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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레이더P] 종전선언, 문대통령은 왜 2년만 다시 꺼냈나?

김명환 기자
입력 2020.09.26 10:30   수정 2020.09.26 18:3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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남북관계 경색인데 현실성 있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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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재인 대통령이 23일 오전(한국시간) 미국 뉴욕 유엔총회장에서 열린 75차 유엔총회에서 기조연설을 영상으로 전하고 있다.[청와대 제공] 문재인 대통령이 지난 23일 미국 뉴욕 유엔총회장에서 열린 제75차 유엔총회 연설에서 '종전 선언'을 제안했다. 문 대통령은 "종전 선언을 통해 화해와 번영의 시대로 전진할 수 있도록 유엔과 국제사회가 힘을 모아달라"고 했다.

문 대통령은 2년 전 유엔총회 연설에서도 "비핵화를 위한 과감한 조치들이 관련국들 사이에서 실행되고 종전 선언으로 이어질 것을 기대한다"고 말한 바 있다. 상황은 다르다. 2년 전은 남북정상회담과 미·북정상회담이 잇따라 성사되며 한반도에 해빙 무드가 무르익은 때였다. 그러나 지금은 개성 공동연락사무소 폭파, 게다가 해양수산부 공무원 피살 등이 벌어진 상황이다.


문 대통령은 왜 다시 종전 선언 카드를 꺼내들었을까.


임기 후반 절박감에 승부수

정치권은 종전 선언을 다시 강조한 것에 의외라는 반응과 지금이야말로 북한을 움직일 과감한 카드가 필요하다는 판단에서 이뤄졌다는 시각이 공존한다. 소극적인 자세로 남은 임기를 보내선 안 된다는 문 대통령의 절박함이라는 분석도 나온다. 문 대통령이 임기 후반에 접어들었을 뿐만 아니라 11월 미국 대선 이후엔 국제 정세가 한층 불확실해질 수 있다는 점에서다. 일단 대화의 실마리가 풀리지 않는 상황에서 종전 선언 제안을 통해 북한과 대화의 동력을 살릴 수 있다는 분석도 있다.

한편 북한은 종전 선언이 국제적 이슈가 되기 전까지 종전 선언과 유엔사령부 해체는 상관없다고 했다가 돌연 유엔사 해체를 공식 주장했다. 당시 유엔 주재 북한대사관 소속 김인철 서기관은 "긴장 완화와 평화를 향한 한반도 상황 전개에 근거해 가능한 한 빠른 시일 내에 유엔사는 해체돼야 한다"고 말했다.


문 대통령이 "종전 선언은 유엔사나 주한미군 지위에 아무런 영향도 미치지 않으며,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도 같은 의견"이라고 밝힌 것과 배치되는 입장이었다.


美 전문가들, '허상' 지적

미국의 한반도 전문가 그룹은 종선 선언 제안에 냉담한 반응이다. ‘현실성 없는 허상'이라는 평가다. 미 언론 보도에 따르면 이성윤 터프츠대 플레처스쿨 교수는 "진정한 평화는 긴장(tension)이 사라지는 것을 넘어 정의(justice)가 올 때 달성되는 것"이라는 마틴 루터 킹 목사 발언(1958년)을 인용하며 문 대통령의 구상을 비판했다.

미국의 대북제재 전문가 조슈아 스탠턴 변호사도 "종전 선언을 했다고 치자. 주한미군을 철수하고, 모든 제재를 해제하고, 비핵화를 포기하고, 북한의 반인도 범죄를 허용하고, 금융과 은행 사기를 그대로 둘 것이냐"고 했다. 그는 종전 선언 실현 가능성에 대해 "절대 이뤄질 수 없고, 하더라도 아무것도 끝내지 못한다"고 비판했다.

국내에서도 문 대통령 구상이 효과를 제대로 발휘할지는 미지수라는 분석이 나온다.


정치권 관계자는 "결국 비핵화 방법론에 대한 북미 간 이견을 좁히지 않고는 종전 선언까지 도달하기가 쉽지 않을 것"이라고 내다봤다.

[김명환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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