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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젠 스타트업이 먼저 사업제안…KT생태계 확장 '결실'

우수민 기자
입력 2022/05/24 04:01
KT 외부협업 이끄는 조훈 SCM전략실장

띄엄띄엄 이뤄지던 벤처 지원
'KT 브릿지'로 통합해 재정비
함께 사업 만들며 경쟁력 확보
12년 만에 최대실적 경사 맞아

올해부턴 우수기업 초기 투자
환경·로봇 분야서 성과 기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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KT가 18일 노보텔 앰배서더 동대문에서 KT 스타트업 액셀러레이팅 프로그램 `KT 브릿지 랩` 1기 스타트업을 선발했다. [사진 제공 = KT]

"KT만의 능력으로는 디지코를 실현할 수 없기에 벤처·스타트업의 번뜩이는 아이디어를 적극 소화하려 합니다."

조훈 KT 경영기획부문 SCM전략실장(전무)이 최근 매일경제와 만나 KT의 벤처·스타트업 육성 의지를 드러내며 이같이 밝혔다.

SCM전략실은 KT와 협업이 가능한 벤처·스타트업을 발굴하고 미래 먹거리가 될 사업화를 지원하는 조직이다. 조 전무는 거대한 KT 조직 안에서 상대적으로 규모가 작은 신생 자회사 엠하우스와 지니뮤직을 5년간 이끈 바 있다. KT 안에서도 작은 기업들의 상황을 가장 잘 이해하는 임원으로 꼽히는 이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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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는 "예전에는 동반성장 개념으로 벤처·스타트업을 지원했다면, 이제는 KT가 필요해서 벤처·스타트업의 훌륭한 솔루션을 함께 사업화해 생태계를 확장해 나가고 있다"며 "그러지 않으면 경쟁력이 없어지는 상황"이라고 설명했다.


SCM전략실은 KT의 다양한 벤처·스타트업 지원 사업을 최근 'KT 브릿지'라는 이름으로 새롭게 통합·재정비했다. 기존에 다소 산발적·비주기적으로 이뤄지던 프로그램들을 하나의 그림으로 보다 체계화한다는 목표였다.

벤처·스타트업 소싱을 지원하는 외부 협력기관과 KT 내 사업조직 간 공조체제를 유기적으로 진행할 'C&D(소통·발전)협의체'도 신설했다. 사업조직의 요구를 보다 정기적으로 소상하게 수렴해 벤처·스타트업 매칭과 프로젝트 성공률을 높이기 위함이다.

조 전무는 "직접 인프라스트럭처를 운용하며 벤처·스타트업과 협력하는 점이 KT의 차별점이라고 생각한다"며 "벤처·스타트업으로서도 KT와의 프로젝트 성공이 큰 레퍼런스가 되기 때문에 한 번 공모를 진행하면 경쟁률이 10대1에 이르러 심사하기도 쉽지 않다"고 전했다.

특히 최근 들어 달라진 점은 벤처·스타트업이 KT에 먼저 사업을 제안하는 경우가 늘고 있다는 것이다. '테크케어'라는 웹사이트를 통해 협력사 누구든 신규 서비스와 솔루션을 제안할 수 있다.


조 전무는 "제안을 받으면 실무단부터 중간 간부, 최고 의사결정 부문까지 책임제로 검토할 수 있도록 프로세스를 마련해놨다"며 "예전에는 번거롭다는 이유로 이런저런 핑계를 대며 무산되는 일이 많았다면 이제 KT의 문화도 많이 달라졌다"고 설명했다.

대표적으로 통신용 강관전주 기업 신창중상이용사촌은 KT에 상하부 조립 방식 개선을 제안해 연간 비용을 10% 절감하는 성과를 거뒀다.

KT는 지난 1분기 연결 기준 영업이익이 전년 동기 대비 무려 41% 증가한 6266억원을 기록했다. 영업이익 기준 12년 만에 최대 실적이었다. 조 전무는 이 같은 성과에 KT의 생태계 확장이 크게 일조했다고 평가했다.

그는 "기업 간 거래(B2B) 시장이 커지면서 엔터프라이즈 부문 수주 전쟁이 벌어지고 있다"며 "예전에는 이 같은 수주전에서 가격과 품질로 승부했다면, 이제는 그것만으론 부족하고 차별화 포인트가 매우 중요하다"고 짚었다. 그러면서 "사업부서들이 벤처·스타트업과 반짝이는 솔루션을 협력하며 수주 경쟁력을 크게 높인 점이 실적에도 반영됐다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KT는 지금까지의 사업화 지원에서 나아가 올해부터는 우수기업에 대한 적극적인 직접투자까지 준비하고 있다. 조 전무는 "KT는 지금까지 초기 투자를 진행하지 않는 대신 적어도 시리즈B 단계 이상이 돼서야 투자를 진행했다"며 "전문 액셀러레이터와 협력하는 등 이제 유망기업에 선제적으로 투자하기 위한 인프라 구축에 신경 쓰고 있다"고 전했다.

이어 그는 "KT의 디지코가 지향하는 8대 성장사업과 잘 맞는 사업군을 눈여겨보고 있다"면서도 "특히 환경과 로봇 분야에서의 성과를 기대하고 있다"고 귀띔했다. 그룹 자회사들 역시 벤처·스타트업과의 협력에 크게 열려 있다.

[우수민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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