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치

"20대는 진보·보수 넘나들어…소수의견 귀막는 정당 이젠 안먹혀"

입력 2021/04/19 17:46
수정 2021/04/20 10:26
與野초선 4인이 본 쇄신의 조건

쇄신막는 꼰대정치 바꿔야
與, 걸핏하면 전당원투표
민심과는 먼 당론 관철시켜
野, 초선들 의견 듣는 시늉만
당내 민주화 아직 갈길 멀어

20대 지지 얻어야 대선 승리
몰표 줬다가도 언제든 돌아서
특정 계파가 힘 독식하면 안돼
시대정신 대변 할 후보 나와야
◆ 확 바뀐 정치지형 (下)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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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7 재보궐선거 이후 정치권에서 `쇄신` 요구가 높아진 가운데 여야 초선 의원들이 국회에서 매일경제와 만나 정당 개혁에 대한 소신을 밝혔다. 왼쪽부터 장철민·이소영 더불어민주당 의원, 박수영·유경준 국민의힘 의원. [이승환 기자]

4·7 재보궐선거 이후 여야 각 정당에서는 너나없이 '쇄신'이 최대 화두다. 유권자, 특히 젊은 층의 무서운 민심을 현장에서 확인했고 구태를 버리고 쇄신하지 못하면 내년 3월 대선에서 미래가 없다는 절박한 위기의식이 작용했기 때문이다. 하지만 국회 입성 1년을 맞은 여야 초선 의원들은 "당내 민주화가 아직 멀었다"고 입을 모았다. 이소영·장철민 더불어민주당 의원과 박수영·유경준 국민의힘 의원을 만나 지난 재보선의 의미와 정당 개혁에 대한 의견을 들어봤다.

―4·7 재보선 이후 당 쇄신의 목소리가 높아졌는데.

▷이소영 의원=중요한 의사결정을 전 당원 투표로 결정해 왔기 때문에 절차적인 면에서는 당내 민주주의가 안착돼 가고 있다.


하지만 내용을 보면 민심과 괴리된 당론을 관철하기 위해 전 당원 투표를 통해 문제를 회피하려 했다는 비판도 있다. 당이 '원팀'을 지나치게 강조하다 보니 잘못된 부분에 대해 문제 제기를 하기 어려운 측면도 있었다.

▷유경준 의원=1년 뒤 정권을 잡으려면 당내 민주화가 더욱 필요하다. 우리가 전국정당이 돼야 하고 젊은 층 표심을 잡아야 하는데, 그런 논의에 대해 특정 지역 배제라고 하고 지역 갈라치기라고 하는 것은 구태 정치다.

▷박수영 의원=초선들이 자유롭게 이야기할 수 있느냐는 면에서 높은 점수를 줄 수 있지만, 초선들의 뜻이 실제 반영되느냐는 부분에 있어서는 점수가 낮다. 의원총회에서 초선들이 자유롭게 의견을 얘기하는데, 원내 지도부는 나중에 '잘 들었다. 이제부터 우리가 알아서 할게' 이런 식이다. 당내 민주화가 잘 안 되는 이유는 중앙당이 공천권을 쥐고 있어서 제대로 말을 못하기 때문이다.

―지난 재보선에서 20대 유권자의 표심을 어떻게 보는가.

▷이 의원='스윙보터(swing voter) 세대'의 출현이다. 현재 20대는 진보와 보수의 진영 논리에서 벗어난 세대이고, 고정적인 정치적 지향이나 특정 이데올로기를 인정하지 않는 경향을 보인다. 자신이 지지한 정당이나 정치인이 기득권에 안주하거나 불합리하다고 판단될 때 언제든지 지지를 철회하기 때문에 앞으로 20대가 정치세력의 당락을 가를 캐스팅보트를 쥐게 될 것이다.


▷장철민 의원=민주당 지지에 대한 등락이 이렇게 클 수 있는지 엄청나게 놀랐다. 하지만 우리가 이번에 잃었던 20대 지지는 국민의힘 호감도가 올라서가 아니라 민주당에 대한 비호감도가 강해진 것이라고 본다. 자칫하면 20대의 정치 혐오가 심화되면서 우리 사회 민주주의 발전에 큰 걱정거리가 될 수 있다는 점에서 우려된다.

▷유 의원=젊은 층이 공감할 수 있는 경제 정책을 세우고, 성장에 대한 담론을 이야기하고, 일자리를 창출할 수 있는 방안을 구체적으로 제시해야 한다. '20대의 반란'은 공정 문제, 부동산 문제, 그에 따른 세금 문제가 기폭제가 됐고 문재인정부가 이것을 해결하지 못한다면 내년 대선 때 우리가 더 큰 차이로 이길 수 있다.

