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치

모발이식·퇴직연금도 나랏돈으로…대선후보들 포퓰리즘 경쟁

입력 2022/01/14 17:33
수정 2022/01/14 20:22
선심공약 쏟아내는 후보들
李, 탈모 건보 적용 확대
尹, 영세중기 퇴직자 지원
安, 코로나블루 국가 책임

매일경제 공약평가단
"재정지원 대비 효과 불분명
자금조달 방식 구체화돼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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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재명 더불어민주당 후보가 14일 인천 꿈베이커리에서 빵 만들기 체험을 하고 있다. [이승환 기자]

대통령선거가 50여 일 앞으로 다가오면서 '포퓰리즘' 경쟁이 가열되고 있다. 대규모 재정이 투입될 수 있어 실제 정책화 과정에서 충분한 논의와 검증이 필요한 사안에 대해 유권자의 마음을 잡기 위해 대선후보들이 선심 쓰듯 공약을 쏟아내고 있는 모습이다.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선후보는 탈모와 모발이식 건강보험 적용 확대를 꺼내들었고, 윤석열 국민의힘 대선후보는 퇴직연금에 재정을 투입하는 방안을 내놓았다. 안철수 국민의당 대선후보는 코로나19에 따른 정신건강 질환 진료비 지원 확대를 약속했다.

이 후보는 14일 탈모에 더해 모발이식까지 건보 적용을 확대하겠다는 방침을 구체적으로 밝혔다.


이 후보는 이날 사회관계망서비스(SNS)에 올린 46번째 '소확행(소소하지만 확실한 행복)' 공약에서 "탈모 치료 건보 적용을 확대하겠다"며 "적정한 본인부담률과 급여 기준을 시급히 정하겠다"고 했다. 이 후보 측이 탈모약 건보 적용을 공약으로 검토 중이라는 사실이 알려지면서 온라인 탈모인 커뮤니티를 중심으로 뜨거운 호응을 얻은 지 열흘 만에 공약으로 제시한 것이다. 이 후보는 "전문가들의 의견 수렴과 사회적 논의를 거쳐 적정 수가를 결정하면 건보 부담도 최소화할 수 있을 것"이라며 "급여화가 이뤄지면 안정적인 시장이 형성돼 관련 제품 개발이 활성화될 것이고, 이에 따라 기존 제품 가격도 인하될 수 있을 것"이라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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윤석열 국민의힘 후보가 14일 55년간 예식 봉사를 한 경남 창원의 백낙삼·최필순 신신예식장 대표 부부를 만나고 있다. [사진 출처 = 연합뉴스]

윤 후보는 이날 경남 창원의 봉암공단에서 열린 간담회를 통해 "퇴직연금을 기업과 본인만 부담하면 결국 다른 기업에 비해 연금이 적어서 (퇴직)연금에도 재정이 참여하는 방향을 생각하고 있다"고 말했다. 중소기업 대부분이 적립금 규모가 적어 퇴직연금을 운용하는 것에 어려움을 겪고 있고, 이에 따라 영세한 중소기업에서 퇴직한 이들이 노후 대책을 마련하기 어려운 상황을 타개하기 위해 구상한 정책으로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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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철수 국민의당 후보가 14일 국회 소통관에서 자신을 지지한 인명진 목사와 악수하고 있다. [이승환 기자]

안 후보는 "정신건강 국가책임제를 실시하겠다"며 정신건강 의료비 90%를 건보로 보장하고, 본인부담상한제를 실시하는 방안을 제시했다.


지난해 기준 정신질환 총진료비의 75.2%를 국민건강보험공단이 부담했지만 이를 90% 수준까지 늘리겠다는 복안이다. 그는 이날 본인 SNS에서 "코로나19 장기화로 많은 국민께서 스트레스와 어려움을 겪고 계신다. 국민의 목숨이 달린 정신건강에 대해 먼저 국가가 책임지도록 하겠다"고 설명했다.

이 후보와 안 후보의 공약은 건보의 재정 문제가 사회적 화두가 되고 있는 가운데 또다시 건보의 보장을 늘리는 공약을 내놓은 것이어서 포퓰리즘 일환이라는 지적이 나오고 있다. 윤 후보가 이날 내놓은 공약도 퇴직연금에 정부의 재정 지원 규모를 늘리는 방향의 해결책이어서 비판의 목소리가 크다.

전문가들은 대선후보들의 선심성 공약 추진을 경계해야 한다고 입을 모은다. 매경공약검증단의 성태윤 연세대 경제학부 교수는 "물론 재정 지원을 한다고 해서 모두 포퓰리즘성 공약은 아니지만 재정 지원 대비 효과와 자금 조달 방식이 구체화돼야 한다"며 "대선과 같은 큰 정치 일정을 앞두고 여러 공약이 나오지만 정책 타당성에 대해 조금 더 명확하게 설명하는 과정이 필요하다"고 지적했다.

한편 이 후보와 윤 후보는 지역을 방문해 맞춤형 공약을 각각 내놓았다. 이 후보는 이날 인천 '매타버스(매주 타는 민생버스)' 일정 중에 "경인선 전철과 경인고속도로의 지하화 방안을 마련하겠다"고 밝혔다. 이 후보는 또 인천 바이오산업을 강화해 세계 백신 허브로 도약하도록 지원하고, 영종도에는 항공산업 특화단지를 조성하겠다고 약속했다.

14~15일 일정으로 부산·경남(PK) 지역을 방문하는 윤 후보는 신한울 3·4호기 건설 재개로 원전산업을 정상화하겠다는 공약과 항공우주청을 경남에 설립해 서부경남을 항공우주산업 클러스터로 개발하겠다는 공약을 내놓았다.

[서동철 기자 / 박윤균 기자 / 창원 = 김보담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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