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치

[인터뷰] 추미애 "2004년 노무현 탄핵 때 이낙연 반대 기억 없어"

채수환 기자, 이상훈 기자, 성승훈 기자
입력 2021/07/27 17:48
수정 2021/07/28 09:45
19년 전 盧가 '대통령감' 치켜세운 추미애 후보

핵심은 불공정·양극화 해소
땅주인에게 국토보유세 걷고
전 국민에 배당금으로 돌려줘
토지 독점·투기 폐단 없앨 것

지금 부동산 상황은 反시장적
길 하나 차이로 충고 허가 갈려
재건축·재개발 지역별로 풀고
택지조성원가 연동제 되살려야

보신행정 갑질규제 사라져야
안전관련 규제 필요하지만
관료주의 폐단은 줄여야
◆ 대권주자 릴레이 인터뷰 ⑪ ◆

대담 = 채수환 정치부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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추미애 전 법무부 장관이 서울 여의도 사무실에서 진행한 매일경제 인터뷰에서 대권 도전에 대한 견해를 밝히고 있다. 추 전 장관은 개혁 정치를 복원해 달라는 더불어민주당 지지자들 요청에 부응하겠다며 대선 경선 레이스를 완주하겠다는 의지를 내비쳤다. [이승환 기자]

2002년 12월 제16대 대통령 선거를 하루 앞두고 노무현 민주당 후보는 서울 명동에서 열린 마지막 유세장에서 "여기 대찬 여자 추미애 의원도 있다"며 당시 재선에 불과했던 추 의원을 차기 대선 후보로 치켜세웠다. 그 추미애가 20대 대통령 선거 도전에 나섰다. 현재 각종 여론조사에서 이재명 경기도지사, 이낙연 전 더불어민주당 대표에 이어 여권 후보 중에서 세 번째로 높은 지지율을 기록하고 있다. 윤석열 전 검찰총장과 대립했던 강성 이미지가 대선 가도에서 걸림돌인 동시에 핵심 지지층의 뜨거운 지지를 받는 양날의 칼이다. 다음은 일문일답.

―대선 출마를 결심한 배경은. 왜 추미애가 아니면 안 되는 건가.

▷차기 대선의 시대적 화두는 불공정·양극화 해소다.


불공정과 양극화의 원인은 토지 독점에서 나온다. 땀을 흘려도 공정한 대접을 받지 못하면서 사회 시스템에 대한 신뢰가 무너지고 있는 것이다. 국가 경쟁력을 갉아먹고 있는데 이를 뛰어넘을 지도력이 필요하다. 미래 비전을 제시해도 부족한 판인데 과거를 갖고 논쟁하는 것은 한심한 일이다.

―2008년에 이어 두 번째 대권 도전인데.

▷여당 지지자들은 흐릿한 민주당이 아니라 선명한 민주당을 바라고 있다. 개혁 정치를 복원해 달라는 요청이다. 다른 후보들이 얘기하면 뻔한 얘기다 싶은데도 제가 얘기하면 믿어주신다. 갈증이 나고 답답했는데 저처럼 시원하게 말하는 사람이 없었기 때문이다.

―불공정과 양극화는 어떻게 해소할 수 있나.

▷1호 공약이 지대개혁이다. 첫째로 부동산 불로소득을 합리적 공정 과세를 통해 사회에 환원시키겠다. 둘째는 부동산 보유세를 높이는 것이다. 특히 보유세 실효세율을 0.5%로 상향하겠다. 과거 한나라당도 동의했던 수치이기 때문에 세금 폭탄이란 얘기가 나오지는 않을 거라고 본다. 다만 일정액 이하의 실거주 주택과 사업용 토지에 대한 보유세는 현재 수준을 유지하겠다.

―국토보유세로 배당금을 지급하나.

▷종합부동산세를 국토보유세로 전환하면 사회적 배당금을 지급할 수 있다. 전 국민에게 한 번씩 드릴 수도 있지만 푼돈이 된다. 5만원씩 지급할 것을 20년간 모으면 목돈이 되지 않겠나. 생애주기별로 배당할 수도 있다.

―기본소득이라는 오해도 있는데.

▷기본소득을 나눠주기 위한 재원이 아니다. 국토보유세의 목적은 토지 독점의 폐단을 없애겠다는 것이다.


토지 투기와 부동산 거품을 빼내자는 말이다. 이를 통해 지가를 낮추면 주거 비용이 낮아진다. 그러면 소수가 기회비용을 독점하는 일은 사라질 것이다.

―일자리 문제가 갈수록 심각한데.

▷소수가 부동산을 독점하면 금융 접근마저 어려워진다. 부동산과 같은 안전 자산을 확보해야 대출받을 수 있기 때문이다. 토지 독점을 해소해야 창업이 쉬워지고, 창업을 해야 고용도 창출된다. 일자리를 위해 지대개혁을 하자는 얘기다.

―정부와 국회에서 규제가 쏟아지고 있는데.

▷안전과 생명에 직결된 규제는 필요하지만 보신 행정으로 인한 갑질 규제는 사라져야 한다. 국회만 문제가 아니라 관료주의 폐단이 훨씬 심하다. 하지 말아야 할 것만 적어 놓고 나머지는 재량권으로 적극 행정을 할 필요가 있다. 타인 권리를 침해하거나 부패하지 않는 이상 폭넓게 열어줘야 한다.

