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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침에 몸 뻣뻣하고 붓는다면 '루푸스' 의심

박정렬 기자
입력 2022/05/11 04:03
면역세포가 건강한 세포 공격
관절염·크론병 등 염증 유발
주로 20~40대 젊은층서 발병

코·뺨 등 얼굴 붉은 발진 '특징'
안면홍조와 달리 나비·원 모양
매년 5월 10일은 '세계 루푸스의 날'이다. 일반인에게는 생소하지만 인구 10만명당 발생률은 2.5명, 유병률은 26.5명으로 '숨은 환자'가 적지 않다. 루푸스는 병의 원인이 '안'에 있는 자가면역질환이다. 내 몸을 지키는 면역세포가 되레 건강한 장기와 조직·세포를 공격해 만성 염증을 유발한다. 루푸스를 비롯해 류머티즘 관절염, 크론병, 갑상샘 기능 장애도 모두 자가면역질환에 속한다. 전체 환자 수는 연간 100만명에 육박하지만 주로 20~40대 젊은 층에서 발병하는 데다 초기 증상이 관절염·장염 등 일반 질환과 비슷해 조기 진단 및 치료가 까다로운 편이다.


홍승재 경희대병원 류마티스내과 교수는 "자가면역질환은 전신에 다양한 형태로 나타나 '천의 얼굴을 가진 질환'이라고 불린다"며 "통증·발열 등의 증상이 자가면역질환인지 모르다가 주요 장기가 손상된 채 병원을 찾는 환자도 여전히 많다"고 말했다.

다만 자가면역질환도 특징적인 단서(증상)는 존재한다. 류머티즘 관절염일 땐 아침에 일어났을 때 관절이 뻣뻣해지는 이른바 '조조강직' 증상이 두드러진다. 손가락·발가락처럼 작은 관절에서 시작해 손목·어깨 등 큰 관절로 통증·강직이 번진다. 몸을 움직이거나 오후가 되면 사라져 대수롭지 않게 생각하기 쉽다. 홍 교수는 "아침마다 허리가 뻣뻣하고 양쪽 엉덩이 쪽에 자주 통증을 느낀다면 병원을 찾아 진단을 받는 것이 바람직하다"고 덧붙였다.

설사·복통·혈변 등의 증상이 2주 이상 지속되면 장에 만성 염증이 발생하는 자가면역질환인 염증성 장 질환(크론병·궤양성 대장염)을 의심해야 한다. 서구화된 식습관 등의 영향으로 최근 10년간 환자가 두 배 이상 급증했다.

루푸스는 코·뺨 등 얼굴에 나타나는 붉은 발진이 특징이다. 단순 안면홍조와 달리 가렵지 않고 모양이 나비·원형 등으로 독특하다는 차이점이 있다.


전체 환자의 10명 중 9명이 55세 이하 여성으로 피부 증상과 함께 입이 헐거나 몸이 붓는 등 전신 증상이 동반되는 경우도 많다. 허진욱 노원을지대병원 류마티스내과 교수는 "자외선에 오래 노출될수록 루푸스로 인한 피부 발진이 악화한다는 점도 특징 중 하나"라며 "가족 중에 루푸스 환자가 있을 때는 직계 가족보다 친척에게서 발병할 확률이 더 높아서 한번 살펴볼 필요가 있다"고 설명했다. 갑상샘 기능 장애도 자가면역질환으로 인해 발병한다. 갑상샘호르몬이 부족한 갑상샘 기능 저하증의 80%, 반대로 호르몬 수치가 높은 갑상샘 기능 항진증의 90%가 각각 자가면역 질환인 하시모토 갑상샘염과 그레이브스병이 원인이다.

자가면역질환은 혈액·초음파 등 정밀 검사 결과와 임상 증상을 종합적으로 고려해 진단한다. 초기에는 소염제·스테로이드 제제를 사용하고 이래도 증상이 심해지면 면역 조절제, 생물학적 제제를 사용하는 게 일반적이다. 자가면역질환을 치료·관리할 때는 면역 균형을 바로 세우는 것이 가장 중요하다. 허 교수는 "자가면역질환 치료제를 오래 먹으면 감염 등 부작용 위험이 커진다. 몸 상태에 맞춰 약물 용량·용법을 조절하고 운동·식단을 관리하면 일반인과 다름없이 건강한 생활이 가능하다"고 말했다.

[박정렬 매경헬스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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