의 경우 경영진과 엔지니어의 25%가량이 여성인 것으로 알려져 있다. 이에 대해 안드리아스 부사장은 "일과 가정에 모두 집중할 수 있는 레드햇의 열린 문화 덕분"이라고 설명했다.

[김대은 기자 / 사진 = 박형기 기자]
[ⓒ 매일경제 & mk.co.kr,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