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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페터에 노하우 전달…멘토 2인 '룽·수' 인터뷰

입력 2022/05/10 04:01
수정 2022/05/12 09:3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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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 출처 = 게티이미지뱅크]

네이버 메타버스 플랫폼 제페토에서 활동하는 창작자(크리에이터)는 250만명이 넘는다. 이들의 창작물 분야는 가상 공간인 맵과 아바타를 꾸미는 아이템이 전부가 아니다. 아바타를 좀 더 사람에 가깝게 보정하는 '리터칭', 좀 더 개성 있는 아바타를 만들기 위해 메이크업 등 재가공을 하는 '커스텀', 다양한 편집 기술을 활용해 화려한 영상을 만드는 '콘텐츠' 등이 있다. 제페토를 운영하는 네이버 손자회사 네이버제트는 '제페터 클래스'를 진행하고 있다. 제페터 클래스는 제페토에서 이른바 '고퀄리티 콘텐츠'를 만들고 싶어하는 제페터(제페토에 사람을 뜻하는 접미사를 붙인 조어)가 창작자이자 인플루언서에게서 한 달 동안 노하우를 직접 전수받을 수 있는 프로그램이다. 제페토에서 마케팅 활동을 펼치는 기업이 늘어나는 가운데, 제페터 클래스에서 멘토로 활약한 룽(콘텐츠)과 수(커스텀)를 만나 최신 트렌드를 들어봤다.

'콘텐츠 담당' 아바타 닉네임 '룽', "SNS에 올라온 아이돌 영상서 창작 아이디어 얻죠"

모바일 편집 앱으로 작업
입체감 위해 PC도 활용
매주 유행 바뀌는 '챌린지'
시간 싸움이 승부 갈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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룽이 제리를 활용해 만든 콘텐츠. [사진 제공 = 룽]

룽(아바타 닉네임)의 제페토 게시물 중 단연 돋보이는 건 1분 이내 뮤직비디오다.


가수 노래를 재해석해 감독처럼 '시나리오'를 정한다. 제페토에 있는 맵과 아이템을 활용해 등장인물을 캐스팅하고 배경 등을 기획해 수십 장의 이미지를 만들어낸다. 이런 이미지들을 촘촘히 엮어 한 편의 드라마 같은 뮤직비디오를 완성한다. 카더가든의 '나무', 아이유의 '셀러브리티', 레드벨벳의 '해필리 에버 애프터', 트와이스의 '하트 쉐이커' 등이 있다.

룽은 "노래나 춤은 정해진 콘텐츠여서 이런 것을 재구성해 콘텐츠를 만들고 있다"며 "사회관계망서비스(SNS)에 올라온 영상을 제페토에서 구현하면 어떻게 달라질까 상상하는 과정에서 아이디어를 얻기도 한다"고 말했다.

새내기 대학생인 룽의 전공은 영상제작·편집과 전혀 무관한 영어영문학이다. 그는 "어릴 적 캐릭터를 꾸미는 게임을 좋아했다"며 "고등학생 시절 다양한 아이템으로 나만의 캐릭터를 만들 수 있다는 점에 끌려 제페토에 입문하게 됐다"고 말했다.


고3 수능시험 준비를 위해 제페토를 잠시 떠났다가 대학에 입학 후 재입문했다.

영상 편집 기술은 독학으로 터득하고 있다. 하나같이 완성도가 높은 콘텐츠인데 대다수가 스마트폰에서 '검지손가락'으로 만든다. 룽은 "주로 모바일 편집 애플리케이션 기능을 활용한다"며 "최근엔 현실감과 입체감을 살린 콘텐츠를 만들고 싶어서 컴퓨터 PC로 편집을 시도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그는 "한 영상을 만드는 데 보통 서너 시간 걸린다"며 "더 잘 만들고 싶어서 밤새 작업할 때도 더러 있다"고 말했다. 룽은 제페토에서 주목해야 하는 트렌드로 '챌린지'를 꼽았다. 아이돌 그룹의 노래와 춤을 활용한 챌린지가 많다. 예컨대 지난봄 제페토에서 유행했던 '꽃가루 챌린지'는 레드벨벳의 '필 마이 리듬' 노래 가사 중 '꽃가루를 날려'에서 따왔다. 아바타들이 꽃잎이 흩날리는 배경에서 해당 노래의 후렴구에 맞춰 시그니처 안무를 추는 식이다.

