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치

K반도체 위기론에 정치권서도 '이재용 사면론' 커지나

입력 2021/05/19 07:01
수정 2021/05/19 07:51
이광재 "이재용 사면 긍정적으로 검토해야"
정세균 "국민 공감대 마련됐다 보기 어려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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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사진=매경DB]

여권 내 잠룡을 비롯해 최근 야권에서도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 사면론이 대두되고 있다.

문재인 대통령이 이 부회장 사면 가능성을 열어두면서 정치권에서 논의가 급물살을 타는 것이다.

대선 출마를 준비 중인 '친노' 이광재 더불어민주당 의원은 지난 17일 MBN '정운갑의 집중분석' 인터뷰를 통해 이 부회장 사면에 찬성하는 입장을 밝혔다. 그는 "백신과 반도체 문제가 세계 기술 경쟁의 정점에 서 있다"며 "이 부회장의 역할이 있다면 사면을 긍정적으로 검토할 때가 온 것이 아닌가 생각한다"고 말했다. 이 의원의 발언은 여권 잠룡 가운데 이 부회장 사면 관련 첫 공식 입장이어서 주목을 받았다.

야권에서는 김기현 국민의힘 당 대표 권한대행 겸 원내대표가 이재용 사면을 전향적으로 판단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김 원내대표는 17일 경기 화성시의 삼성전자 캠퍼스에서 삼성전자 임원진과의 간담회를 마친 뒤 기자들과 만나 "어떤 기업이나 특정인의 문제가 아니고 국가의 발전과 관련된 문제라는 차원에서 이 문제(이 부회장 사면론)를 폭넓게 봐야 한다"며 이같이 말했다. 이어 "우리나라 반도체 산업을 중심으로 한 전 세계적 경쟁력을 확보하고, 격화되고 있는 국가 간의 경쟁에 잘 대응하기 위해서 신속하고 과감한 의사결정이 필요할 것이라고 판단한다"고 강조했다. 다만 그는 "우리 당이 사면 요구를 할 사안은 아니라고 본다. 대통령이 결정해야 될 사안"이라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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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재인 대통령이 지난 17일 청와대에서 열린 수석·보좌관 회의에서 발언하고 있다. [사진 제공 = 연합뉴스]

여야 정치권 인사들이 이재용 사면론을 공식화한 계기는 최근 문 대통령이 달라진 입장을 내놓은 데 따른 것이다.

앞서 문 대통령은 지난 10일 취임 4주년 특별연설 후 기자회견에서 이재용 사면론에 대해 "국민의 많은 의견을 들어 판단하겠다"고 밝힌 바 있다.

문 대통령은 "경제계뿐만 아니라 종교계에서도 그런 사면을 탄원하는 의견들을 많이 보내고 있다"며 "지금 반도체 경쟁이 세계적으로 격화되고 있어서 우리도 반도체 산업에 대한 경쟁력을 더욱더 높여 나갈 필요가 있는 것이 분명한 사실"이라고 설명했다.


앞선 신년 기자회견에서 "지금은 사면을 말할 때가 아니다"라고 말한 것과 사뭇 다른 분위기다. 다만 문 대통령은 "형평성이라든지 과거의 선례라든지 국민 공감대를 생각하지 않을 수 없다"고 덧붙였다.

반면 신중론도 만만치 않다.

정세균 전 국무총리는 이재용 사면론에 국민 공감대가 마련됐다 보기 어렵다며 신중론을 폈다.

차기 대권 주자인 정 전 총리는 17일 BBS 라디오 '박경수의 아침저널'과의 인터뷰에서 "시스템 반도체는 따라잡아야 하고 대규모 투자가 이뤄지려면 (사면이) 필요한 것 아니냐고 생각하는 국민도 많은 것 같다"면서도 "아직 (사면에 대한) 공감대가 다 마련됐다고 보기는 어려울 것 같다"고 밝혔다. 그러면서 "아마 대통령께서 국민 여론도 참작하시면서 잘 살피실 것으로 본다"고 덧붙였다.

이런 가운데 이낙연 전 더불어민주당 대표도 18일 MBC 라디오 '김종배의 시선집중'에 출연해 이 전 부회장 사면론과 관련한 질문에 "사법적 정의라는 가치가 있고, 기타 고려 사항이 있을 것"이라며 "대통령 취임 4주년 기자회견 때 대통령께서 종합적인 판단을 하겠다는 말씀이 있었기 때문에 더 보탤 말이 없다"고 했다.

지난 13일 엠브레인퍼블릭·케이스탯리서치·코리아리서치·한국리서치가 전국 만 18세 이상 1003명에게 이 부회장의 사면에 대한 의견을 조사한 결과(표본오차 95% 신뢰수준 ±3.1%포인트) 찬성한다는 응답이 64%로 반대 의견(27%)보다 2배 이상 높았다. 이보다 앞서 지난 12일 한길리서치가 쿠키뉴스 의뢰로 이 부회장 사면론에 대해 여론조사를 실시한 결과 찬성하는 응답이 68.4%(반대 25.7%)였다.(여론조사 관련 자세한 내용은 중앙선거여론조사심의위원회 홈페이지 참조)

[김현정 매경닷컴 기자 hjk@m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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