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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Let's 스타트업] 엑스엘에이트, "K-콘텐츠 완벽 번역해요"…'문화' 옮기는 AI기술 주도

신현규 기자
입력 2022/08/10 17:35
수정 2022/08/10 19:3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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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 이대 나온 여자야."(영화 '타짜'에서 배우 김혜수가 했던 대사)

'기생충'의 대사를 영어로 번역한 번역가 달시 파켓은 이 대사를 영어로 어떻게 번역할지를 놓고 머리를 쥐어뜯었다고 한다. '이화여대'를 영어 그대로 쓸지, 아니면 '명문대(prestigious university)'로 할지, 아니면 아예 미국인에게 익숙한 여자 대학 '웰즐리'로 의역할지를 놓고 고민스러웠던 것이다. 전문 번역가가 이렇게 고민할진대, 구글이나 네이버 같은 기계번역기는 오죽할까. 구글 번역에 위와 같은 대사를 입력하면 현재 'I'm a girl from here'라고 나오고, 네이버 파파고에 치면 'I'm a girl from this generation'이라는 결과가 출력된다.


영화·드라마·웹툰 같은 콘텐츠에 등장하는 대사는 그 특유의 '맛'과 '맥락' 덕분에 번역이 쉽지 않다.

엑스엘에이트는 이런 문제를 해결하겠다고 나선 스타트업이다. 구글과 애플의 인공지능(AI) 전문가들이 2019년 실리콘밸리에 설립한 이 회사는 드라마·영화·웹툰 같은 구어체 콘텐츠를 서로 다른 언어로 번역하는 데 최적화된 기계번역 기술에 특화돼 있다. 예를 들어 이 회사가 만든 엔진을 활용하면 '나 이대 나온 여자야'가 'I am from Ewha University'라는 결과물로 출력된다. 창의적인 전문 번역가들이 작업한 결과물을 학습한 인공지능을 고도화해 나가고 있기 때문에 문어체 번역에 특화된 다른 제품들과 차별화된다는 것이다.


영상 내 대사의 맥락에 따라 한국어의 '하세요' '합쇼' '해라'처럼 존중어나 높임말까지 인물 관계를 고려한 번역이 가능하다. 번역 영상 콘텐츠 분량은 총 50만시간을 넘어섰고, 번역한 단어는 24억개가량이다. 현재 번역을 지원하는 언어쌍 종류는 총 66개다. 정영훈 엑스엘에이트 대표(사진)는 "인공지능 기계번역은 영상 번역가 업무를 더욱 효율적으로 만들어주는 강력한 기술이 될 것"이라고 말했다. 실제로 넷플릭스 디즈니 같은 온라인동영상서비스(OTT) 플랫폼을 비롯해 게임회사, 웹툰 콘텐츠 제작사가 목표로 하는 고객들이다. 하반기에는 번역부터 더빙까지 가능한 제품 '미디어캣(MediaCAT)'도 내놓을 계획이다.

[신현규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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