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업·IT

'큰 그림'그리는 IT공룡들, '큰 구름'떼어낸다는데…[디지털 플러스]

입력 2022/05/16 17:01
수정 2022/05/17 07:57
"성장성 무궁무진"
네이버·카카오·NHN·KT 각축전


네이버·카카오 이어 NHN·KT도
클라우드 사업부 자회사로 분사
올해 국내 시장 23% 성장 기대

B2B 위주로 돌아가는 클라우드
골목상권 침해 요소 없어 장점

국내 공공기관도 클라우드로 전환
외국 기업은 사업 참여 어려워
국내 IT기업에는 새 먹거리 기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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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 출처 = 게티이미지뱅크]

네이버, 카카오, NHN 등 국내 정보기술(IT) 기업에서 클라우드 사업의 위상이 날로 커지고 있다. 클라우드 사업은 지난 몇 년간 고성장을 반복하고 있을 뿐 아니라 디지털 전환 가속화로 추가 성장 가능성도 높다. 특히 지난해부터 글로벌 클라우드 사업자가 들어오기 힘든 공공 클라우드 시장이 본격적으로 열리면서 국내 주요 클라우드 사업자 간 경쟁이 더욱 치열해질 것으로 전망된다.

◆ 입지 강화되는 클라우드…외부 위험 작은 고성장동력으로


국내 주요 정보통신기술(ICT) 기업에서 클라우드 사업의 입지는 점점 강화되고 있는 추세다. 일찌감치 기업 간 거래(B2B) IT 사업 부문이 자회사로 독립한 네이버, 카카오에 이어 NHN과 KT도 올해 클라우드 사업을 자회사로 분사했다.


지난 4월 1일 NHN은 클라우드 사업을 'NHN클라우드'로 분사했다. 같은 날 KT도 KT클라우드를 출범시켰다. 그만큼 클라우드가 독립 사업으로서 가치를 인정받은 것이다. 분사는 독립을 통한 빠른 의사 결정과 투자 유치로 시장 경쟁에서 뒤처지지 않겠다는 전략이기도 하다.

클라우드 사업이 그룹 내 핵심 성장동력으로 위상이 커진 것은 디지털 전환 가속으로 매출이 고성장하고 있기 때문이다. 코로나19가 디지털 전환을 촉진한 데다 포스트 코로나 시대에도 성장 가능성이 크다. 가장 먼저 도입된 민간 영역도 여전히 클라우드 전환 수요가 많은 데다 금융, 공공 등 클라우드가 침투하는 시장의 외연이 넓어지고 있다.

또 다른 핵심으로 떠오른 콘텐츠 사업이 해외 시장 공략에 초점을 맞췄다면 클라우드는 국내 시장만으로도 성장 잠재력이 크다.

실제 네이버의 경우 2020년 연간 클라우드 매출액이 2737억원으로 전년보다 41.4% 성장했다. 이어 지난해에는 매출액이 3800억원으로 38.9% 증가했다. 카카오에서 클라우드 등 기업용 IT 솔루션 사업을 담당하는 자회사 카카오엔터프라이즈도 지난해 연 매출 955억원을 기록하며 전년 대비 40%가량 끌어올렸다. NHN은 지난해 클라우드 사업이 이끄는 기술 부문이 전년 대비 65.4% 성장한 2197억원의 매출액을 올렸다. KT도 지난해 B2B 플랫폼 사업(DIGICO B2B) 중 클라우드·인터넷데이터센터(IDC) 부문 매출이 16.6% 성장했다.

시장조사 업체 가트너에 따르면 올해 국내 클라우드 시장은 전년보다 22.9% 성장해 5조9200억원 규모가 될 것으로 전망된다.


이것도 클라우드 사업자가 불특정 다수를 위해 자체 구축한 컴퓨팅 자원을 빌려주는 퍼블릭 클라우드 시장만을 산정한 수치라, 전체 클라우드 시장 규모는 더욱 클 것으로 추산된다.

고성장해도 다른 플랫폼 사업과 달리 사업 외적인 부담도 작은 편이다. 주로 기업이나 기관을 대상으로 하는 데다 경쟁자들이 아마존·마이크로소프트(MS)·구글 같은 글로벌 IT 공룡이기 때문이다. 지난해 플랫폼 기업들은 골목상권 침해 논란으로 홍역을 치렀다. 국내 사업 운신의 폭이 좁아지면서 일반 소비자가 아닌 B2B 시장에 특화된 클라우드의 중요성이 더욱 부각된 것으로 알려졌다.

국내 클라우드 업계 관계자는 "클라우드 사업이 주목받은 것은 수년 전부터지만, 최근 들어 우리뿐 아니라 다른 그룹 내에서도 클라우드 사업부의 입지나 발언권이 매우 세졌다"며 "기존 사업이 성장성이 둔화되거나, 골목상권 침해 같은 논란에 발목을 잡힌 것과 달리 클라우드 사업은 성장성이 크면서도 해외 거대 기업과 경쟁하는 B2B 사업이라 사업 외적인 부분에 휘둘릴 여지가 작다"고 설명했다.

