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치

"토리 눈동자에 여성 실루엣"…윤석열 '사과 SNS' 실무자는 누구?

입력 2021/10/22 17:32
수정 2021/10/22 23:04
새벽 게재후 논란일자 삭제
尹 "캠프 직원이 찍어 올려
모든 책임은 나에게 있어"

당원·중도층 반감 거세
"정신줄 놓은 행동에 실망"
이준석도 尹에 경고

尹, 토론회 후 김종인 만나
경선후 선대위원장 공감대
자정을 갓 넘긴 22일 새벽. 윤석열 전 검찰총장의 반려견 '토리'의 인스타그램 계정인 '토리스타그램'에 반려견에게 사과를 주는 사진이 올라왔다. 사진에는 '#우리집괭이들은_인도사과안묵어예' '#느그는추루무라!'라는 해시태그가 달렸다.

"전두환 전 대통령이 정치는 잘했다"는 발언으로 논란을 빚은 국민의힘 대선 경선 후보 윤 전 총장이 21일 우여곡절 끝에 사과를 했지만, 사과를 요구했던 여론을 조롱한 것이라는 해석이 쏟아졌다. 호남은 물론 중도층 민심이 급속도로 돌아섰다. 상황이 심상치 않자 윤 전 총장 측은 "실무자가 가볍게 생각해 사진을 게재했다가 실수를 인정하고 바로 내렸다. 앞으로 게시물 하나하나 신중하게 게시하겠다"고 했지만 윤 전 총장의 배우자가 반려견 계정을 관리한다는 이야기까지 나오면서 여론은 더욱 악화되고 있다.

◆ 尹 "국민께 사과드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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윤 전 총장은 인스타그램 사진과 관련해 "제가 얘기해주고, 승인했으니 여기에 관련된 모든 불찰과 책임은 제가 지는 게 맞는다"면서 "제가 국민들께 사과드린다.


제가 기획자"라고 말했다. 문제의 시작은 해운대 당협에서 윤 전 총장이 "전두환 전 대통령이 정치는 잘했다"고 말한 지점이었다. 당시 캠프는 윤 전 총장의 발언을 사전에 인지하지 못한 것으로 알려졌다. 한 캠프 관계자는 "해당 발언에 대해 캠프에서 논의한 바 없다. 우리도 발언이 나가고 난 후에 알았다"고 말했다.

문제를 해결하는 과정에서는 캠프 관계자들과 주변인들의 조언에도 불구하고 윤 전 총장이 이 문제를 이틀 가까이 잡고 있다가, 21일 청년 정책 발표회 전 사과가 아닌 '유감 표명'을 했다. 해당 사안이 '유감'을 표명해서 될 일이냐는 비판이 나오자 윤 전 총장은 자신의 페이스북에 직접 글을 올려 "소중한 비판을 겸허하게 인정한다. 송구하다"고 밝혔다. 봉합되는 듯했던 논란은 22일 새벽 윤 전 총장의 반려견 인스타그램 계정에 올라온 '토리에게 사과를 주는 사진'으로 증폭됐다.

◆ '실무자'는 누구


캠프에서는 이번 사태가 '실무자 실수'라고 해명했다.


그러나 실무자가 누군지 캠프는 정확히 밝히지 않았다. 이번에 문제가 된 반려견 토리의 계정은 윤 전 총장 배우자인 김건희 씨가 직접 관리하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해당 게시물이 올라온 시간이 새벽 시간대여서 윤 전 총장의 부인 김씨 관리설이 나오고 있다.

윤 전 총장은 이날 저녁 열린 '1대1 맞수토론'에서 해당 사진은 자신이 없을 때 SNS 담당 직원과 자신의 부인인 김씨가 자택 인근 사무실에서 찍었다고 해명했다. 그는 "반려견을 데리고 나간 건 제 처 같고, 사진을 찍은 것은 우리 캠프 직원이다. 인스타그램 게시물도 캠프에서 올린 거 같다"고 밝혔다.

