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치

'참패 수습' 혼란의 與…비대위 체제로 내달 2일 조기전대

입력 2021/04/08 17:49
수정 2021/04/08 22:55
민주당 지도부 총사퇴

'친문' 도종환 비대위원장 맡아
다음주 16일 원내대표 선출
윤호중·김경협·박완주·안규백 거론
싸늘한 유권자 민심 돌리려면
부동산·檢개혁 재검토 지적도
◆ 4·7 재보선 후폭풍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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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태년 더불어민주당 대표 직무대행(가운데)과 민주당 최고위원들이 4·7 재보궐선거 패배에 대한 책임을 지고 전원 사퇴한다는 내용의 대국민 성명서를 발표한 뒤 고개 숙여 인사하고 있다. [이승환 기자]

4·7 재보궐선거에서 '역대급 참패'를 당한 더불어민주당이 8일 지도부 총사퇴와 함께 '비상대책위원회'를 구성하며 혼란 수습에 나섰다. 아울러 11개월 남은 내년 3월 대통령 선거까지 당내 후보 경선 관리와 정권 재창출 임무를 맡게 될 새로운 지도부 구성을 놓고 물밑에선 정치세력 간 경쟁이 벌써 불붙기 시작했다.

다만 재보선에서 확인된 민심을 받들기 위해 누가 어떤 노선을 중심으로 집권당의 혁신을 이끌어야 하는지에 대해선 세력 간 입장이 미묘하게 달라 향후 당내에서 치열한 논쟁이 진행될 가능성도 엿보인다. 정치권 일각에선 이번 선거에서 확인된 싸늘한 민심을 되돌리기 위해서는 부동산·세금·검찰개혁 등 당정이 밀어붙인 기존 정책을 원점에서 재검토해야 한다는 지적도 제기된다.


8일 김태년 당대표 직무대행 겸 원내대표는 "바람에 흔들리지 않는 뿌리 깊은 나무처럼 민주당이 다시 국민의 신뢰와 사랑을 받는 정당으로 거듭날 수 있도록 쇄신에 전념하겠다"고 밝혔다. 박광온 사무총장도 "국민의 경고를 뼈저리게 성찰하겠다"며 "선거백서를 냉철하게 준비해 국민과 당원께 보고 드리겠다"고 말했다. 윤건영 의원은 "부족하다고 말씀해주신 것은 더 채우고, 못했다고 지적해주신 것은 더 노력해 잘하도록 처음부터 시작하겠다"고 다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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당내에선 국회 압도적 의석수를 바탕으로 문재인정부의 부동산·세금·검찰개혁 정책을 뒷받침해온 것에 대해 심판을 받았기 때문에 현 지도부가 물러나야 한다는 데 이견이 없었다. 또 판세를 오독해 제대로 된 전술전략을 펼치지 못한 책임론도 나왔다. 한 민주당 관계자는 "유세장에 가 보면 20%포인트 차이로 지는 게 이상하지 않았는데 그렇게 말하면 해당 행위라고 해서 10%포인트 정도 질 것 같다며 말하고 다녔다"고 전했다.


빠른 패배 수습과 국면 전환을 위한 지도부 선출은 오는 16일 원내대표 선거부터 시작한다. 친문 진영에선 윤호중 법제사법위원장과 김경협 정보위원장이 나선다. 이들 중 한 명으로 내부 정리가 이뤄질 가능성이 큰 것으로 전해졌다. 민주평화국민연대에선 박완주 의원이, 정세균계(SK계)에선 안규백 의원이 준비하고 있다. 다음달 2일 열리는 차기 당대표 선거엔 송영길·우원식·홍영표 의원이 나선다.

당대표 및 원내대표 선거의 핵심 이슈는 '친문 주류' 주도의 당 운영방식에 대한 평가가 될 전망이다. 혁신이라는 화두 속에서 문재인 정권의 핵심 기조를 계속 이어가는 것이 바람직한 것인가에 대한 노선투쟁이 될 것으로 예상된다. 이에 대한 각 대선주자 측에서는 다소 입장이 엇갈린다. 이낙연 전 대표와 가까운 의원은 "당 정체성을 지켜 나가면서 정책 역량이 있는 사람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SK계 의원은 "당청 원팀으로 국민을 받드는 게 더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반면 이재명계 한 의원은 "0.01%도 안 되는 친문이 아니라 분노한 국민 눈치를 보는 사람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조응천 의원은 친문 후보들을 겨냥해 "당이 부정적인 평가를 받는 데 상당한 책임이 있다고 생각하는 분은 가급적 이번 당내 선거에 나서지 마라"고 요구했다.

엇갈린 입장은 이날 구성된 비상대책위원회 구성을 놓고도 재연됐다. 친문이자 현 정부에서 문화체육관광부 장관을 지낸 도종환 의원이 원내대표 선출 때까지 비대위원장을 맡고 이후 비대위원으로 활동한다. 또 친문 모임 '민주주의4.0' 소속인 민홍철·이학영 의원도 비대위원이 됐다. 현 지도부에선 원내 협상을 책임질 김영진 원내수석부대표가 포함됐고, 신현영·오영환 초선 의원이 포함됐다. 이에 대해 한 중진 의원은 "엄중한 시기에 다선 중진이 맡아 메시지를 균형 있게 내보내면서 안정감을 줘야 하는데 친문 일색인 구성은 대외적으로 쇄신 메시지를 줄 수 없다"고 주장했다.

이런 가운데 초선 의원들도 쇄신 목소리를 낼 예정이다. 9일 오전 초선 의원 최소 50명이 모여서 향후 당 혁신 방안을 상의하고 합의된 내용을 성명서로 발표할 계획이다. 고영인 의원은 "반성의 내용이 뭐가 돼야 하는지, 당에는 어떤 변화가 필요한지, 초선의 역할은 무엇인지에 대해 허심탄회한 난상 토론을 할 것"이라고 말했다. 이 모임 후 2030세대인 장경태·장철민·이소영·오영환·전용기 의원은 별도로 기자회견을 열어 입장을 발표할 예정이다.

[채종원 기자 / 성승훈 기자 / 이석희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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