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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나만 공략해 우뚝 섰다…의료계도 '덕후' 전성시대

입력 2022/09/21 04:03
전문성 인정받는 의료기관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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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 출처 = 게티이미지뱅크]

최근 MZ세대는 '한 우물만 판다'는 데 회의적인 경향을 보인다. 평생 동안 한 가지에만 매몰되기보다 하고 싶은 일을 모두 해보는 '멀티테이너'를 지향한다.

그러나 자신이 좋아하는 것 하나에 올인해, 업계의 아이콘으로 떠오르는 경우도 분명 있다. 이들은 자신이 '꽂힌' 무언가에 즐겁게 매진하다 보니, 어느새 진정성을 인정받게 됐다고 입을 모은다. 의료계 역시 마찬가지다. 요즘 '덕후'라는 단어가 유행이다. 덕후는 일본어인 '오타쿠(御宅)'를 한국식 발음으로 바꿔 부르는 말인 '오덕후'의 줄임말로, 어떤 분야에 몰두해 전문가 이상의 열정과 흥미를 가지고 있는 사람이라는 긍정적인 의미로 사용된다. 하나에 집중해 의료계 아이콘으로 떠오른 사례를 모아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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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계의 부호들이 암에 걸리면 찾는 'MD 앤더슨 암센터'는 '암의 역사를 만들고 정복하자(Making Cancer History)'는 사명으로 미국 텍사스주 휴스턴에 1941년 세워졌다.


이곳은 고 이건희 삼성그룹 회장 등 국내 유명인사들도 치료를 받으러 갔던 병원이다. 이 병원은 1971년 국가 암법에 의해 지정된 미국 최초의 3개 종합 암센터 중 하나이며, 현재도 51개 국립 암 연구소 지정 종합 암센터 중 하나로 꼽힌다. 본원 이외에도 뉴멕시코주 앨버커키, 애리조나주 그레이터 피닉스 지역, 뉴저지주 캠던 등에도 분원을 운영하고 있다. 특히 1940년대부터 암 하나에만 집중하고 있다. 병실 역시 100% 1인실로 이뤄져 회복에 초점을 둔다.

병원 측에 따르면 1944년 개원 이후 환자 180만명이 암치료를 위해 내원했다. 현재 743개 병상을 보유하고 있으며 1825명의 교수진을 포함한 2만2088명의 직원이 근무 중이다. 최근까지 17만4126명의 환자가 입원해 치료를 받았으며, 2만2977회 암수술을 진행했다. 특히 이곳 외과의는 100% 종양학 교육을 받은 연구자로 구성됐다.


인도 '닥터 V(벤카타스와미)'는 인도의 시각장애인 중 80% 이상이 가난 때문에 적절한 치료를 받지 못한다는 사실에 주목해 '아픈 환자는 누구나 치료받도록 하겠다'는 의지로 1976년 아라빈드 안과병원을 개원했다. 이를 실현하기 위해 '이윤 없이는 가난한 사람을 지속적으로 도울 수 없다'는 현실적 목표도 세우고 표준화·단순화·전문화로 대변되는 컨베이어 시스템을 도입했다. 특히 인도의 과학기술력과 값싼 노동력을 기반으로 한 렌즈회사 '오로랩'을 설립해 인공수정체를 4달러에 생산할 수 있도록 했다.

이곳은 의사가 환자 한 명을 수술하는 데 걸리는 시간이 5분이 채 걸리지 않고, 최대 이틀이면 퇴원하는 시스템으로 운영되고 있다. 1년에 외래 환자 220만명을 진료하고 있다. 현재 60%의 환자들에게 무료 수술을 해주면서도 40%가 넘는 이익률을 올리고 있다. 11개 병상으로 시작한 아라빈드 안과병원은 현재 7개 병원에서 3600개 이상 병상을 운영하는 규모로 성장했으며, 미국, 유럽 등 전 세계 안과 의사들이 수술 노하우를 배우러 찾아오는 등 기술력으로도 세계 최고 수준의 안과 병원이 됐다.

국내에도 19년간 한 가지에만 '올인'한 의료기관이 있다. 오로지 비만 하나에만 집중한 365mc다. 이미 국내에서 지방흡입·비만클리닉 하면 떠오르는 병원으로 자리 잡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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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선호 글로벌365mc병원 대표병원장이 지방흡입술을 시행하고 있다. [사진 제공 = 365mc]

병원 측에 따르면 365mc는 '비만 하나에만 집중하는 병원은 왜 없을까?'라는 질문에서 탄생했다.


현재 365mc는 연간 3만여건 지방흡입에 나서고 있으며, 19년간 600만건의 비만치료 건수 달성을 앞두고 있다. 최근 설문조사 결과 고객만족도 99.2%를 달성해 눈길을 끌었다. 고객만족도 99.2% 달성 비결은 수술 결과 만족 및 서비스 만족이다. 지방흡입 하나에만 집중하기에 기록할 수 있는 연간 3만여 건의 지방흡입 수술 건수는 의료진의 풍부한 경험을 방증한다. 365mc는 지방흡입 부위별 전담의를 운영해 전문성을 더욱 끌어올렸다. 365mc는 지방흡입 결과를 최상으로 만들기 위해 마이크로소프트와 최초로 지방흡입수술에 '인공지능'을 더했고, KAIST와는 지방층만 타깃으로 하는 '초고효율 캐뉼라' 연구에 나섰다. 지난해에는 세계 최초로 흡입지방연구소를 설립했다.

최근에는 마이크로소프트 및 인공지능 전문기업 아크릴과 비만 특화 스마트병원 시스템을 개발하고, 한국기계연구원과 인공지능 지방흡입 로봇 개발에 소매를 걷었다. 이뿐 아니라 경희의과학연구원과도 디지털 비만치료제 개발을 함께하기로 했다. 특히 의료행위 하나에만 그치지 않고, 비만치료 효과를 높이기 위한 후관리 시스템도 강화해나갔다.

이선호 글로벌365mc병원 대표병원장은 "비만치료 후 효과를 유지하고 더욱 끌어올릴 수 있도록 특화된 시각에서 모든 프로세스가 검토되고 진행돼야 한다"고 말했다. 여기에는 3D·초음파를 활용한 정밀 비만 진단 시스템, 식이영양상담센터 및 전용 식이처방전 발행 등이 포함돼 있다. 이를 통해 병원 밖에서도 비만관리를 이어갈 수 있도록 했다는 설명이다.

[이병문 의료선임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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