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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루만 운동 안해도 초조해하는 당신…그것도 병이라는데

입력 2022/05/24 21:24
운동중 분비되는 신경물질
마약 같은 희열 느끼게 해
다쳐도 집착땐 만성장애
건강에 대한 관심이 커지면서 지나치게 운동에 빠져드는 사람들이 늘고 있다. 이른바 '운동중독'. 운동은 건강을 유지하는 최고의 비결이지만 잘못하면 도리어 몸을 망치는 지름길이 될 수 있다.

대학생 김 모씨(23)도 '초콜릿 복근'의 소유자로 연예인 못지않은 '보디스펙'을 지녔지만 단 하루도 운동을 거른 적이 없었다. 그러나 한 달 전 무릎에 통증이 나타나기 시작해 결국 무릎관절 손상이라는 진단을 받았다. 그는 수술을 앞두고 있지만 운동을 손에서 놓지 못하고 있다.

오한진 대전을지대병원 가정의학과 교수는 "운동 자체는 건강한 신체를 유지하는 데 있어 두말할 나위 없이 좋지만 운동중독으로 발전했을 때의 문제는 바로 운동 중 부상이 발생한 경우에 있다.


운동 중 부상이 생겼음에도 운동을 중단하지 못하고, 그것이 부상을 더욱 악화시키면 자칫 고질적인 만성장애로 발전할 수도 있다"고 말했다.

운동을 하게 되면 엔도르핀이 분비된다. 특히 운동할 때 발생하는 '베타엔도르핀'은 뇌에서 분비되는 신경물질로 마약과 화학구조가 유사해 마약과 같은 희열을 느끼게 한다. 베타엔도르핀의 진통효과는 진통제보다 40~200배나 강하다.

이 같은 진통과 행복감 현상은 운동할 때 생성되는 젖산 등 피로물질의 축적, 관절 또는 근육통증을 감소시키기 위해 체내에서 자동으로 반응하는 현상이라고 볼 수 있다. 특히 체력이 바닥난 상태에서 호흡조차 곤란한 사점(Death point)에서 베타엔도르핀이 급격하게 분비되면 우리 몸은 '세컨드 윈드(Second wind)' 상태를 경험하게 된다.


이는 운동 중에 고통이 줄어들면서 운동을 계속하게 하는 의욕이 생기는 상태를 말하는 것으로, 피로감과 체력 소모로 탈진한 신체를 다시 운동 상태로 유지시키기 위해 행복감과 진통효과를 줌으로써 운동 의욕을 계속 불어넣어주는 신체작용이라고 할 수 있다. 이때 유쾌한 기분은 묘한 행복감을 느끼는 상태를 경험하게 되는데, 이것이 마약을 복용하는 것보다 강력하다고 한다. 이 같은 베타엔도르핀의 행복감 때문에 운동을 중단하지 못하고 계속하게 되는 것이다.

전문가들은 가벼운 운동이라도 규칙적으로 2~3개월 계속하면 100% 운동중독이 생긴다고 지적한다. 하다못해 매일 3㎞를 걷는 것만으로도 이런 현상이 생긴다는 것. 운동을 거른 후 불안, 초조, 신경과민, 불쾌감이 생긴다면 이미 이 단계에 들어갔다고 볼 수 있다.

오한진 교수는 "운동이 격렬해지면 뇌에서 아편, 모르핀과 비슷한 엔도르핀 등 통증 감소 물질이 나와 육체적 고통을 잊고 기분이 좋아진다"며 "운동을 하면 생리학적으로 피곤하고 아파야 정상인데, 운동중독에 걸리면 오히려 운동을 하지 않을 경우 소화가 안 되고 아프기까지 하다"고 지적했다.

[이병문 의료선임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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