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콘텐츠 세부실적 첫 공개한 네이버…카카오 앞질렀다

입력 2022/08/07 17:07
수정 2022/08/07 21:18
'이북재팬·문피아' 흡수해
분기매출 3000억원 달성
몸집 키우고 수익화 잰걸음

카카오는 유럽 공략 가속
日서 양보없는 1위 쟁탈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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네이버가 웹툰·웹소설 등 콘텐츠 사업의 세부 지표를 공개한 배경에 관심이 쏠리고 있다. 시장에선 서비스 지표를 이 정도로 자세하게 공개하는 건 이례적이란 얘기가 나왔다. 잇단 콘텐츠 플랫폼 투자와 통합 작업을 통해 몸집이 커진 네이버가 '영원한 맞수'인 카카오를 상대로 기선제압에 나섰다는 해석이 나온다.

네이버는 지난 5일 2분기 실적을 발표하면서 웹툰 사업의 지역별 월간 이용자 수, 유료 이용자 수, 1인당 평균 결제액, 총거래액 등 구체적 수치를 조목조목 제시했다. 한국에선 네이버가 3월 인수한 국내 최대 웹소설 플랫폼 문피아를 흡수한 결과 유료 이용자 비율이 26%에 달하며 매출 919억원, 영업이익 183억원을 기록했다. 흑자 구조를 갖춘 셈이다.


세계 최대 만화 시장 일본에선 적자를 냈지만, 4월 일본 최대 전자책 플랫폼 이북재팬을 편입시킨 효과로 월간 이용자 수가 기존 수백만 명 수준에서 2120만명으로 확 뛰었다. 작년부터 이해진 네이버 창업자 겸 글로벌투자책임자(GIO)가 사내 간담회에서 일본 웹툰 시장 1위 탈환을 주문했는데, 그 기반을 갖추게 된 것이다. 일본 만화 애플리케이션(앱) 부문 1위 자리는 카카오의 웹툰·웹소설 자회사 카카오픽코마가 2020년 7월부터 계속 굳건하게 지키고 있다.

네이버는 일본 1위 왕관 자리를 찾아오기 위해 하반기부터 일본에서 이북재팬을 통해 웹툰 콘텐츠 유통을 본격화한다. 일본 최대 포털 야후재팬과 연계해 서비스를 더욱 확대하는 방안도 추진하고 있다. 미국도 218억원의 적자였지만 네이버가 작년 인수한 캐나다 최대 웹소설 플랫폼의 성과가 반영되면 각종 지표가 크게 개선될 가능성이 높다. 플랫폼 업계 관계자는 "네이버가 회사 먹거리인 웹툰 사업의 수익화 가능성을 보여준 것"이라고 말했다.


외형 성장을 보여주는 콘텐츠 매출도 네이버는 최근 몇 년간 카카오에 밀리는 모습이었지만 이번 2분기는 문피아, 이북재팬 등을 흡수한 덕에 3002억원으로 카카오(2276억원)를 추월했다.

카카오도 대대적인 공세에 나서고 있다. 카카오는 지난 2분기 실적발표에서 전체 스토리 플랫폼 거래액 중 해외 비중이 80%로 확대됐다고 밝혔다. 북미 웹툰 플랫폼 타파스는 75% 이상 매출이 카카오엔터테인먼트가 공급한 지식재산(IP)에서 발생했다. 카카오는 오리지널 IP 확대와 플랫폼 간 시너지 효과를 통해 2024년 북미 플랫폼 거래액을 5000억원 이상 달성한다는 목표를 세웠다. 카카오픽코마는 일본에서 월간 이용자 수 950만명, 월간 거래액은 사상 최대인 80억엔(약 780억원)을 기록했다. 올 들어선 일본 웹 기반 만화시장을 공략하고 있다. 유럽 사업 확장에도 속도를 내고 있다. 지난 3월 프랑스에 서비스를 출시한 뒤 마케팅과 서비스 최적화를 통해 신규 사용자를 빠르게 확보하고 있다. 지난 6월 말부터 네이버웹툰을 제치고 프랑스 구글 플레이스토어 만화 앱 인기 1등 자리에 올랐다. 플랫폼 업계는 네이버와 카카오의 콘텐츠 전쟁이 더욱 뜨거워질 것으로 보고 있다. 두 기업은 기존 주력 사업의 성장이 둔화되면서 웹툰을 기반으로 한 콘텐츠를 새 성장동력으로 삼고 여기에 사활을 걸고 있어서다. 업계 관계자는 "네이버는 외형 확대에, 카카오는 수익성에 보다 중점을 두는 등 콘텐츠 전략도 다르다"며 "두 회사가 공격적으로 전 세계 사업 확장에 나서고 있어 세계 각국에서 선두를 놓고 접전이 계속될 것"이라고 말했다.

[임영신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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