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업·IT

민관협력 필수인데…네이버 데이터센터 '정보통신기반시설 지정' 거부

입력 2022/07/31 18:15
수정 2022/07/31 21:39
정부, 춘천 데이터센터 '각'
주요통신기반시설 지정위해
6년째 자료 요청해도 외면

통신3사 포함 대부분 지정돼
민간서 거부는 네이버가 유일
민관협력 강화는 세계적 추세

네이버 "정부 영향 받게 되면
해외사업 경쟁력 저하 우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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네이버가 유독 자사 인터넷데이터센터에 대한 정부의 주요 통신 기반시설 지정 검토를 수년째 거부하고 있어 논란이다. 현재 국내 통신 3사와 삼성SDS를 비롯해 주요 기업이 구축한 대다수 민간 데이터센터는 주요 정보통신 기반시설 지정 검토 절차를 거쳤다. 하지만 이를 계속 거부 중인 국내 민간 데이터센터 사업자는 네이버가 유일한 것으로 알려졌다. 정보기술(IT) 인프라스트럭처를 겨냥한 사이버 공격에 대응하기 위해 민관 협력을 강화하는 글로벌 추세에도 역행하는 것이라는 지적이 나온다.

31일 IT업계에 따르면 과학기술정보통신부는 네이버가 춘천시에서 운영 중인 인터넷데이터센터에 대한 주요 정보통신 기반시설 지정을 검토하기 위해 필요한 자료 제출을 2016년부터 요청해왔지만 네이버가 6년째 응하지 않고 있다.


정부는 정보통신기반 보호법에 따라 사이버 위협이나 공격에서 보호가 필요한 민간 인프라를 주요 정보통신 기반시설로 지정하고 있다. 기반시설로 지정되면 기업은 해당 인프라에 대한 취약점을 평가해 보호대책을 제출하고 정부는 제출된 보호대책을 바탕으로 관련 정책을 만든다. 물론 평가 결과물은 대외비다.

사실 데이터센터는 인터넷과 연결된 데이터를 모아두는 시설이다. 콘텐츠부터 커머스, 자율주행차, 헬스케어까지 각종 IT 서비스 인프라로 보편화하고 있는 클라우드도 데이터센터를 기반으로 한다. 과기정통부 관계자는 "해커 조직 랩서스가 국내외 IT·제조기업에서 데이터를 탈취하고 러시아·우크라이나 전쟁에서도 정부기관과 기업은 물론 주요 인프라가 공격을 당할 정도로 사이버 공격이 광범위하게 벌어지고 있다"며 "사이버 보안 능력을 높이기 위해 정부와 기업 간 협력체계를 갖추려는 취지"라고 설명했다.

이와 관련해 작년 10월 국회 과학기술정보통신위원회 국정감사에 참석한 이해진 네이버 창업자 겸 글로벌투자책임자(GIO)는 "전혀 파악하지 못하고 있던 사실"이라며 "더 살펴보고 해야 될 것 같다"고 답했다.


그러나 지금까지 달라진 것이 없다고 과기정통부 측은 설명했다. IT업계 관계자는 "네이버 데이터센터보다 더 작은 규모의 시설도 주요 정보통신 기반시설로 지정됐다"고 했다.

전문가들은 사이버 보안에서 정부와 민간기업 간 파트너십의 중요성이 커지고 있다고 지적한다. 미국은 사이버 보안 핵심 인프라로 IT 시설을 꼽으며 정부와 기업의 협력을 강조한다.

이기혁 중앙대 융합보안학과 교수는 "데이터를 기반으로 움직이는 산업이 늘면서 데이터센터와 연결성은 더욱 강해질 것"이라며 "주요 정보통신 기반시설 지정은 기본적인 점검 장치"라고 설명했다. 그는 "하나가 뚫리면 여러 곳에서 연쇄적으로 무너질 가능성이 높기 때문에 정부와 기업의 긴밀한 공조를 통해 물리·사이버·인력 등에서 다양한 보안 조치가 오케스트라처럼 이뤄져야 한다"고 덧붙였다.

유지연 상명대 휴먼지능정보공학과 교수는 "미국처럼 정부가 인센티브를 주는 형태로 기업의 자발적인 참여를 이끌어내는 것도 방법"이라고 말했다. 최근 관련 개정법률안을 발의한 조정식 더불어민주당 의원은 "정부가 지정을 권고했는데도 주요 통신 기반시설로 지정되지 않는 사례가 발생해 보호와 관리에 한계가 있다"고 지적했다. 이에 대해 네이버 관계자는 "네이버 데이터센터는 자사 서비스를 위한 인프라로 국가의 안전이나 국민 생활 안정 등 공공성을 강조하는 관련 법 취지와 거리가 있다"며 "민간 데이터센터가 정부 영향을 받게 되면 글로벌 사업 경쟁력 저하도 우려된다"고 말했다. 다만 이를 두고 네이버가 자체 데이터센터를 내세워 정부와 공공기관용 클라우드 시장을 공략하고 있다는 점은 모순이라는 지적도 나온다.

[임영신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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