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치

"용서와 화해" 45년 악연 매듭…전두환 빈소에 박근혜 조화

입력 2021/11/25 09:50
수정 2021/11/25 09:5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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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4일 전두환 전 대통령의 빈소가 마련된 서울 신촌 세브란스 병원 장례식장에서 박근혜 전 대통령 리본이 달린 `가짜 조화` 소동이 벌어졌다. 사진 왼쪽은 지난 24일 오전 `가짜 조화`가 빈소에 놓이는 모습. 오른쪽은 24일 오후 8시 33분께 `진짜 조화`가 빈소에 놓이는 모습. [사진 출처 = 연합 뉴스]

전두환 전 대통령이 90세 일기로 별세한 가운데 박근혜 전 대통령이 24일 오후 전 전 대통령의 빈소가 마련된 서울 신촌세브란스병원에 화환을 보냈다.

25일 정치권에 따르면 박근혜 전 대통령의 조화는 전날 밤 8시 33분께 빈소에 들어섰다. '박근혜' 세 글자만 달린 그의 조화는 반기문 전 유엔(UN)사무총장 화환 옆에 자리했다.

박 전 대통령과 전 전 대통령의 인연은 1976년 전 전 대통령이 당시 청와대 경호실 작전차장보로 발탁되면서 시작됐다. 당시 박 전 대통령은 '퍼스트레이디 대행'이었다.

이들이 악연으로 바뀐 건 1979년 10.26 사태 이후다. 1979년 12.12쿠데타로 정권을 잡은 전 전 대통령은 대대적으로 '박정희 정부' 흔적 지우기에 나섰다. 박 전 대통령은 청와대를 떠나 18년간 은둔의 시간을 보냈다.


이후 1997년 대선 당시 이회창 후보를 지지하며 한나라당에 입당해 공개활동을 재개했다.

박 전 대통령은 2004년 8월 9일 한나라당(현 국민의힘) 대표로 선출된 뒤, 서울 연희동 자택에서 전 전 대통령을 만났다. 25년 만에 이뤄진 만남이었다. 이후 박 전 대통령은 2013년 7월 전 전 대통령의 미납 추징금을 환수의지를 내비치기도 했다.

박근혜 전 대통령의 동생 박근령씨는 24일 전 전 대통령의 빈소를 조문한 뒤 "죽음이라는 건 용서와 화해를 의미한다"며 "하늘에 계신 아버지(박정희 전 대통령)와 얼마 전 작고하신 노태우 전 대통령, 오늘 이렇게 별세하신 전두환 전 대통령까지 세 분이 만났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한편, 전날 오전 빈소에는 박근혜 전 대통령을 빙자한 가짜 화환이 놓여졌다가 뒤늦게 치워지는 소동이 벌어졌다. 전 전 대통령 빈소인 신촌 세브란스 병원 지하 2층 특실 1호실에는 24일 오전 9시 15분께 수감 중인 박근혜 전 대통령의 이름이 적힌 화환이 도착했다.

해당 조화는 반기문 전 유엔 사무총장, 김영삼 전 대통령 부인 손명순 여사, 노태우 전 대통령 부인 김옥숙 여사, 이명박 전 대통령이 보낸 조화와 함께 나란히 놓였다.

하지만 해당 화환은 박 전 대통령이 보낸 것이 아닌 것으로 드러났다. 같은날 오후 1시50분께 박 전 대통령이 보낸 조화는 아직 배달 중이라는 소식이 전해지자 유족 측은 가짜 조화를 황급히 치웠다.

[맹성규 매경닷컴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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