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업·IT

"의무가 된 탄소발자국 지우기…이젠 협력사와 함께 뛰어라"

김대은 기자
입력 2022/09/13 04:01
HP ESG캠페인 '앰플리파이'
두바이서 혁신 성과 공유


작년 출시한 '앰플리파이 임팩트'
고객사 판매경로 전략 수립 도와
지속가능 분야 35억弗 신규 매출

각종 통계 제공 '데이터 인사이트'
협력사 70% 참여…성장도 2배

교육프로그램 제공 '큐리오시티'
메타버스 기반으로 동반 성장

제임스 매콜 HP 지속가능성 책임자
"기후변화, 산림·수자원보호 분야
모두 A등급 받은 IT회사는 HP 유일
2040년까지 탄소중립 이룰 것"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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두바이 AEF 현장에서 HP 임원진들이 협력사와 지속가능성 확보 등을 주제로 질의응답을 받고 있다. 왼쪽부터 차례로 투안 트란 프린팅 및 이미지 솔루션부문 사장, 알렉스 조 개인시스템부문 사장, 어니스트 니콜라스 최고공급망책임자, 루치아나 브로기 최고 커머셜 책임자 권한대행, 코비 엘바즈 글로벌채널조직 상무. [사진 제공 = HP]

"지금 세계는 홍수·가뭄·전염병 등으로 끊임없는 도전에 직면해 있습니다. 10년 전만 해도 자발적이었던 많은 활동들이 이제는 의무화되고 있습니다."

제임스 매콜 HP 최고 지속가능성 책임자는 지난달 29일(현지시간) 아랍에미리트 두바이에서 열린 HP 앰플리파이 이그제큐티브 포럼(Amplify Executive Forum·AEF)에서 이와 같이 강조했다. AEF는 HP가 주최하는 국제 행사로, 아시아·유럽·아프리카 등에서 30여 개 매체가 참석했다. 아시아에서는 싱가포르·인도·호주 등 국가가 참여했으며 한국에서는 매일경제가 단독으로 초청받아 지속가능성을 둘러싼 산업계 혁신을 마주할 수 있었다.


HP 앰플리파이 임팩트(Amplify Impact)는 지난해 출시된 ESG(환경·책임·투명경영) 캠페인이다. HP는 파트너들의 단순 판매 수익을 평가하기보다 고객사에 대한 분석 데이터를 제공하고 목표 달성한 파트너사에는 보상을 제공한다. 파트너사들의 '실적'만을 중시하던 분위기에서 탈피해 판매 경로 전략 수립을 돕고 동반성장 역량을 키우는 방식이다. 회사 측은 앰플리파이 임팩트를 통해 기후 변화·인권·디지털 평등 등 다양한 분야에 투자했으며, 이를 통해 지속가능성 분야에 35억달러 신규 매출이 발생했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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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임스 매콜 HP 최고 지속가능성 책임자가 지속가능성 역량 확대를 위한 전략을 설명하고 있다. [사진 제공 = HP]

매콜 최고 지속가능성 책임자는 기자들과 간담회에서 "최근 파키스탄에서 기록적인 폭우가 쏟아졌다"며 "이를 막을 방법을 찾아야만 한다"고 강조했다. 그는 "현재 고객의 85%가량이 제품을 구입할 때 지속가능성을 고려한다"며 "3년 전부터 부품 공급망에서 지속가능성과 관련 있는 부분을 추적하기 시작했고, 첫해 16억달러였던 관련 매출은 지난해 기준 35억달러로 증가했다"고 설명했다.

매콜 책임자에 따르면 탄소 발자국의 30%가량은 노트북 충전·인쇄 등 소비자가 제품을 사용하는 과정에서 발생한다. 따라서 HP가 이 과정에서 친환경적인 제품을 제공함으로써 환경 보호에 크게 기여할 수 있다고 그는 말했다.

또한 입찰 과정에서도 친환경 목표를 요구하는 경우가 많아지고 있다고 그는 설명했다. 매콜 책임자는 "비영리단체 CDP에 따르면 전 세계 회사 중 기후변화·산림보호·수자원 보호 3개 분야 모두에서 A 등급을 받은 기업은 14개뿐이다"며 "그중 정보기술(IT) 회사는 HP가 유일하다"고 밝혔다.


매콜 책임자는 "원자재의 75%를 친환경 원료로 교체해 2040까지 탄소 중립을 이뤄낼 것"이라고 자신했다.

◆ "기업성장 vs 기후대응…파트너와 협력으로 돌파해야"


HP가 행사 내내 강조한 것 중 하나는 다름아닌 파트너와의 협력 관계다. 2020년 HP 앰플리파이 프로그램을 처음으로 만들면서 회사 측은 협력업체가 성장할 수 있도록 하는 각종 지원과 보상을 약속했다. 대표적인 사례는 지난해 출시된 HP 앰플리파이 데이터 인사이트(Amplify Data Insights)다. 앰플리파이 데이터 인사이트는 HP가 협력업체의 경영에 도움을 주기 위해 각종 통계를 제공하는 프로그램이다.

HP에 따르면 협력업체 중 70%가량이 앰플리파이 데이터 인사이트에 참여하고 있으며, 이들은 다른 기업 대비 2배 정도 빠르게 성장하고 있다고 한다. 최근 1년 간 협력업체가 60억달러 이상 매출 성장을 이뤄낸 데에는 이 프로그램의 역할 또한 컸던 것으로 알려졌다.

