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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암박사' 박재갑이 만든 한글글꼴

입력 2022/05/23 17:42
수정 2022/05/23 17:43
서울대병원 의학박물관서 특별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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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장암 권위자로 '암박사'로 통하는 박재갑 서울대 의대 명예교수(사진)가 자신이 개발한 글꼴체로 전시회에 참여한다.

서울대학교병원 의학박물관은 25일부터 다음달 30일까지 특별전 '개원칙서(開院勅書)에서 한글재민체(韓契在民體) 3.0으로'를 개최한다고 23일 밝혔다.

국립암센터 초대 원장을 지내며 암 예방 활동에 헌신했던 박 명예교수는 최근에는 글꼴 개발에 열정을 쏟고 있다. 그는 순종이 서울대병원 전신인 대한의원의 개원일에 내린 '대한의원개원칙서'에 담긴 한글 글꼴의 단아함에 매료돼 새로운 글꼴 '한글재민체'를 김민 국민대 교수팀과 함께 개발해 2020년 한글날에 선보인 바 있다.


이어 지난해 11월에는 국한문 혼용인 개원칙서의 한자를 토대로 한자 글꼴 4888자를 개발해 '한글재민체 2.0' 특별전을 열었다.

박 명예교수는 여기서 멈추지 않고 그의 선조가 남긴 문집의 한자를 비롯해 고문헌 한자, 대법원 인명용 한자 등을 추가해 총 8682자를 탑재한 '한글재민체 3.0'을 만들었다.

그는 "개발을 함께한 폰트 전문가 김민 교수의 부인 성함에 쓰인 한자가 기존 2.0에는 없어서 인명용 한자를 많이 추가했다"며 "전국 지명 한자도 모두 포함됐다"고 말했다.

또한 기존 글꼴은 서예 작품의 세로쓰기 모본을 위해 제작했기 때문에 가로쓰기에서는 다소 불편했던 점을 개선했다고 한다. 아울러 알파벳과 아라비아 숫자, 주요 문장부호에 개원칙서의 멋을 오롯이 담지 못했던 부분도 보완됐다. 박 명예교수는 한자 글꼴 개발과 관련해 "우리 문화의 대표 주자인 한글은 우리만의 한글이 아니라 세계를 끌어안아야 한다. 따라서 한자를 배척하지 말고 한글 속으로 끌어안아야 한다"고 강조했다.

박 명예교수는 오는 한글날에 발표할 한글재민체 4.0에는 한자 간체자도 포함할 계획이다. 이번 특별전에서는 의학교 관제에 관한 칙령 제7호와 대한의원 관제에 관한 칙령 제9호, 경성의학전문학교 제8회 한국인 졸업생들의 졸업앨범 머리말 등의 작품을 선보인다.

[이병문 의료선임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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