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치

'입법독주' 비판에 與 주춤…與野, 언론규제법 28일 담판

입력 2021/09/27 17:37
수정 2021/09/28 00:00
본회의 예고시한 넘겼지만
여야, 독소조항 절충 시도
與, 손해배상 '한도' 삭제 검토
이르면 28일 합의안 마련할듯

與 강행땐 野 필리버스터 방침
국회 파행 우려에 靑도 고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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윤호중 더불어민주당 원내대표(왼쪽 둘째)와 김기현 국민의힘 원내대표(왼쪽 셋째)가 27일 저녁 국회에서 박병석 국회의장 주재로 열린 회동을 마치고 기자들에게 설명하고 있다. 여야는 이날 본회의를 보류하고 28일 다시 언론중재법 처리와 관련한 협상을 하기로 했다. [이승환 기자]

더불어민주당과 국민의힘은 언론중재법 개정안 국회 본회의 처리를 당초 합의한 27일에서 하루 연기하고 협상을 이어가기로 했다. 민주당이 '입법 독주' 비판을 의식해 강행 처리를 주춤하는 모양새다. 27일 양당 원내 지도부는 핵심 쟁점이었던 징벌적 손해배상제와 관련해 새로운 안을 논의한 것으로 전해지면서 28일 극적인 합의를 이뤄낼지 주목된다.

이날 윤호중 민주당·김기현 국민의힘 원내대표는 세 차례 회동을 진행했지만 언론중재법 합의에 이르지 못했다. 오전 10시 30분 국회 1차 회동에서 50분가량 논의했고 낮 12시 박병석 국회의장 주재로 국회의장실에 다시 모여 도시락을 먹으며 추가로 논의를 이어갔지만 1시간20분 만에 종료됐다.


이후 각 당에 돌아가 내부 정리를 하고 양당 수석부대표들이 먼저 만나서 조율한 뒤 오후 6시 30분 윤 원내대표와 김 원내대표가 다시 만났다.

윤 원내대표는 마지막 회동 종료 후 취재진에게 "국회의장과 함께 협상을 이어갈 것이고 많은 어려운 문제들이 있지만 마지막까지 합의안 도출을 위해 최선을 다하겠다"고 말했다. 김 원내대표는 "의견 접근을 위해 노력 중"이라면서도 접점을 찾은 내용에 대해서는 "나중에 말하겠다. 지금은 난처하다"고 즉답을 피했다. 28일 오전 11시 양당 원내대표는 박 의장 주재로 최종 담판을 시도한다.

민주당은 핵심 이슈인 징벌적 손해배상의 5배 배상 한도 규정을 삭제하는 대신 다른 방법으로 가짜뉴스를 강하게 처벌하는 근거를 마련하는 방안을 협상 카드로 제시한 것으로 전해졌다. 여당 관계자는 "합의 처리를 하겠다는 기조는 확실하니 최대한 접점을 만들려고 하는 것"이라고 설명했다.

다만 또 다른 주요 쟁점인 열람차단 청구권과 관련해서는 평행선을 달린 것으로 알려졌다. 민주당은 사생활 관련 사안에 대해 해당 조항 적용을 유지하자는 입장이고, 국민의힘은 해당 규정 완전 삭제를 고수했다고 한다.


또 정정·반론보도 청구권 필요성에 양당이 공감했지만 분량 방식 등을 놓고 이견이 있는 상황이어서 이 부분도 28일 협상에서 결론이 날 수 있을지 주목된다.

민주당이 27일 처리를 고수하지 않은 것은 거센 역풍을 우려했기 때문으로 보인다. 한 달 전 '8인 협의체'를 구성하며 제동이 걸린 이후로도 여전히 국내외에서 언론법 개정안 시도에 비판 여론이 높다는 점은 부담이다. 내부에서는 충분히 양보할 만큼 했지만 국민의힘이 '무조건 반대'하고 있다는 불만도 있다.

여당 일각에서는 곽상도 무소속 의원 아들이 화천대유에서 퇴직금 50억원을 받았다는 논란이 정국의 핵심 이슈로 부각한 상황에서 '여당 입법 독주'라는 빌미를 줄 필요가 없다는 분위기도 감지된다.

또 청와대에서 임기 말 국정운영에 부담이 될 것을 염려하는 기류가 있다는 점도 반영된 것으로 보인다. 민주당이 강행 처리에 나서면 이후 국정감사, 예산안 심의 과정에서 정부가 정치적 부담을 대신 지게 될 수 있다는 점, 남북관계 개선 국면에서 야당 협조를 구하기 어려워질 수 있다는 점 등을 고려한 것으로 보인다. 전날 고위 당정청 협의회 자리에서도 이 같은 내용이 논의된 것으로 알려졌다.

국민의힘 처지에서는 의석수를 고려했을 때 개정안 처리를 막을 방법이 없다는 점은 고민거리다. 이날 국민의힘은 민주당이 법안 강행 처리를 진행하면 필리버스터(무제한 토론) 등 강경 대응하겠다고 예고하긴 했다. 김 원내대표는 "언론자유를 지키기 위해 끝까지 투쟁할 것"이라고 했으며 8인 협의체 구성원인 최형두 국민의힘 의원은 "민주당이 강행 처리를 고집한다면 필리버스터를 바로 시작할 것"이라고 말했다. 다만 필리버스터를 하더라도 시기 문제일 뿐 결국 여당이 추진하는 개정안은 통과될 운명이다. 이 때문에 28일에는 최대한 야당 의견이 반영되는 절충안을 제시하며 최종 합의를 시도할 가능성도 있다.

[임성현 기자 / 채종원 기자 / 박제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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