◆ 치열해지는 국내 클라우드 기업 경쟁…공공 시장에서 격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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클라우드 사업에 뛰어든 IT 기업들이 올해 공격적인 목표를 내걸고 있어 시장이 더욱 달아오르고 있다. 네이버클라우드는 올해도 2배 가까운 매출 성장을 목표로 삼았다. 네이버클라우드는 국내 클라우드 서비스 제공 업체(CSP) 가운데 유일하게 자체 원천 기술을 보유하고 있다. 자체 개발한 인공지능(AI) 기술을 쉽게 사용할 수 있는 형태로 제공하고, 스마트워크를 위한 업무 솔루션도 다수 보유하고 있다. 현재 18개 카테고리에서 204개 서비스를 선보이며 6만곳 이상의 기업 고객에 클라우드 서비스를 제공하고 있다. 산업별·용도별로 최적화된 클라우드 서비스를 제공하는 버티컬 전략을 강화하고, 네이버의 디지털 전환 성공 사례를 다른 기업에 전파하며 성장에 박차를 가할 계획이다.


특히 올해를 국내뿐 아니라 글로벌로 사업을 확장하는 원년으로 삼아 해외 진출에도 공들이고 있다. 상반기까지 일본과 동남아시아 리전 고도화를 완료하고 하반기부터 본격적으로 사업을 시작한다. 일본에서는 소프트뱅크와 협업해 B2B 모델을 만들고 있고, 동남아에서는 데스케라·부칼라팍 등 현지 빅테크 기업을 유치한 만큼 이를 디딤돌로 삼아 사업을 확대한다는 전략이다.

NHN클라우드도 공공 클라우드 시장을 바탕으로 고성장을 추진한다. 백도민 NHN클라우드 대표는 "올해 전년 대비 30~40% 성장한 매출을 달성하는 것이 목표"라며 "2~4분기 공공 클라우드 사업 부문이 성장을 견인할 것"이라고 밝혔다.

NHN클라우드는 오픈스택(OpenStack) 기술력을 바탕으로 유연한 클라우드 인프라스트럭처를 제공한다는 점을 가장 큰 경쟁력으로 내세우고 있다. 오픈스택은 클라우드 컴퓨팅 플랫폼을 개발하고 관리할 수 있는 공개 소프트웨어 기반의 클라우드 운영체제다. NHN클라우드는 이를 통해 고객이 원하는 서비스를 더욱 빠르게 개발하고 안정적으로 제공할 수 있다고 강조하고 있다. 또 산업별로 특화된 맞춤형 클라우드 시스템으로 각 산업의 서비스 경험, 노하우를 더하고, 국내 기업 환경이 원하는 다양한 형태의 클라우드 서비스를 지원하는 것도 장점으로 꼽고 있다.

KT클라우드는 출범과 함께 2026년까지 매출 2조원을 달성하겠다는 목표를 세웠다. 특히 2011년 국내 최초로 천안에 클라우드 전용 데이터센터를 구축해 기업 고객을 대상으로 퍼블릭 클라우드 서비스를 시작한 만큼, 풍부한 인프라와 사업 노하우를 갖춘 점이 강점으로 꼽힌다.

후발 주자인 카카오엔터프라이즈는 지난해 초 계열사를 중심으로 자체 클라우드 서비스인 '카카오 i 클라우드'의 시범 운영을 시작했다. 지난해 6월 클라우드 보안인증(CSAP)을 취득하고, 이어 7월 공공기관용 카카오 i 클라우드를 내놓으며 공공 클라우드 시장 공략에 나섰다. 이후 지난해 12월 시범 운영 중이던 카카오 i 클라우드를 정식 출시했다. 카카오 i 클라우드는 10년간 카카오의 데이터 운영 노하우가 반영됐으며 다양한 환경을 지원한다. 카카오톡과 챗봇 기반으로 손쉽게 인프라 모니터링과 관리가 가능한 것도 특징이다.

업계에서는 올해 국내 클라우드 사업자들의 격전지가 공공 클라우드 시장이 될 것으로 보고 있다. 정부는 작년부터 5년간 8600억원 규모 예산을 들여 모든 행정·공공기관의 정보 시스템을 클라우드로 전환하고 있다. 특히 올해는 소요 예산이 2999억원, 전환 대상 정보시스템 수는 3151개에 달하는 등 전환 규모가 가장 큰 해다. 국내 민간 클라우드 시장은 아마존웹서비스(AWS) 같은 해외 빅테크가 꽉 잡고 있지만, 공공 클라우드 시장은 사정이 다르다. 민간보다 엄격한 보안·규제가 적용되는 공공 클라우드 시장은 클라우드보안인증을 받은 기업만 참여할 수 있다. 해외 사업자는 이 기준을 맞추기 어려워 현재까진 사실상 국내 기업에만 문이 열려 있다. 이 때문에 대부분 국내 클라우드 기업들은 공공 시장을 최우선으로 공략하고 있다. 국내 클라우드 업계 관계자는 "지난해부터 공공 클라우드 시장이 열리기 시작해 국내 클라우드 기업의 새로운 성장동력이 됐다"며 "올해 각 기업들이 내세운 공격적인 성장 목표를 달성하려면 본격화하는 공공 클라우드 시장 경쟁에서 우위에 서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

[오대석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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