다만 이를 표현하는 과정에서 윤 전 총장은 화가 나 있거나 억울한 듯한 태도였다. 이날 반려견 토리의 인스타그램 계정이 폐쇄된 데 대해 윤 전 총장은 "제가 폐쇄시키라 했다. 이런 식으로 할 거면"이라고 거칠게 말하기도 했다. 그러나 캠프에서 해명이 다르게 나오면서 우왕좌왕했다. 사진을 자택 인근 사무실에서 찍었다고 한 후보 해명과 달리 윤희석 캠프 공보특보는 이날 라디오 인터뷰에서 "강아지가 집에 있는 거잖아요. 실무자가 그걸 찍으려면 집에 가야 되는 건 당연하다"고 말했다.

◆ 국민의힘, 민심 이반 우려


'개 사과' 사진으로 국민의힘은 모처럼 상승한 중도층과 호남지역 지지세 이탈을 우려했다. 다음달 5일 당 최종 대선 후보가 결정되는데, 표 이탈 가능성에 긴장한 모습이다.


국민의힘만을 지지해온 박 모씨(67)는 "윤 전 총장이 검찰총장 시절 보여준 이미지가 강단 있고 좋아 지지했는데 최근 사건들을 보고 흔들리고 있다"면서 "사실 누가 국민의힘 후보가 되어도 정권교체만 되면 상관없다는 입장이다. 윤 전 총장이 이렇게 경솔한 언행을 하니 다른 후보로 마음이 기운다"고 말했다. 경북에 거주하는 강 모씨(30)는 "정신줄을 놓은 발언이고, 행동"이라며 불쾌감을 드러냈다. 당원 아닌 중도층 반감은 더 세다.

서울에 거주하는 이 모씨(57)는 "호남뿐 아니라 전국적으로도 전두환 전 대통령이 나름 잘한 부분이 있다고 생각하는 국민도 있겠지만, 윤석열 후보는 그럼 딱 그만큼만 지지를 받았으면 좋겠다"고 꼬집었다. 다만 흔들리지 않는 일부 고령층 골수 지지자들도 없지 않았다. 대구·경북 지역에 사는 엄 모씨(63)는 "60·70대는 전두환이 조폭이나 깡패를 소탕한 걸 좋게 생각하는 사람들도 있다"고 말했다. 이종훈 정치평론가는 "당원의 25%가 몰려 있는 대구·경북의 콘크리트 지지층에 소구하기 위한 전략 아니었나 하는 생각이 든다"고 분석했다.

이준석 국민의힘 대표는 22일 "아침에 일어나 보니 뭐 이런 상식을 초월하는…착잡하다"는 글을 자신의 페이스북에 올렸다. 한 당직자는 "당 내외 의견을 충분히 수렴해 사과를 해놓고는, SNS로 추가 오해를 일으킨 데 대한 캠프의 통렬한 반성이 필요하다. 국민 정서와 완전히 동떨어져 있다"고 말했다.

윤 전 총장과 경쟁하는 국민의힘 대선 경선 후보들도 일제히 목소리를 높였다. 홍준표 의원은 "부적선거에 이어 개사과까지, 갈 데까지 간 야당 경선"이라며 "같이 경쟁하는 제가 부끄럽다. 그만두시고 매일 토리와 부인과 같이 인도사과 게임이나 하라"고 비꼬았다.

이날 윤 전 총장은 토론회를 마치고 서울 광화문에서 김종인 전 국민의힘 비상대책위원장과 회동을 했다. 이 자리에서 윤 전 총장의 최근 '전두환 논란' 관련 얘기를 주고받은 것으로 알려졌다.

또 다음달 5일 윤 전 총장이 국민의힘 대선 후보로 최종 확정되면 총괄 선거대책위원장직을 맡는 쪽으로 공감대를 형성한 것으로 전해졌다.

[박인혜 기자 / 이희수 기자 / 박윤균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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