루치아나 브로기 최고 커머셜 책임자 권한대행은 "처음 팬데믹이 시작되었을 당시 디지털 트랜스포메이션을 시작하려 많은 준비를 했다"며 "여러 우여곡절이 있었지만 파트너들의 협력 덕분에 많은 진전을 이뤄낼 수 있었다"고 회상했다.

최근 HP는 이와 같은 파트너와의 관계를 더욱 돈독히 하기로 했다. 새로운 프로그램인 HP 큐리오시티(Curiocity)를 통해서다. 큐리오시티는 HP가 협력업체에 일종의 교육을 제공하는 프로그램으로, 최근 각광받는 메타버스에서 영감을 얻은 'HP 대학 가상 캠퍼스'와 'HP 커뮤니티' 등으로 구성돼 있다.

이처럼 HP가 협력업체 교육에 집중하는 것은 이들의 성장에 도움이 되기 때문이다. 하버드 비즈니스 리뷰 연구 결과에 따르면 앰플리파이 데이터 인사이트와 같이 통계적 분석 결과를 활용하는 기업은 타 기업에 비해 더욱 빠르게 성장했다.


현재 HP는 협력업체의 98%로부터 매주 140억개의 새로운 데이터를 받아보고 있다.

향후 파트너 프로그램에 적극적으로 참여하는 협력업체를 대상으로 시상식도 열 계획이다. 당장 오는 12월에는 HP 앰플리파이 임팩트 어워드(Amplify Impact Award) 시상식을 통해 △글로벌 리더상 △지속 가능성 비즈니스상 △기후 행동상 △다양성, 평등 및 포용 전략상 △HP 라이프상 등 총 5개 부문에서 시상한다.

◆ "하이브리드 근무가 곧 기업 경쟁력…디바이스 혁신도 중요"


지난달 29일(현지시간) 아랍에미리트 두바이의 콘래드 호텔. 이곳 2층에는 HP에서 만든 각종 원격근무 기기가 전시돼 있었다. 기자가 모니터 앞으로 다가가자 카메라에 비치는 시야가 기자를 향해 움직이기 시작했다. 근처에서 상황을 지켜보던 HP 직원은 "모니터에 달린 카메라가 사람의 얼굴을 자동으로 인식해 중앙에 위치시켜준다"며 "여러 명이 있을 때에는 그 중 말하고 있는 사람을 인식해 작동한다"고 설명했다.

코로나19 사태가 마무리 단계에 접어들며 많은 기업이 근무 형태를 놓고 고민하고 있다. 재택근무를 선호하는 우수한 인재를 놓치지 않으면서도 현장 출근을 통해 생산성 향상을 꾀해야 하는 딜레마적 상황 때문이다. 과옌테 산마르틴 커머셜시스템 및 디스플레이 솔루션 글로벌 책임자는 "현재 미국에서는 근로자의 41%가량이 원격 근무를 선호한다는 통계도 있다"며 "이들 중 50%가량은 재택근무가 폐지될 경우 직장을 그만 둘 의사도 있는 것으로 파악됐다"고 말했다. 이에 국내외 기업들이 꺼내든 방법은 다름 아닌 '하이브리드 근무'다. 일주일 중 정해진 날짜에만 출근하고, 나머지는 재택근무를 하되 영상회의 등 다양한 원격근무 서비스를 활용하는 것이다. HP는 지난 2년 간 많은 근로자들이 원격근무 도중 어려움을 겪었음에 주목했다. 자체 통계에 따르면 근로자의 75%가량이 영상회의 도중 불편을 겪었으며, 그중 많은 수가 이로 인해 영상회의 전용 기기를 별도로 구입했다고 한다.

프린터도 기업 운영에 없어서는 안 될 요소 중 하나다. 이날 현장에 전시된 기기 중에서는 복합기 'E800 시리즈'가 눈길을 끌었다. 회색 등 무채색 일변도의 다른 복합기와는 달리, 전면에 파란색 그러데이션으로 포인트를 줬다. 현장의 HP 직원은 "사무실 복합기는 공용으로 사용하기 때문에 사람들 발길이 잘 닿고 가장 눈에 잘 띄는 곳에 위치하는 경우가 많다"며 "주위 환경에 따라 색상·기업 로고 등을 변경할 수 있게 만드는 등 디자인에 주안점을 둔 것"이라고 설명했다. 이외에도 ID 카드를 찍어야만 인쇄가 가능한 보안 기능이나, 이메일 발송 시 활용하도록 만든 커다란 하드웨어 키보드 등을 갖췄다.

HP는 이날 행사에서 'HP+'라는 프린터 구독 서비스를 선보이기도 했다. HP+를 사용하면 프린터의 사용 패턴을 기반으로 언제쯤 토너·인쇄용지 등 소모품이 동날 지를 예측해 자동으로 배송해준다. 투안 트란 프린팅 및 이미지 솔루션 부문 사장은 "코로나19가 잦아들면서 지난 1년간 미국에서만 50억개의 비즈니스가 새로 시작됐다"며 "HP+를 이용하면 이 같은 소규모 비즈니스 입장에서도 비용을 크게 아낄 수 있다"고 말했다.

[두바이 = 김대은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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