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치

대장동 특혜 범인은 누구…돈 받은 자, 돈 가진 자, 돈 퍼준 자 [핫이슈]

입력 2021/10/21 09:02
수정 2021/10/21 14:34
이재명, 장물나눈 자=도둑
심상정, 설계한 자=죄인
김은혜, 장물아비=그분 측근

아전인수식 해석하며 공방만
국민 눈높이로는 모두 도둑놈
부실수사땐 특검으로 밝혀야
996529 기사의 0번째 이미지 이미지 크게 보기

이재명 경기도지사가 20일 경기도 수원시 팔달구 경기도청에서 열린 국회 국토교통위원회의 경기도청에 대한 국정감사에서 의원 질의에 답변하고 있다. [한주형 기자]

국회 국토교통위원회의 20일 경기도 국정감사에서는 대장동 특혜 의혹의 범인이 누구인지를 놓고 공방이 벌어졌다. 지난 18일 행정안전위 국감에 이어 더불어민주당 대선 후보인 이재명 경기도지사가 출석했지만 증인 채택은 불발되고 자료 제출도 제대로 이뤄지지 않아 여야간에 아전인수식 해석과 주장만 난무했다.

정의당 대선 후보인 심상정 의원은 이날 국감에서 '돈 받은 자 = 범인, 설계한 자 = 죄인'이라며 이 지사에게 직격탄을 날렸다. 심 의원은 돈을 받은 자는 당연히 범인이지만 이같이 돈을 받게 설계한 당시 책임자인 이 지사도 죄인이라는 논리를 전개했다.


심 의원은 "대장동 개발 이익의 75~90%가 민간에게 넘어갔다"며 "분양가 상한제 적용, 초과 이익 환수 조항, 임대 아파트 25% 등 공익을 추구할 수 있는데 (이 지사는) 그 부분을 다 포기했다"고 강조했다. 이어 "작은 확정 이익에 집착해 큰 도둑에게 다 넘겨주고 이거라도 어디냐는 자세로 이해된다"고 이 지사의 공익환수론까지 비판했다. 심 의원은 "100% 양보해서 (대장동 개발에서) 택지사업으로 한정한다고 하더라도 (지자체의) 권한을 가지고 공익을 강력하게 추구했어야 했다"며 "강제수용은 공공목적일 때만 가능한데, (그러지 않고) 강제수용한 원주민과 바가지 분양가가 적용된 입주민에는 사과해야 한다"고 말했다.

이에 대해 이재명 지사는 "도둑질을 설계한 사람은 도둑이 맞지만 공익환수를 설계한 사람은 착한 사람"고 반박했다. 이 지사는 부패 설계자와 공익 설계자를 분리해 논리를 전개하면서 "설계로 공익환수한 부분은 성남시에, 부패설계 부분은 투자자 쪽에 물어보고 거기가 책임지는 것이 맞다"고 응수했다.


이 지사는 "왜 분양사업 안 했냐고 하는데 결과론과 현실론은 중요하다"며 "의사결정을 한 것은 2015년은 미분양이 폭증할 때"라며 "부동산값 폭등을 예측하고 분양 사업해야 한다고 하는 건 당시 상황을 이해 못 하는 것"이라고 설명했다. 그는 "대한민국 지방 행정사에서 민관합동 개발을 통해 공공으로 1000억원 단위로 환수한 사례가 없다"며 작은 확정 이익에 집착했다는 지적을 받아쳤다. 또한 "5500억원을 작은 확정이익이라고 하는 건 동의할 수 없다"며 "민간 개발을 했으면 하나도 못 받았을 것"이라고 강조했다.

이와함께 이재명 지사는 국민의 힘 의원들과는 도둑 논쟁을 벌였다. 국민의 힘 박성민 의원은 '설계자=범인, 돈 가진 자=도둑'이라는 손팻말을 들어 보이며 "설계자가 범인 아니냐, (이 지사가)근무하신 성남시 대장동에 왜 돈벼락이 쏟아졌나, 대장동의 설계자는 맞으시냐"고 따져 물었다. 박 의원은 "증인께서 도둑맞은 물건을 가지고 있는 사람이 도둑이라고 하는데, 도둑질을 교사하거나 도둑질한 사람은 뭐라 하나. 그게 이재명 아닌가"라고 공격했다.

같은 당 김은혜 의원도 '돈 퍼준 자=범인, 장물아비=그분 측근'이라는 손팻말을 내보이며 대장동 개발 사업의 '초과이익 환수 조항' 보고 여부에 대해 집중 공격을 펼쳤다. 김 의원은 "당시에 초과 이익 조항 건의한 것을 받아들이지 않았다고 했다. 누가 건의했냐"며 "유동규냐"고 추궁했다.


특히 김 의원은 "그 당시에 민간의 개발이익에 대해서는 (이 지사는) 몰랐다고 얘기 하는데 그러면 아는 게 뭐가 있냐, 시장으로서 아는 게 전혀 없는데 그러면 무능한 것이다"며 "그러면 대통령 후보로 지사님이 적합하겠냐"고 몰아붙였다.

이에 맞서 이재명 지사는 "도둑질 시킨 사람은 교사범이고 도둑질 한 사람, 그게 국민의 힘"이라며 "나는 도둑질을 못하게 막은 사람"이라고 목소리를 높였다. 이어 "민간 개발을 해서 민간업자들이 엄청난 이익을 취하게 강요한 게 국민의 힘이고 막은 게 저다"고 맞섰다. 이 지사는 '돈 받은 자 = 범인, 장물 나눈 자 = 도둑'이라는 손팻말을 들고 나와 대장동 특혜 의혹은 '국민의 힘 게이트'라는 주장을 반복했다. 그는 "부정부패의 주범은 돈을 받은 자"라며 "의혹의 몸통은 토건비리 세력과 야권 인사들"이라고 강조했다.

이날 이 지사는 초과이익 환수 조항 문제에 대해 "보고받은 바 없고, 이번에 언론 보도로 알게 된 것"이라고 해명했다. 그는 지난 18일 국감에서는 "초과이익 환수 조항 건의 를 받아들이지 않았다"고 밝힌 바 있다. 이에 대해 야당은 "이 후보가 배임 혐의에서 벗어나기 위해 말을 바꾸고 있다"고 주장했다.

여야 의원들의 정치적 공방으로는 대장동 특혜 의혹의 실체가 밝혀질 수 없다. '돈 받은 자, 돈 가진 자, 돈 퍼준 자'가 누구이든지 국민들의 눈높이에서는 비리 관련자들이 전부 도둑놈처럼 보인다. 대장동 특혜 의혹은 검찰의 신속한 수사로 도둑놈을 잡아내면 된다. 문제는 검찰의 부실·늑장 수사 논란이 끊이질 않고 있다. 검찰 수사에 대한 국민 불신이 깊어질수록 특검 도입 요구가 거세질 수 밖에 없다.

[윤상환 논설위원]
[ⓒ 매일경제 & mk.co.kr,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