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치

법원 "김건희 통화, 수사·사적인 내용 빼고 방송하라"

박나은 기자, 이희수 기자, 성승훈 기자
입력 2022/01/14 17:33
수정 2022/01/15 00:43
김씨측 가처분신청 일부인용

정치적 견해는 방송 가능 결정

野 "불법녹취 일부 방송도 유감"
與 "국민 알권리 보장한것" 환영

방송 후 대선판도 파장 촉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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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민의힘 김기현 원내대표(가운데)와 의원들이 14일 윤석열 후보 배우자 김건희 씨의 `7시간 통화 녹취록` 보도를 예고한 MBC 상암동 사옥을 항의 방문해 발언하고 있다. [이승환 기자]

법원이 윤석열 국민의힘 대선후보의 배우자인 김건희 씨의 7시간 분량 통화 녹음 파일 중 일부 내용을 방송하지 못하도록 결정했다. 도이치모터스 주가 조작 등 수사가 진행 중인 사안을 비롯해 자신에 대한 부정적 기사에 불만을 토로하는 내용 등 사적 일상 대화 내용의 경우 방송이 불가능하다. 서울서부지법 민사합의21부(수석부장판사 박병태)는 14일 김씨가 MBC를 상대로 낸 방송 금지 가처분 신청을 일부 인용했다. 재판부는 "채권자(김씨)와 관련해 수사 중인 사건에 대한 채권자의 발언이 포함된 것으로 보인다"면서 "채권자가 위 사건에 관해 수사 내지 조사를 받을 경우 형사 절차상 보장받을 수 있는 진술거부권 등이 침해될 우려가 커 보이는 점이 있다"고 밝혔다.


법원은 방송이 금지된 부분의 구체적인 내용은 공개하지 않았지만 일각에서는 방송 금지가 결정된 내용이 도이치모터스 주가 조작 사건에 김씨가 연루됐다는 의혹 등인 것으로 알려졌다. 법원은 김씨가 자신에 대해 부정적으로 보도한 언론사에 불만을 표시한 일부 발언 또한 방송할 수 없다고 했다. 재판부는 "자신에 대한 부정적 기사 내지 발언 등을 한 언론사 내지 사람들에 대해 불만을 표현하는 과정에서 다소 강한 어조로 발언한 내용이 포함됐다"면서 "위와 같은 발언이 국민들 내지 유권자들의 적절한 투표권 행사 등에 필요한 정치적 견해 등에 해당한다고 보기 어렵다"고 밝혔다.

법원은 이 같은 발언 일부를 제외하고는 MBC가 방송할 수 있다고 결정했다. 통화 녹음에 포함된 내용 중에는 일부 정치적으로 민감할 수 있는 내용이 포함된 것으로 전해졌다. 재판부는 "채권자의 사회적 이슈에 대한 견해 내지 정치적 견해는 공적 관심 사안에 해당한다"면서 "사회의 여론 형성 내지 사회적 이슈에 대한 공개토론 등에 기여하는 내용이라고 봄이 상당한 바 단순히 사적 영역에 속한다고 보기 어렵다"고 결정했다.

국민의힘 측은 법원의 결정에 즉각 반발했다.


이양수 국민의힘 선거대책본부 수석대변인은 "불법 녹취 파일에 대해 일부라도 방송을 허용하는 결정이 나온 게 대단히 유감스럽다"며 "특히 선거를 앞두고 공영방송이 취재 윤리를 위반하고 불순한 정치 공작의 의도를 가진 불법 녹취 파일을 방송하는 것은 정치적 중립성을 심각하게 훼손하는 것"이라고 지적했다. 이 수석대변인은 "향후 방송 내용에 따라 법적 조치를 포함해 강력히 대처해 나갈 것"이라고 덧붙였다. 국민의힘은 관련 보도가 윤 후보 지지율에 악영향을 미칠까 봐 촉각을 곤두세우고 있다. 한 국민의힘 선대본부 관계자는 "초긴장 상태로 지켜보고 있다"고 말했다.

반대로 더불어민주당은 "사실상 기각된 것"이라며 곧바로 환영 논평을 냈다. 조승래 민주당 선거대책위원회 수석대변인은 "법원이 김씨의 통화 내용 방송을 금지해 달라는 청구를 사실상 기각한 것은 국민 상식에 부합한다"고 밝혔다. 이어 "법원이 수사기관에서의 방어권을 인정하면서도 김씨의 발언을 방송하는 것이 국민의 알 권리를 보장하기 위해 필요하다는 점을 명확히 한 것"이라고 덧붙였다. 조 수석대변인은 "법원 결정으로 방송을 막기 위해서 오늘 MBC에 몰려간 국민의힘 의원들의 행위가 잘못된 것임이 증명됐다"며 "국민의힘은 MBC 방송편성권을 침해하려 한 언론 탄압에 대해 분명하게 사과해야 한다"고 야당을 압박했다.

[박나은 기자 / 이희수 기자 / 성승훈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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