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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홍합'과 빛으로 절단된 신경 재생시킨다

입력 2022/05/26 11:09
홍합접착단백질에 빛 쬐면
상태 변하며 접착력 생겨
수술 시간 줄이고 회복 효과 높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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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원한 국물로 사랑받는 서민의 안주 홍합. 이 홍합의 접착단백질을 이용해 절단된 신경을 수술용 봉합실 없이 바로 이어붙일 수 있는 기술이 개발됐다. 의료진의 시간적 부담을 덜 뿐 아니라 봉합실에 의한 환자의 2차 손상도 막을 수 있을 것으로 기대된다.

26일 포스텍(POSTECH) 화학공학과 차형준 교수·정호균 박사 연구팀은 홍합접착단백질 기반의 의료용 하이드로젤 접착제를 개발했다고 밝혔다. 주계일 이화여대 화공신소재공학과 교수와 가톨릭의대 서울성모병원 전영준·이종원·이종인 교수와 공동 연구를 통해 거둔 성과다. 연구 결과는 국제 학술지 케미컬 엔지니어링 저널에 최근 게재됐다.

연구팀은 타키키닌 계열의 신경전달물질 기능성 펩타이드가 도입된 홍합접착단백질을 하이드로젤 접착제로 만들었다.


액상으로 존재하는 이 접착제는 가시광선을 받으면 하이드로젤 상태로 변하며 접착력이 생긴다.

실험 결과 단순히 절단된 신경을 붙일 뿐 아니라 1.2cm 신경 결손부위에 대해서도 기존 봉합실을 이용했을 때에 비해 비슷하거나 우수한 신경 조직 재생 효과를 보인 것으로 나타났다. 특히 신경의 운동과 감각 기능 회복 측면에서도 봉합실을 이용했을 때 보다 더 나은 효과를 보였다.

차 교수는 "혁신 원천 소재인 홍합접착단백질에 기반해 인체에 무해한 의료접착제를 만들어 의료진의 수술 시간을 획기적으로 줄이고 환자의 예후도 개선할 수 있는 가능성을 열었다"고 밝혔다. 이어 "신경 뿐 아니라 다른 환부 수술에도 사용할 수 있는 다양한 혁신 의료접착제 개발에 박차를 가할 것"이라고 덧붙였다.

신경은 재생이 어려운 조직 하나로 꼽힌다. 기존에는 신경이 사고로 절단되면 봉합실을 이용해 이어주는 방법이 유일한 치료법이었다. 의료진의 숙련도가 높아야 할 뿐 아니라 시간이 오래 걸리고 봉합실이 관통하며 생기는 손상으로 인해 신경 재생이 방해되는 위험도 있었다.

홍합접착단백질 소재 기술은 네이처글루텍에 기술이전이 완료된 상태다. 연조직용 의료접착제인 픽스라이트 제품은 임상을 진행하고 있다.

[정희영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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