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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치

'文정부 탈원전' 갈림길…감사결과에 숨죽인 정·재계

안정훈 기자
입력 2020.10.18 17:52   수정 2020.10.19 11:1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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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월성원전 조기폐쇄' 타당성 감사 결과 이번주 발표

폐쇄 부적절 결론땐
정책관료 '코드맞추기' 논란
다른 친환경 에너지사업도
줄줄이 '감사 심판대' 오를듯

폐쇄결정 정당 평가땐
국내 원전산업 위축 가속도
野 무분별 정치공세 책임론
최재형 감사원장 사퇴 압박도
◆ 월성원전 감사 발표 임박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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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8년 6월 조기 폐쇄 결정이 내려진 경북 경주 소재 월성 1호기 원전의 외관 모습. [매경DB] 문재인정부의 국정 과제 중 하나인 '탈원전 정책'이 중대한 기로에 섰다. 감사원이 경제성·안전성·환경성 분석 평가를 토대로 월성 원전 1호기 조기 폐쇄 결정에 대한 타당성 감사 결과를 이번주 초 내놓겠다고 예고했기 때문이다. 여야 정치권에서도 감사 결과가 초미의 관심사가 된 가운데 어느 쪽으로 결론이 나오든 국내 산업계는 물론, 정치권에도 커다란 파장을 불러올 것으로 예상된다.

감사 보고서의 핵심 평가 사항은 크게 △노후화된 월성 원전 1호기가 아직 경제성이 있는지 △경제성 평가 보고서 작성 과정에서 '조기 폐쇄'를 유도하기 위한 의도적 조작이 있었는지에 관한 것이다. 월성 1호기 관리를 담당하는 한국수력원자력은 2018년 원전 경제성이 떨어진다며 조기 폐쇄를 결정했다.


그러나 일부 관계자가 탈원전 정책 가속화를 위해 경제성 평가 관련 서류를 조작했다는 의혹이 제기되자 국회가 지난해 10월 이에 대한 감사원 감사를 청구했다. 야당에선 "산업통상자원부와 한수원이 초안 보고서 검토 회의를 통해 경제성 지표를 실제보다 불리하게 왜곡·조작했다"는 입장인 반면 산업부와 한수원 등은 "객관적 기준과 사실에 입각해 독립적으로 입력변수를 결정했으며 압력을 행사한 적은 없다"고 맞서고 있다.

이와 관련해 최재형 감사원장은 '월성 1호기의 경제성은 저평가된 게 맞는다'는 의견을 간접적으로 피력한 상황이다. 그는 지난 15일 열린 국정감사에서 "월성 1호기에서 적자가 나고 있지 않느냐"는 김용민 더불어민주당 의원 질의에 "경제성과 적자는 별개의 문제"라고 반박했다. 또 "큰 틀에서 (경제성에 대해) 4월과 현재의 결론에 변화는 없다"고 했다. 4월 감사위원회 당시 '감사원이 경제성이 저평가된 사실을 확인했다'는 얘기가 무성했기 때문에 이와 같은 결론이 나올 것이란 예측이 높다.


하지만 이번 보고서의 의미가 단순히 월성 1호기의 경제성 평가를 넘어 문재인정부 탈원전 정책에 대한 종합 평가로 확장된 만큼 원전의 안전성·환경성 등 경제적 분석 이상의 종합적 요소를 고려해야 한다는 지적도 여권을 중심으로 나오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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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치권에서도 감사 결과에 대비하며 여론전을 펼치고 있다. 감사원이 월성 1호기 조기 폐쇄 조치가 부당했다고 결론 낸다면 중대 기로에 설 탈원전 사업뿐 아니라 그간 진행돼온 친환경 에너지 사업 등에 대한 감사 의뢰도 줄을 이을 것이란 예측이 나온다. 반면 조치가 정당했다는 평가가 나온다면 이에 대한 중점 공세를 이어온 야권이 큰 타격을 받게 된다. 나아가 이미 반정부 성향 인사로 지목된 최 원장이 전격 경질될 가능성도 높아진다.

조수진 국민의힘 의원은 15일 국감에서 "감사원장이 언젠가부터 핍박을 받는다. '제2의 윤석열 검찰총장'이라는 평가도 있다"며 여권의 최 원장에 대한 공세를 경계했다. 반면 김남국 민주당 의원은 "원전 조기 폐쇄는 단순히 경제성 평가만 놓고 하는 것은 아니다"며 "비전문가인 감사관이 다그치듯 물어서 결론을 정해놓고 하는 것 아니냐는 우려가 있다"고 지적했다.


감사원 주변에서는 조기 폐쇄를 결정했을 때 원전 주무부처인 산업부 백운규 당시 장관과 산업부·한수원 관계자들에 대해 검찰 고발이 이뤄질 수 있다는 전망도 나온다. 실제로 이때 정책 집행 라인에 있던 인사들과 정재훈 한수원 사장은 이번 감사에서 강도 높은 감사를 받았다.

결과에 상관없이 이번 감사는 감사가 시작된 지 380일을 넘어서며 국회의 청구 사안 중 역대 최장 기간을 기록한 감사로 기록될 전망이다. 국회법에 따르면 감사원은 국회에서 감사 요구를 받은 뒤 3개월 이내에 감사 결과를 국회에 보고해야 한다. 그 후 2개월 연장을 신청할 수 있다. 최장 5개월 내엔 보고서가 발표됐어야 하나 1년이 지나도록 결론이 나오지 못한 것이다.

이처럼 발표가 지연된 것은 정권의 탈원전 정책을 둘러싼 치열한 신경전과 그에 따른 '정무적 고려' 때문이었던 것으로 분석된다.


최 원장은 실제로 국감에서 "이렇게 감사 저항이 심한 감사가 없었다"며 "국회의 감사 요구 이후 산업부 공무원들이 관계 자료를 모두 삭제했다"고 토로하기도 했다.

지난 1월 정유섭 국민의힘 의원은 경제성 평가를 담당했던 회계법인이 당초 보고서 초안에서 "월성 1호기를 계속 가동하면 약 1778억원의 이익이 난다"는 결론을 냈으며 "이용률도 70%를 충분히 달성할 것으로 판단된다"고 밝혔다고 주장했다. 그러나 법인에서 수정을 거친 후 한 달 뒤에 나온 최종 보고서는 이용률을 60%로 낮춰 잡았으며 전력판매 단가도 하향 수정해 월성 1호기 가동 이익을 224억원으로 대폭 낮췄고 정부는 이를 토대로 조기 폐쇄 결정을 내렸다. 현재 여권에서는 감사원이 '탈원전 반대'로 목적을 정해두고 강압적 감사를 했다고 맞서고 있다.

송갑석 민주당 의원은 "감사위에서 관계자들을 불러 조사할 때 굉장히 강압적이고 또 모욕적 발언을 했다"며 "어떤 결론을 정해놓고 그에 대한 대답이 나오지 않으면 심지어 어떤 사람을 10차례 이상 계속 불러서 조사를 행했다"고 비판했다.

[안정훈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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