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업·IT

인터넷 광고전쟁 "막아드려요" "뚫어드려요"

김대은 기자
입력 2022/08/10 17:36
수정 2022/08/11 08:44
광고차단 놓고 창과 방패 싸움

이용자와 사이트운영자 갈등
광고차단으로 수익 타격받자
무력화시켜 광고보게 만들고
사용자들은 차단한걸 또 차단

보안위한 광고 차단 목소리에
악성광고만 막는 중재안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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광고를 차단하는 '광고 차단기'.

이에 맞서 광고 차단기를 차단하는 '광고 차단 차단기'.

광고 차단기를 놓고 이용자와 사이트 운영자 간 창과 방패의 싸움이 지속되고 있다. 최근 국내 한 스타트업에서 만든 광고 차단기 '유니콘 프로'는 베타 테스트를 끝내고 조만간 정식 버전을 내놓을 예정이다. 반면에 '광고 차단 차단기'를 서비스하는 스타트업 '애드쉴드'는 중소벤처기업부 기술창업 지원 프로그램에 선정됐다.

사실 광고 차단기는 인터넷 사이트 코드를 분석해 광고 영역만 가려주는 프로그램이다. 인터넷 사이트를 만들 때는 하이퍼텍스트 마크업 언어(HTML)라는 컴퓨터 코드를 사용하는데, 이 코드를 분석해 광고를 찾아내는 것이다.


예를 들어 네이버 홈페이지에는 한가운데에 가로로 긴 직사각형 광고가 나오는데, 광고 차단기를 사용하면 이것이 보이지 않고 바로 밑의 뉴스를 볼 수 있다.

광고 차단기 중에서 현재 가장 많이 사용하는 애드블록 플러스(Adblock Plus)는 2005년부터 사용돼왔다. 이후 인터넷 사용자 사이에서 광고 차단기가 알음알음 사용되다가, 2015년 애플이 아이폰에 '콘텐츠 차단기' 기능을 추가하면서 널리 사용되기 시작했다. 주로 사용되는 광고 차단기로는 크롬을 비롯한 웹브라우저에 설치하는 유블록 오리진(u Block Origin), 애드블록 플러스 같은 것이 있다.

일각에서는 광고 차단기에 대해 비판적이다. 무료로 사이트를 이용하는 대가로 광고를 보는 것인데, 광고 차단기를 쓰는 건 일종의 도둑질에 가깝다는 논리다. 하지만 몇몇 사이트는 과도한 광고로 이용이 불가능하기도 해 광고 차단기를 옹호하는 목소리도 높다. 특히 2015년 정보기술(IT) 사이트 '클리앙' 이용자들이 광고를 타고 들어온 랜섬웨어에 단체로 감염되자 국내 인터넷 사용자 사이에선 "보안을 위해서라도 광고 차단기를 써야 한다"는 여론이 높아졌다.

광고 차단으로 수익에 타격을 받자, 사이트 운영자들도 이에 맞서 대응 전략을 세우기 시작했다.


유명 사이트 '디시인사이드'는 접속자가 광고 차단기를 사용하고 있는지를 탐지해, 광고 차단을 꺼달라고 부탁하는 문구를 띄웠다. 광고 차단을 무력화하는 방법도 등장했다. 게임 커뮤니티 사이트인 '와이고수'와 인터넷 매체 'ㅍㅍㅅㅅ'는 이른바 '광고 차단 차단기'를 탑재했다. 해당 서비스를 만든 업체 애드쉴드에 따르면 자사 광고 차단 차단기를 탑재하면 수익이 20%가량 상승한다고 한다.

이용자들도 나름대로 대응 전략을 고민한다. '광고 차단 차단 차단기'까지 만들며 어떻게든 광고를 안 보려고 시도하는 것이다. 이에 몇몇 사이트는 광고 차단기를 쓰면 게시글 사진이 아예 뜨지 않도록 조치하기도 했다.

규모가 큰 회사는 인터넷 사이트 대신 자체 애플리케이션(앱)을 이용하도록 유도해 사실상 광고 차단을 불가능하게 만들기도 한다. 광고 차단은 주로 웹브라우저에 확장 기능을 설치하는 식으로 작동하기 때문이다.

사회관계망서비스(SNS) 기업은 글 중간중간에 광고가 나오게 하는 방식을 쓰는데, 자사 모바일 앱을 이용해야만 기능을 모두 사용할 수 있도록 조치해 놓았다.

광고 차단을 놓고 각종 법적 분쟁이 벌어지기도 했다. 2015년에는 독일의 한 지방법원에서 광고 차단이 합법이라는 판단이 나왔고, 2018년께 연방대법원을 통해 확정됐다. 국내에서도 2016년 대법원이 동일한 판단을 내렸다.

광고 차단기 이용자와 사이트 운영자 간 공방이 지속되면서 이에 대한 중재 방안도 나왔다. 광고 차단기인 애드블록 플러스는 광고회사와 협약을 맺고 '허용 가능한 광고' 목록을 정해 이를 허용하기로 했다. 이용자 편의를 크게 해치지 않는 광고 조건을 만들어, 이를 넘어서는 광고만 차단하겠다는 것이다. 구글도 자사 웹브라우저인 크롬에 '악성 광고 차단' 기능을 넣으며 유사한 정책을 적용했다.

[김대은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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