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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치

정당정치 왜곡 방치하면…유럽처럼 극단주의 나와

박만원 기자
입력 2021.02.23 17:34   수정 2021.02.23 19:3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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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성정당이 대중 선도못해
SNS나 강성팬덤에 끌려다녀
"민의를 제대로 담아내지 못하는 현재의 정당정치를 개혁하지 않으면 정치적 극단주의 세력이 더욱 득세할 것이다."

정당정치를 연구해 온 학자들은 현재 한국이 처한 정치 현실을 그대로 방치하면 유럽에서처럼 이념적 극단주의를 표방하는 정당들이 대거 출현할 수 있다고 경고한다. 한정훈 서울대 국제대학원 교수는 "기성정당이 대안적 정책을 통해 대중을 선도하지 못하면서 소위 '문빠' '태극기부대' 등과 같이 강한 결속력을 지닌 극단적 세력에 끌려다니고 있다"고 지적했다.


그는 최근 유럽 정치의 주류로 편입한 이탈리아 북부동맹(Lega Nord), 독일의 대안당(AfD) 등 극우주의 정당을 언급하면서 "기성정당의 무능력과 대중의 불신이 극우정당을 키웠는데 한국 정치가 처한 환경도 유사하다"고 지적했다. 한 교수는 "현재 우리나라의 정치적 극단화가 장기적 변화의 초입일 수 있다"면서 "한국 정당들이 침묵하는 다수의 사회적 목소리를 키울 수 있는 정책적 대안을 제시하지 못한다면 이러한 변화는 조만간 출구를 찾을 것"이라고 진단했다.

페이스북, 유튜브 등 뉴미디어는 점차 선택적인 정보에 노출되게 함으로써 정치적 양극화를 부채질하고 있다. 유권자들은 지지 정당에 따라 같은 사안에 대해서 더욱 극단적으로 다른 의견을 가지게 됐고 소통은 더욱 어려워졌다. 최근 뚜렷해지고 있는 팬덤정치에 의해 양극화의 부정적 영향이 적나라하게 드러났다. 미국 도널드 트럼프 지지시위대에 의한 의사당 점거사태는 팬덤정치의 부정적인 폐해가 어디까지 갈 수 있는지 보여준 사례다. 유성진 이화여대 스크랜튼학부 교수는 "현재의 위기는 유권자들 불신이 정치에 대한 냉소에 그치는 것이 아니라 분노의 표출로 이어진다는 점에서 과거와 차이를 보인다"고 분석했다.


국내에서도 특정 정치인에 대한 지지 여부에 따라 정책적인 입장뿐 아니라 평가가 크게 달라지고, 정치적 대상과 자신을 동일시하는 팬덤정치는 대의민주주의를 왜곡하고 있다. 유 교수는 기성정당이 새로운 정치 환경에서 시민의 참여를 확대하고 갈등 조정 능력을 키우는 데 개혁의 주안점을 둬야 한다고 지적한다. 그는 "정당들이 '디지털 거버넌스'를 통해 구축된 플랫폼에서 시민사회와 정보를 공유하며 의제를 공동으로 설정하고 다양한 의견을 수렴할 수 있어야 정치적 양극화 위기를 극복할 수 있다"고 강조했다.

[박만원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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