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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치

"4년마다 청년정치 외치지만…비례의원 2~3명 꽂아두고 생색"

채종원 , 정주원 , 최예빈 기자
입력 2021.02.23 17:35   수정 2021.02.25 12:2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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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대 악폐 '정치' 바꿔라…청년의원-청년유권자 간담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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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야 청년 국회의원들과 2030세대 유권자들이 최근 서울 여의도 한 카페에서 한국 정치 문제점을 공유하고 대안을 마련하는 좌담회를 진행했다. 좌담회 시작에 앞서 김수연 서울청년정책네트워크 활동가, 전용기 더불어민주당 의원, 용혜인 기본소득당 의원, 황보승희 국민의힘 의원, 지민규 시도청년정책협의회 공동대표, 윤여준 지방자치연구소 사계 이사(왼쪽부터)가 담소를 나누고 있다. [김호영 기자] 선진국 진입을 앞둔 한국의 최대 당면 과제로 '정치 개혁'을 꼽는 의견이 압도적이다. 거꾸로 말하면 우리나라의 '후진 정치 병폐'가 선진국 진입을 가로막는 가장 큰 걸림돌이라는 의미다. 매일경제는 2021년 리빌드 한국 정치 기획으로 21대 국회에 처음 등원한 청년 정치인 3명과 청년 유권자 3명의 좌담회를 통해 정치 개혁 현주소를 진단했다.


―초선 의원 시각에서 본 우리 정치의 가장 큰 개혁 과제는.

▷황보승희 국민의힘 의원=국회의 가장 큰 책무는 입법과 국가 예산 심의, 정책 제안, 그리고 소외된 목소리를 국정에 전달하는 것이다. 그런데 막상 의정활동을 해보니 이런 역할보다는 국회가 여야 정쟁의 장으로 변모되는 느낌을 받았다. 이런 한계들을 개선해서 국회의원 개인의 전문적인 역할을 더 강화하는 게 필요하다.

▷용혜인 기본소득당 의원=국회 본회의가 열리기 전날부터 법제사법위원회 홈페이지를 확인하고 표결 들어가기 전에 당일치기로 상정 법안들을 검토한다. 국회 밖에는 자질과 역량을 갖췄지만 의원이 되지 못하는 분들도 많다. 하지만 정작 막말하고 정쟁을 일삼는 사람들이 의원 배지를 달고 있는 걸 보면 자괴감이 든다.

▷전용기 더불어민주당 의원=선생님이 되겠다는 꿈을 포기하고 청년정치를 하겠다고 입당했다. 초기에는 주차 지원, 컵 나르기 등 궂은일부터 시작했다. 그때 국회를 보면서 청년에게 관심이 없다고 생각했다. 막상 들어와서 보니 오리 같더라. 물 위에선 잔잔히 흘러가지만 물밑에선 나름 열심히 청년 정책을 추진하고 있다.


다만 5060세대의 부족한 공감대에 좌절한 적도 여러 번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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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도부의 당론과 의원 소신이 충돌할 때도 있을 텐데.

▷황보 의원='모난 돌이 정 맞는다'고 튀는 행동을 하면 안 된다는 느낌을 받았다. 소신 발언을 하면 과거 '남원정(남경필·원희룡·정병국)' 같다는 평가를 받기도 하지만 실제로는 4년 뒤에 공천 과정에서 소리 소문 없이 사라지기도 하는 게 우리 정치 풍토다. 국민의힘에서 혼자 4·3특별법 공동 발의에 참여했는데 중진들이 '왜 거기 사인했느냐'는 등 철회하라는 분위기도 있었지만 꿋꿋이 버텼다. 정치를 개혁하려면 의원들이 소신대로 나서야 한다.

▷전 의원=코로나19 이후 비대면 의원총회가 되면서 오히려 쟁점 법안 토론이 충분히 진행되고 있다. 다만 합리적 소수 의견을 제시해도 왜곡돼 야당과 같은 의견이라고 여겨질 부담은 있다.

▷용 의원=중대재해처벌법 표결 당시 본회의장에서 중앙당 당직자 20여 명과 함께 텔레그램에서 어떤 선택을 할지를 고통스럽게 계속 논의했다. 그리고 결국 찬성했다. 그 과정에서 비판받고, 개인적으로 억울한 것도 있지만 이런 결정에 대해 설명하고 평가받고 책임지는 게 바로 정치라는 생각이 들었다.


충분한 토론이 보장된다면 당론 자체를 악마화하는 것에는 동의하지 않는다.

―정치 개혁을 이루려면 세대교체가 선행돼야 한다는 지적이 많은데.

