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치

충격의 與, 지도부 총사퇴

임성현 기자, 채종원 기자, 성승훈 기자, 이석희 기자
입력 2021/04/08 17:50
수정 2021/04/09 01:35
文 "질책 엄중히 받아들인다"
◆ 4·7 재보선 후폭풍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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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년 대통령선거 전초전인 4·7 재보궐선거 참패로 여권이 패닉에 빠진 가운데 문재인 대통령은 대국민 사과를 했고, 더불어민주당은 지도부가 총사퇴했다. 정권 임기 1년여를 남기고 여권이 위기를 맞으면서 문재인정부의 국정운영 동력도 급속히 약화될 것으로 보인다.

8일 민주당 지도부는 재보선 참패에 대한 책임을 지고 총사퇴했다. 김태년 당대표 직무대행 겸 원내대표는 "국민께서 됐다고 할 때까지 공정과 정의를 바로 세우고 민주당이 다시 국민의 신뢰와 사랑을 받는 정당으로 거듭날 수 있도록 쇄신에 전념하겠다"고 말했다. 민주당은 당초 다음달 중순으로 예정됐던 차기 원내대표 선거를 오는 16일로 앞당겼다. 또 차기 당대표를 선출하는 전당대회도 일주일 앞당긴 다음달 2일 개최하기로 했다.


'친문' 도종환 의원이 차기 원내대표 선출 때까지 비상대책위원장을 맡는다.

문 대통령은 "국민의 질책을 엄중히 받아들인다"며 "더욱 낮은 자세로 보다 무거운 책임감으로 국정에 임하겠다"고 밝혔다. 이어 "코로나19 극복, 경제 회복과 민생 안정, 부동산 부패 청산 등 국민의 절실한 요구를 실현하는 데 매진하겠다"고 말했다.

[임성현 기자 / 채종원 기자]

'참패 수습' 혼란의 與…비대위 체제로 내달 2일 조기전대

민주당 지도부 총사퇴

'친문' 도종환 비대위원장 맡아
다음주 16일 원내대표 선출
윤호중·김경협·박완주·안규백 거론
싸늘한 유권자 민심 돌리려면
부동산·檢개혁 재검토 지적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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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태년 더불어민주당 대표 직무대행(가운데)과 민주당 최고위원들이 4·7 재보궐선거 패배에 대한 책임을 지고 전원 사퇴한다는 내용의 대국민 성명서를 발표한 뒤 고개 숙여 인사하고 있다. [이승환 기자]

4·7 재보궐선거에서 '역대급 참패'를 당한 더불어민주당이 8일 지도부 총사퇴와 함께 '비상대책위원회'를 구성하며 혼란 수습에 나섰다. 아울러 11개월 남은 내년 3월 대통령 선거까지 당내 후보 경선 관리와 정권 재창출 임무를 맡게 될 새로운 지도부 구성을 놓고 물밑에선 정치세력 간 경쟁이 벌써 불붙기 시작했다.

다만 재보선에서 확인된 민심을 받들기 위해 누가 어떤 노선을 중심으로 집권당의 혁신을 이끌어야 하는지에 대해선 세력 간 입장이 미묘하게 달라 향후 당내에서 치열한 논쟁이 진행될 가능성도 엿보인다.


정치권 일각에선 이번 선거에서 확인된 싸늘한 민심을 되돌리기 위해서는 부동산·세금·검찰개혁 등 당정이 밀어붙인 기존 정책을 원점에서 재검토해야 한다는 지적도 제기된다.