―부동산도 규제에 묶여 있는데.

▷재건축·재개발은 일괄 규제할 게 아니라 지역별로 순차적으로 풀어줄 필요가 있다. 강남을 신도시로 개발하면서 영등포·구로는 공업지구로 묶고, 광진은 공원·주택지로 했다. 길 하나 차이로 성동구 빌딩은 30층을 넘기는데 광진구는 5층밖에 못 한다. 공급은 택지조성원가 연동제로 해야 한다. 토지 가액이 낮아지면 아파트 분양가도 저절로 낮아진다. 노무현정부에서는 조성원가 연동제였는데 박근혜정부에서 감정가액에 연동시켰다. 이를 다시 조성원가로 환원해야 한다. 지금 부동산 상황은 가격 담합으로 반(反)시장적이다.

―최근 청년들이 정부·여당에 등을 돌리고 있는데.

▷586세대와 다른 환경에서 사회적·경제적 자립이 상대적으로 어려운 것은 분명한 현실이다. 일명 동서남북 지원으로 취업·창업·주택·금융을 지원하겠다. 우선 해외 공공학위와 온라인 교육을 강화할 생각이다. 지역별 창업카페와 산학연 연계 강화로 창업도 돕겠다.


―여성 주자로서 젠더 갈등은 어떻게 보나.

▷3살이면 인권감수성이 형성된다는데 여성을 길들이는 존재가 아니라 하나의 사람으로 받아들이도록 교육해야 한다. 이성에 대한 자세가 순종이 아니라는 교육이 선행될 필요가 있다.

"2004년 노무현 탄핵 당시 이낙연이 반대한 기억 없어"

민주당 '탄핵 논란' 공방에
秋 "참여정부 입각제안 받아"

여당 경선에서 2004년 노무현 대통령 탄핵이 뜨거운 감자로 부상했다. 대권 후보들의 당시 행보를 놓고 이른바 '적통 논란'이 다시 점화된 것이다. 추미애 전 법무부 장관은 당시 친노 정치인들이 창당한 열린우리당에 합류하지 않고 새천년민주당에 잔류해 탄핵을 찬성했고, 이 일은 이후 자신이 가장 크게 후회하는 일로 남게 됐다. 당시 상황에 대한 견해를 들었다.

―당시 탄핵을 찬성했다가 국민에게 사죄하는 의미로 3보1배를 했는데.

▷노무현 전 대통령께서도 사정의 앞뒤를 잘 알았다. 제가 정치를 당분간 안 한다며 미국에 갔는데도 사람을 보내 한두 차례 입각을 제의했다. 환경부와 국토교통부를 통합하겠다며 장관직을 맡아 달라고 했다. 그러나 새천년민주당과 열린우리당이 갈등을 겪던 상황이어서 입각하지 않는 것이 도움이 되겠다고 생각해 사양했다.

―탄핵 찬반을 놓고 여권 후보들이 공방 중인데.

▷당시에는 정기 회의뿐 아니라 각종 긴급 회의가 많았는데 이낙연 전 더불어민주당 대표가 의원총회 등에서 탄핵 반대 의견을 말했던 기억이 없다. 그러나 저는 명백히 반대 발언을 한 바 있다. 당시 전남에서는 탄핵 찬성 여론이 높았던 것은 사실이다. 지역 정서에 거슬리는 발언을 한 것을 보지 못했다.

―윤석열 전 검찰총장을 대선 후보로 키웠다는 지적도 있는데.

▷국민의힘에서 주로 하는 얘기다. 윤 전 총장 문제는 제가 수사지휘를 하지 않았다면 지금쯤 제동이 걸리지 않았을 것이다. 이제서야 결과가 나타나고 있지 않나. 윤 전 총장의 허상이 벗겨지고 실체가 드러나고 있다. 지지율이 하락하면서 이낙연 후보에게 표가 가고 있던데 결국에는 제게 올 거라고 본다.

―김경수 전 경남도지사 유죄 판결에 대해 책임론이 불거졌는데.

▷당시 야당 지도자들이 정치 공세를 하면서 여론이 심각하게 돌아갔다. 청와대와 정당에도 '악성 댓글을 단속해 달라'는 청원과 민원이 들어왔다. 댓글 조작 수사 촉구는 제 결정이 아니라 민주당 가짜뉴스 대책반 건의였다.

―경선 상황을 지켜보며 후보 단일화도 고려하고 있나.

▷단일화 생각은 전혀 없다. 누가 제안하더라도 참여하지 않겠다. 일각에서 이재명 대 반(反)이재명 구도를 생각하는 셈법이 있었던 것 같다. 제가 등장한 것이 의외의 변수가 됐다.

지지율 3위에 안착하니까 편안한 작전으로는 갈 수 없다는 생각이 있었던 것으로 보인다. 이른바 명추연대(이재명·추미애)도 언론에서 만들어낸 엉터리 얘기다.

▶▶추미애 전 장관은…

△1958년 대구 출생 △한양대 법학과 △24회 사법시험 합격 △춘천·인천·전주지법 판사 △15·16·18·19·20대 국회의원(서울 광진을) △2016년 더불어민주당 대표 △2020년 법무부 장관

[정리 = 이상훈 정치전문기자 / 성승훈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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