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치

"종전선언, 서둘러선 안된다"…전직 한미 軍장성 한목소리

입력 2021/11/30 17:51
수정 2021/12/01 10:45
한미동맹 미래평화 콘퍼런스

반기문 "미군철수 빌미 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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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욱 국방부 장관, 반기문 전 유엔 사무총장, 정승조 한미동맹재단 회장, 빈센트 브룩스 전 주한미군사령관(왼쪽부터)이 30일 서울 중구 밀레니엄힐튼호텔에서 열린 한미동맹 미래평화 콘퍼런스에 참석해 국기에 대한 경례를 하고 있다. [사진 출처 = 연합뉴스]

임기를 불과 6개월 남겨둔 문재인정부가 역점을 두고 있는 종전선언에 대해 전직 한미 군 수뇌부들이 한목소리로 강한 우려를 표시했다. 문재인 대통령은 종전선언을 비핵화 협상의 '입구'라는 입장을 밝히고 있지만 비핵화 없는 종전선언을 추진하기엔 북한을 신뢰할 수 없고 북핵의 실질적인 위협이 그만큼 심각하다는 것이다.

30일 한미동맹재단과 주한미군전우회가 서울 중구 밀레니엄힐튼호텔에서 개최한 '한미동맹 미래평화 콘퍼런스'에 참석한 역대 한미 연합사령관·부사령관들은 남북 관계 최대 현안인 종전선언을 비롯해 한미동맹 강화, 전시작전권 전환 등 한미 간 외교안보 현안에 대해 논의했다.


제임스 서먼 전 연합사령관은 "최근 종전선언이 이슈인데 북핵 위협을 감안한 올바른 환경이 조성돼야 한다"며 "단지 정치적 승리를 얻고자 서둘러선 안 된다"고 지적했다. 남북 관계에서 레거시(유산)를 남기려는 문재인정부의 '과속'을 우려하는 것이다. 서먼 전 사령관은 "북한이 비핵화를 한다는 근거를 아직까지 찾을 수 없다"며 "북한은 지속적으로 미사일 시험을 강행하고 있고 한반도에 위협이 되고 있다"고 말했다. 이어 "매일 목격하는 북한의 위협이라는 현실을 반드시 고려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정승조 전 연합사 부사령관은 "북한의 비핵화와 핵 억제는 미국과 강력한 동맹이 없으면 불가능하다"며 한미동맹을 통한 공동보조를 강조했다. 그는 "북한의 비핵화는 포기할 수 없는 과제"라며 "내핍 생활에 익숙한 북한을 제재하려면 더 강한 제재가 필요하고 중국, 러시아와 협력할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빈센트 브룩스 전 사령관은 전시작전권 전환과 관련해 "전환된 이후라도 일방적으로 진행돼선 안 된다"고 말했다.


이날 반기문 전 유엔 사무총장도 "문재인정부가 임기 말 종전선언과 남북정상회담을 위해 전력을 다하고 있는데 안보태세를 이완시키고 결국 유엔사 해체와 주한미군 철수까지 주장하는 빌미를 제공하게 될 것"이라고 '작심비판'에 나섰다. 이어 "북한은 조 바이든 미국 정부를 움직이는 것은 힘들다고 생각하고 약한 고리인 남쪽에 눈을 돌린 것"이라며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은 남측을 제재 완화의 대변인으로 삼아 종전선언을 역이용하고 있는 것"이라고 지적했다. 반 전 총장은 "우리가 그동안 북한과 한 수많은 합의 중 의미 있게 지켜지고 있는 것은 단 하나도 없다"면서 "종전선언만 갖고 될 일이 아니다"고 주장했다.

정권이 바뀔 때마다 한미동맹이 휘청이는 것에 대한 비판도 이어갔다. 반 전 총장은 "미·영, 미·일 동맹에 대한 의구심은 한번도 나온 적이 없는데 한국은 정권이 바뀔 때마다 한미 관계가 불안한 모습을 보여왔다"며 "미국이 한국을 완전히 신뢰하지 못하고 다음 정부에서 어떻게 될 것인지 생각하는 것은 인지상정"이라고 지적했다.

[임성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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