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치

상속세율 인하·차등의결권…'김부겸 경제정책'에 쏠린 눈

입력 2021/04/18 17:32
수정 2021/04/19 09:36
실사구시 관점서 韓성장 고민
'기로에 선 한국경제' 책서 밝혀

기본소득으로 복지체계 리셋
노동시장 유연화도 함께 제안
임기말 총리, 정책주도엔 한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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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재인정부의 사실상 마지막 국무총리로 김부겸 전 행정안전부 장관이 지명되면서 코로나19로 인한 경제 위기 극복을 위한 그의 정책 비전이 주목된다. 김 총리 지명자는 작년 4월 21대 총선에서 낙선한 뒤 저서 집필에 주력한 끝에 올해 초 '기로에 선 한국경제'(매경 출판)를 공저로 출간했고 이를 통해 자신의 경제 비전을 집약했다.

그는 지난 16일 총리 후보로 지명된 직후에도 "남은 1년 가장 중요한 과제는 일자리, 경제, 민생"이라며 경제 분야에 전력투구하겠다는 의지를 밝혔다. 다만 정권 레임덕 추세가 나타난 가운데 내년 새 정부 출범까지 총리 임기가 1년 정도 남았다는 점에서 이 같은 정책 비전이 실제로 얼마나 집행될 수 있을지 불투명하다는 전망도 나온다.


김 지명자는 자신의 저서를 통해 "탁상공론이나 이념을 배제하고 실사구시의 관점에서 한국 경제의 지속적 성장 방안을 고심했다"고 밝히면서 코로나19 위기 극복을 위한 정책은 물론이고 장기적 관점에서 성장 전략을 제시해 눈길을 끌었다.

특히 진보진영에서는 금기어로 취급되던 상속세 인하도 언급했다. 김 지명자는 저서에서 "기업인들이 상속으로 인한 경영권 상실의 위험에서 벗어날 수 있도록 차등의결권을 부여하거나 경제협력개발기구(OECD) 최고 수준의 상속세율 인하 및 유산취득세제로의 전환 등 세제 개편도 논의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코로나19 이후를 대비한 중장기적 투자는 방향성은 좋지만 민간 투자를 촉진하기 위한 정책이 필요하다는 제언도 나왔다.

그는 "정부가 한국형 뉴딜을 발표한 것은 성장잠재력 제고를 위해 좋은 방향"이라면서도 "다만 정부 등 공공부문에 의한 투자는 민간 투자를 구축할 수 있다는 점을 유념할 필요가 있다"고 지적했다. 4차 산업혁명에 대응하기 위해서는 정부 차원의 단기 투자보다는 민간 투자를 촉진하기 위한 규제 완화가 필요하다는 주장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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특히 코로나19 이후 미국 금리가 인상될 경우 한국 부동산·주식 등 자산시장에 큰 타격이 될 것이라고 내다봤다.


김 지명자는 "가계부채 취약 국가로 거론되는 한국은 높은 원리금 상환 부담률이 금융시장과 자산시장 혼란의 뇌관이 가능성이 있다"고 분석했다.

코로나19가 종식된다 하더라도 경제 회복과 성장은 K자형으로 이뤄질 것이라는 게 김 지명자의 전망이다. 그는 "K자형 경제 성장과 4차 산업혁명 기술의 발전은 저소득층과 중산층의 일자리와 소득을 감소시키고 플랫폼 노동 등 비정형 형태의 노동자를 증가시키며 사회 양극화를 심화시킬 것"이라고 우려했다. 이에 따라 "4차 산업혁명 관련 산업 성장에 수반되는 성장의 그늘에 대한 사회안전망 강화와 재편에 대한 사회적 논의와 합의가 필요하다"는 게 그의 시각이다.

그는 "코로나19 사태를 경험해보니 기존 복지체계가 보호하지 못하는 허점이 너무 많았다"며 "이제는 기본소득 토론을 피해갈 수 없는 시점"이라고 강조했다.


아직까지 기본소득에 대한 논의가 이뤄지지 않고 있지만 김부겸 총리 시대에는 기본소득이 본격적인 공론화의 장을 거칠 수도 있을 것으로 전망된다. 그는 재원 마련을 위해선 기존 복지제도 및 세액공제 조정과 함께 증세까지 논의할 수 있다는 입장을 유지해 왔다. 그는 "기본소득이 단순한 복지제도를 넘어 기존 사회복지체계를 리셋하고, 이를 통해 파생되는 경제효과까지 함께 논의해 사회적 대타협에 도달해야 한다"고 덧붙였다.

김 지명자는 특히 기본소득제를 바탕으로 노동시장 유연화를 이뤄낼 수 있다고 강조했다.

지금까지 적절한 사회보장이 전제되지 못해 노동시장 유연화가 논의조차 되지 못했는데, 이를 위한 장치로 기본소득이 필요하다는 것이다. 여기에 일정한 실업수당과 재교육·전직 기회를 제공하는 것을 전제로 노동시장 유연화가 반드시 필요하다고 밝혔다.

그는 특히 정규직의 노동조건 유연화가 핵심이라고 짚었다. "다수인 정규직보다 소수인 비정규직의 보호 수준을 완화하는 것이 용이해 논의가 비정규직에 한정 지어졌다"며 "정치적으로 어려운 과제지만 정규직 보호 수준을 개혁을 통해 완화해야 한다"고 제안했다.

이 같은 비전과 제안이 문재인 대통령 임기 말 국무총리로서 얼마나 실행 가능할지 의문이지만, 앞으로 새 내각을 이끌며 그의 경제 정책 근간이 될 수 있다는 점에서 주목된다.

[한예경 기자 / 문재용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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