챌린지 게시물 올리기는 '시간 싸움'이다. 챌린지 유행은 짧으면 주 단위로 변하기 때문에 제페토에 새 포토·비디오가 뜨자마자 최대한 빨리 올리는 게 좋다. 룽은 "챌린지 게시물은 사흘 내에 올리려고 노력한다"고 말했다.

제페토는 가상공간이지만 현실과 유기적으로 결합돼 있다는 게 룽의 분석이다. 그는 "일상에서 자주 입는 패션(데일리룩) 등 현실에서 유행하는 아이템이 제페토에 바로 넘어온다"고 설명했다. 제페토가 현실을 거울처럼 반영하고 있다는 얘기다.

룽은 제페터 클래스에 참여한 이유에 대해 "내가 알고 있는 것을 다른 사람들과 공유하는 데서 뿌듯함을 느끼기 때문"이라고 설명했다.

'커스텀 담당' 아바타 닉네임 '수', "아무리 아바타라도 왕방울처럼 큰 눈은 피하세요"

아바타는 자신 표현 수단
현실처럼 첫인상 중요
비현실적 이목구비보다
사실적인 연출이 좋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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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의 아바타 [사진 제공 = 수]

20대 직장인 수(아바타 닉네임)는 코로나19가 터진 2020년 11월 사회적 거리 두기로 '집콕'을 하다 제페토에 입문했다.


뮤직비디오 등 다양한 종류의 콘텐츠를 올리는데 '최고봉'은 커스텀한 아바타다. 수는 "제페토에서 아바타는 자신을 표현하는 수단이자 '나란 존재를 만드는 과정'과 비슷하다"며 "제페토에서도 현실처럼 '첫인상'이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아바타의 첫인상이 이용자들 간 관계를 형성하는 데 큰 변수로 작용한다는 것이다.

아바타를 어떻게 꾸몄는지를 보면 연령대 추정이 가능하다는 게 수의 설명이다. 제페토에선 얼굴 모양과 눈·코·입은 기본이고 피부색깔, 눈썹 모양, 미간 등 얼굴의 거의 모든 부분을 세세하게 커스트마이징할 수 있다. 수는 "지난번 제페터 클래스에서 멘티의 절반은 10대, 절반은 20대부터 40대까지 다양했다"며 "10대는 눈이 크고 똘망똘망하며 만화 캐릭터에 끌리는 반면, 20대 이상은 사람 같은 모습을 더 선호했다"고 설명했다. 요즘 제페터들 사이에서 인기인 첫인상은 뭘까. 수는 "개인 취향이 중요하다"면서도 "사람과 비슷한 이목구비 비율을 갖추는 게 중요하다"고 조언했다. 이어 "왕방울 눈이나 이목구비가 한쪽으로 쏠리는 얼굴은 지양하는 게 좋다"고 덧붙였다.

특히 신경 써야 하는 것은 메이크업과 체형이다. 수는 "아바타도 사람처럼 메이크업을 어떻게 해주느냐에 따라 이미지가 확 달라진다"며 "아바타는 같은 눈·코·입이라도 메이크업에 따라 완전히 다른 모습이 된다"고 말했다. 몸통과 팔다리의 길이와 굵기 등을 조절하는 것도 가능해진 만큼 얼굴뿐 아니라 머리부터 발끝까지 전체적 인상과 비율도 고려해야 한다.

실제 매일경제 제페토 기자인 제리를 수가 커스텀한 결과, 완전히 180도 다른 모습으로 변신했다. 얼굴 모양이 날렵해지고 팔과 다리가 길어지면서 키가 커졌다. 기존 모습에 없었던 시크함과 세련미가 생겨 멋짐이 더해졌다.

수는 제페토를 시작하면서 콘텐츠 제작·편집 기술과 노하우를 체득했다. 모바일 편집 앱 기능을 주로 이용한다. 수는 "한번은 '이팩트 챌린지' 콘텐츠를 만들어 제페토에 올렸는데 많은 이용자들이 같은 주제의 영상을 제작하면서 유행했다"고 말했다. 특히 폴로어가 늘고 인플루언서로 불리면서 더 좋은 콘텐츠를 만들고 싶다는 욕심도 생겼다고 한다. 커스텀과 관련해선 멘토로 활동했지만 다음 제페터 클래스에선 맵 만들기에 도전하기 위해 멘티로 지원할 계획이다. 수는 "제페토를 처음 취미생활로 시작했지만 크리에이터 활동을 하면서 취미 이상의 것이 됐다"고 말했다. 지금 살고 있는 '현생'만큼 제페토에서의 인생, 즉 'せ 비중이 커지고 있다는 의미다. だ제페토의 '제페'를 줄인 말이다.

[임영신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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