8일 김태년 당대표 직무대행 겸 원내대표는 "바람에 흔들리지 않는 뿌리 깊은 나무처럼 민주당이 다시 국민의 신뢰와 사랑을 받는 정당으로 거듭날 수 있도록 쇄신에 전념하겠다"고 밝혔다. 박광온 사무총장도 "국민의 경고를 뼈저리게 성찰하겠다"며 "선거백서를 냉철하게 준비해 국민과 당원께 보고 드리겠다"고 말했다. 윤건영 의원은 "부족하다고 말씀해주신 것은 더 채우고, 못했다고 지적해주신 것은 더 노력해 잘하도록 처음부터 시작하겠다"고 다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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당내에선 국회 압도적 의석수를 바탕으로 문재인정부의 부동산·세금·검찰개혁 정책을 뒷받침해온 것에 대해 심판을 받았기 때문에 현 지도부가 물러나야 한다는 데 이견이 없었다. 또 판세를 오독해 제대로 된 전술전략을 펼치지 못한 책임론도 나왔다. 한 민주당 관계자는 "유세장에 가 보면 20%포인트 차이로 지는 게 이상하지 않았는데 그렇게 말하면 해당 행위라고 해서 10%포인트 정도 질 것 같다며 말하고 다녔다"고 전했다.

빠른 패배 수습과 국면 전환을 위한 지도부 선출은 오는 16일 원내대표 선거부터 시작한다. 친문 진영에선 윤호중 법제사법위원장과 김경협 정보위원장이 나선다. 이들 중 한 명으로 내부 정리가 이뤄질 가능성이 큰 것으로 전해졌다.


민주평화국민연대에선 박완주 의원이, 정세균계(SK계)에선 안규백 의원이 준비하고 있다. 다음달 2일 열리는 차기 당대표 선거엔 송영길·우원식·홍영표 의원이 나선다.

당대표 및 원내대표 선거의 핵심 이슈는 '친문 주류' 주도의 당 운영방식에 대한 평가가 될 전망이다. 혁신이라는 화두 속에서 문재인 정권의 핵심 기조를 계속 이어가는 것이 바람직한 것인가에 대한 노선투쟁이 될 것으로 예상된다. 이에 대한 각 대선주자 측에서는 다소 입장이 엇갈린다. 이낙연 전 대표와 가까운 의원은 "당 정체성을 지켜 나가면서 정책 역량이 있는 사람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SK계 의원은 "당청 원팀으로 국민을 받드는 게 더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반면 이재명계 한 의원은 "0.01%도 안 되는 친문이 아니라 분노한 국민 눈치를 보는 사람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조응천 의원은 친문 후보들을 겨냥해 "당이 부정적인 평가를 받는 데 상당한 책임이 있다고 생각하는 분은 가급적 이번 당내 선거에 나서지 마라"고 요구했다.

엇갈린 입장은 이날 구성된 비상대책위원회 구성을 놓고도 재연됐다. 친문이자 현 정부에서 문화체육관광부 장관을 지낸 도종환 의원이 원내대표 선출 때까지 비대위원장을 맡고 이후 비대위원으로 활동한다. 또 친문 모임 '민주주의4.0' 소속인 민홍철·이학영 의원도 비대위원이 됐다. 현 지도부에선 원내 협상을 책임질 김영진 원내수석부대표가 포함됐고, 신현영·오영환 초선 의원이 포함됐다. 이에 대해 한 중진 의원은 "엄중한 시기에 다선 중진이 맡아 메시지를 균형 있게 내보내면서 안정감을 줘야 하는데 친문 일색인 구성은 대외적으로 쇄신 메시지를 줄 수 없다"고 주장했다.

이런 가운데 초선 의원들도 쇄신 목소리를 낼 예정이다. 9일 오전 초선 의원 최소 50명이 모여서 향후 당 혁신 방안을 상의하고 합의된 내용을 성명서로 발표할 계획이다. 고영인 의원은 "반성의 내용이 뭐가 돼야 하는지, 당에는 어떤 변화가 필요한지, 초선의 역할은 무엇인지에 대해 허심탄회한 난상 토론을 할 것"이라고 말했다. 이 모임 후 2030세대인 장경태·장철민·이소영·오영환·전용기 의원은 별도로 기자회견을 열어 입장을 발표할 예정이다.

[채종원 기자 / 성승훈 기자 / 이석희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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