▷전 의원=선거 때 보면 청년층의 투표율이 결코 낮지 않다. 청년들이 무관심한 게 아니라 기성 정치를 싫어하고 불신한다는 점을 먼저 인지해야 한다. 지역구 의원 선거에 수억 원이 드는데 젊은이들이 그런 돈이 어딨나. 돈(정치자금)·조직·인식 문제를 해결해줘야 진입장벽이 허물어진다. '너무 어려, 좀 있다 해'라고 만류하는 대신에 청년들을 믿고 공천을 주면 한 방에 해결된다.

▷황보 의원=보수정당이 젊은 층에 인기가 없지만 그래도 청년 목소리를 들으려고 하는 것 자체가 청년 전체를 위해선 긍정적인 요인이다. 피선거권이 현재 만 25세인데 이를 만 21세로 낮추고, 여성 의무 공천처럼 청년 의무 공천을 법제화해야 한다. 결국 세대교체 추세에 맞춰 사람이 바뀌어야 우리 정치도 바뀐다.


▷용 의원=총선 전에는 왜 큰 정당에 들어가지 않느냐는 질문을 많이 받았다. 기성 정당 시스템 내에서 청년이 권력 일부를 획득하기보다는 새 시대 어젠다로 세력화를 구상했기 때문에 창당을 결심했다. 인구 비례만큼 청년이 국회에 들어와야 한다는 말에 동의하지 않는다. 더 많이 들어와야 한다. 투표는 할 수 있는데 출마를 못한다는 것은 말이 안 된다.

―청년들의 정치 참여를 독려하기 위한 입법 목표는.

▷전 의원=청년들 눈높이에 맞춰 직접적인 출산·취업 지원과 주거 문제를 해결할 수 있는 정책 지원이 필요하다. 개인적으로 '느그아들 방지법(군인재해보상법)'은 꼭 통과시키고 싶다. 건강하면 국가의 아들, 다치면 느그(너희) 아들이라는 논리는 절대 안 된다.

▷황보 의원=청년 후배들이 도전할 수 있도록 유리천장을 깬 경험자들이 제도를 자꾸 만들어줘야 한다.


당내 청년당을 준비하며 설문조사를 해보니 일자리, 주거, 공정, 젠더 등이 핵심 키워드로 나왔다. 이제 곧 서울·부산시장을 새롭게 뽑는 4·7 재보궐선거인데, 이번 선거부터 이런 정책들이 반영될 수 있도록 적극적으로 청년들 목소리를 당 지도부에 전달하겠다.

▷용 의원=청년들의 키워드를 한마디로 정의하면 바로 '불안정'이다. 열심히 살아도 1~2년 뒤 뭐하고 있을지 모른다는 불안감이 청년을 자살하게 만들고, '헬조선' 담론이 나오게 한다. 불안정한 사회 해결을 위해 기본소득이 필요하다. 단순히 돈을 달라는 게 아니라 빠르게 변화하는 사회를 새롭게 설계하기 위한 담론이다.

―정당들의 청년정치인을 양성하는 정치학교가 부재하거나 유명무실하다.

▷지민규 시도청년정책협의회 공동대표=청년 아카데미조차 정당 인사들이 주축이 돼 회장·부회장을 독점하고, 처음 들어간 사람은 끼어들 수 없는 '끼리끼리' 구조다. 청년 행사와 정책도 서울 여의도 중심이라 지방 청년들은 정치 실무를 배울 기회가 부족하다.


정치인들이 청년은 비례대표를 해야 하는 것으로 알고 있는 게 제일 이상하다.

▷윤여준 지방자치연구소 사계 홍보이사=지방 의원도 정당 공천을 받아야 하기 때문에 지역구 정치를 시작하려면 결국 기성 정치인에게 의존해야 하는 구조다.

▷용 의원=586세대는 청년 정치에 대한 불신을 갖고 있는데 그분들이 처음 정치 권력을 가졌을 때가 30대였다. 개구리 올챙이 적 생각 못하는 셈이다.

―청년 정치 확대를 위한 과감한 방법이 없을까.

▷지민규 대표=기초의회부터 3선 제한을 둬야 한다.

▷김수연 서울청년정책네트워크 활동가=청년이 주도적으로 세력화에 나서야 한다. 정책협의체에 청년들이 참여해 사회적 흐름이 반영된 정책을 만들 수 있어야 한다.

▷윤여준 이사=선거·의정활동 비용에 부담이 큰 청년을 위해선 지방 의원 겸직 금지 규정을 수정해야 한다.


▷황보 의원=겸직을 허용하면 봉사직이 돼야 하고, 과도한 책임을 물지 않아야 하는 점도 함께 고민해야 한다.

[정리 = 채종원 기자 / 정주원 기자 / 최예빈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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