▷박 의원=부산에서는 현 정부 인사들의 '내로남불' 행태가 20대의 분노를 불렀다. 여당이 아무리 네거티브 공세를 펼쳐도 격차가 줄어들지 않은 것은 그런 이유다. 또 부산 지역 20대가 일자리 문제로 너무 고통받고 있다. 국내 100대 기업 중 르노삼성 하나만 부산에 있는데 그마저도 상황이 어렵다. '소주성(소득주도성장)'으로 청년은 아르바이트 자리도 잃었다.

―선거운동 과정에서 반성할 부분은.

▷유 의원=우리가 잘해서 이긴 선거는 아니라고 본다. 시민들이 느끼는 정부의 일자리 정책 실패, 부동산 정책 실패가 너무 커서 여당에서 아무리 네거티브 공세를 해도 어떻게 덮을 엄두도 못 냈다. 아쉬운 점은 야당으로서 정책 대안을 제시하고 평가받는 과정이 있었어야 했는데, 네거티브 선거에 덮여 그런 게 안 보였다.

▷이 의원=작년 총선에서 국민이 민주당에 거대 의석을 주신 의미는 국민의 의견을 잘 듣고 국민의 뜻에 따라 할 일을 잘하라는 것이었다.


하지만 때로는 '우리는 옳다'는 오만한 판단하에 추진한 과제들이 있었다. 또 우리의 잘못과 부족함이 드러났을 때 반성보다 변명으로 일관한 태도가 '내로남불'이라는 비판과 함께 국민으로부터 심판받았다.

▷장 의원=1년 이상 지속된 코로나19 사태로 국민의 어려움이 상상을 초월하는 수준까지 커졌는데, 정치권은 자기들끼리 싸우고 피부에 와닿지 않는 공약을 내놔 국민 정서와 괴리감을 준 게 아닐까 반성된다.

―과거에도 초선들의 쇄신 운동이 있었지만 대부분 용두사미로 끝났다.

▷박 의원=과거 '남원정(남경필·원희룡·정병국 전 의원)'이나 민본21 같은 초선 모임이 가능했던 것은 당내에 주류 계파가 있고 이 계파를 계속 비판하고 대안을 제시했기 때문인데, 현재 우리 당에는 계파가 없다. 따라서 과거처럼 '외곽에서 개혁하는' 초선이 아니라 지도부 내로 들어가서 개혁의 주체가 되는 초선의 역할이 필요하다.

▷이 의원=새로운 흐름을 만들기 위해서는 소위 '계급장 떼고 성역 없이' 토론할 수 있는 당내 분위기를 만들고 그런 토론의 장을 제도화해야 한다. 재보선 이후 많은 토론을 통해 의견을 내고 있는 2030 의원, 당내 초선 의원 모임 등과 같이 다양한 그룹이 만들어지게 되면 당내 다양성이 확대될 것이다. 다양성은 곧 혁신으로 이어질 것이다.

▷장 의원=과거 초선들의 쇄신 운동은 정당정치 발전보다는 세력 교체를 목표로 한 것이라고 볼 수 있다. 그 세력에 밀리거나 교체해 내거나 하는 것이다. 당연히 용두사미가 될 수밖에 없다. 누가 쇄신돼야 한다가 아니라 무엇을 어떻게 할 것이냐에 초점을 모아야 한다.

―내년 대선을 앞두고 가장 많이 달라져야 할 과제는.

▷유 의원=후보 선출에 있어서는 오디션 프로그램과 같은 경선 방식이 최선이라고 보지만, 토론 룰세팅을 바꿀 필요가 있다. 오세훈 서울시장과 박영선 민주당 후보 간 토론회를 보면 정책은 없고 '닭싸움' '물고 뜯기'만 남았다. 국민이 정치에 실망만 할 뿐이다.

▷박 의원=코로나19 확산세가 진정된다는 것을 전제로 타운홀 미팅을 많이 했으면 좋겠다. 관공서에서 장소를 빌려주고 후보와 당이 일반 주민을 만나 질문을 받고 답을 하는 방식으로 '민낯'을 보여주면서 평가를 받아야 한다.

▷장 의원=시대정신을 제대로 읽어주는 경선 과정이 돼야 한다. 코로나19가 장기화하면서 양극화가 심해지고 있다. 지난해 말 대기업은 성과급 잔치를 하고, 자산가는 부동산·주가가 폭등해 부의 규모가 커졌지만 그렇지 못한 분들은 어려움이 가중됐다. 시대정신을 만들어 가는 대선 후보들 역할이 필요하다.

[박인혜 기자 / 최예빈 기자 / 박제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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