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치

치명적 '한방'은 없었다…김건희 "文정권이 尹 대선후보로 키워"

입력 2022/01/16 23:03
수정 2022/01/17 09:34
7시간 녹취록 일부 공개

"미투는 돈 안챙겨줘 터져
나는 안희정 불쌍하더라"
金측 "부적절한 발언 송구"

서울의소리 이명수 기자에
"우리 캠프로 와라" 제안도

쥴리·동거설은 해소한 듯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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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6일 저녁 윤석열 국민의힘 대선후보 부인 김건희 씨의 `7시간 전화 통화` 내용이 방송되자 한 시민이 서울 상암동 MBC 사옥 전광판을 통해 이를 지켜보고 있다. [사진 = 연합뉴스]

윤석열 국민의힘 대선후보의 부인 김건희 코바나컨텐츠 대표가 작년 7월부터 12월까지 이명수 서울의소리 기자와 나눈 전화 통화 녹취록이 MBC '스트레이트'를 통해 일부 공개됐다. 지난주 내내 정치권 최대 이슈로 자리 잡았던 해당 녹취록은 지난 14일 법원이 일부 내용에 대해 보도를 금지하며 어느 선까지 공개될지가 초미의 관심사였으나, 실제 방송에서는 예상과 달리 대선 판을 뒤흔들 치명적 '한 방'은 없었던 것으로 평가됐다.

16일 공개된 방송은 이 기자와 김 대표 간 '사적 대화'를 그대로 들려주는 형태로 구성됐다.

◆ '미투' '조국 사태' '탄핵' 논란


가장 큰 논란은 '미투' 관련 견해 부분이다.


김 대표는 권력에 의한 성폭력을 당한 후 주로 여성들이 이를 폭로하는 이른바 '미투'에 대해 작년 11월 통화에서 "보수는 챙겨주는 게 확실해서 미투가 별로 안 터진다"면서 "미투가 터지는 게 다 돈을 안 챙겨주니까 터지는 거 아니야"라며 웃었다. 또 "돈은 없지, 바람은 피워야겠지, 이러는 게 이해는 다 가잖아. 나는 다 이해한다"고 말해 외도에 대해 대수롭지 않다는 반응도 보였다.

미투와 관련해 "사람이 살아가는 게 너무 삭막하다. 나는 안희정 (전 충남도지사) 불쌍하더라"고 말한 부분도 논란이 될 전망이다. 김 대표 측은 이 부분에 대해 "성 착취한 일부 여권 진보 인사들을 비판하는 과정에서 매우 부적절한 말을 했다. 국민 여러분께 송구하다"고 입장을 밝혔다.

김 대표는 조국 전 법무부 장관 사태가 남편인 윤 후보를 현재의 위치에 올라서게 만들었다고 평가하기도 했다. 작년 11월 15일 통화에서 김 대표는 "조국 수사는 그렇게 크게 펼칠 게 아닌데"라고 말하면서 "유튜브 이런 데서, 유시민 (전 노무현재단 이사장) 이런 데서 계속 키워가지고. 조국의 적은 민주당"이라고 평가했다.


그러면서 "(윤 후보가 검찰)총장 되고 대선후보 될 줄 꿈에나 상상했겠느냐"며 "(윤석열) 대통령 후보, 이건 문재인 정권이 키워준 것"이라고 말하기도 했다. 박근혜 전 대통령 탄핵에 대해서도 "탄핵시킨 건 보수다. 진보가 아니다"면서 "저 바보 같은 것들이 진보 문재인 대통령이 탄핵시켰다고 생각하는데, 보수 내에서 탄핵시킨 것"이라고 말하기도 했다.

◆ '쥴리' 의혹은 해소


방송을 통해 김 대표가 '털어낸' 논란도 있다. 술집 접객원 '쥴리'로 활동했다는 이야기에 대해 "나는 나이트클럽도 가기 싫어하는 성격"이라고 한 김 대표는 몇몇 매체의 무차별 의혹 폭로에 "내버려둬라. 나는 쥴리 한 적이 없다. 그러니까 계속 인터뷰하면 좋다. (폭로한 사람들) 감옥 갈 거다"라고 말했다. 모 검사와의 동거설에 대해 "내가 뭐가 아쉬워서 동거를 하느냐"면서 "어떤 엄마가 자기 딸을 파냐. 뭐든지 너무 하면 혐오스럽다"고 말했고, 모 검사와 놀러간 사진이 있다는 이 기자의 말에 "패키지여행으로 놀러간 거다. 사모님도 다 안다. 사진 입수해도 상관없다"고 말하기도 해 김 대표를 둘러싼 의혹을 상당 부분 해소한 것으로 보인다.

김 대표와 이 기자는 지난해 12월 3일 김종인 전 국민의힘 비상대책위원장이 윤 후보 선거대책위원회 위원장으로 합류한 것에 대해서도 얘기를 나눴다.


이 기자가 "김종인이 수락했네"라고 묻자 김 대표는 "원래 그 양반이 계속 오고 싶어했다"며 "왜 안 오고 싶겠냐. 먹을 거 있는 잔치판에 오는 것"이라고 답했다.

이 같은 김 대표의 발언에 대해 '사적 대화'였고, 개인이 정치적인 사안에 대해 평가나 해석을 하는 게 문제가 되지 않는다는 평가도 있다.

이준석 국민의힘 대표가 "후보자의 배우자가 정치나 사회 현안에 대해 본인이 가진 관점을 드러내는 건 전혀 문제가 될 일이 없다. 특히 보도될 수 있다는 가능성을 인지하지 못한 상황에서는 여러 인물이나 사안에 대해 편하게 평가할 수 있다"고 말한 것도 같은 맥락이다.

◆ 모르는 기자와 왜 장기간 통화를


김 대표는 지난해 7월 일면식도 없는 이 기자와 처음 통화하며 처음엔 몸을 사리는 듯한 모습을 보이다가 이 기자가 속한 서울의소리의 백은종 대표가 과거 윤 후보가 검찰총장 청문회 당시 윤 후보에 대한 부정적 보도를 했던 언론사를 찾아가 이른바 '응징 취재'를 한 데 대한 고마움을 표하며 대화를 이어갔다. 김 대표와 이 기자가 급격하게 친해진 것은 이 부분 때문인 것으로 보인다.

김 대표는 이후 이 기자를 '동생'으로 칭하며 "우리 팀(윤 후보 캠프)으로 와라" "나 너무 나쁘게 생각하지 말고 나 좀 도와달라" "우리 남편이 대통령 되면 우리 동생(이 기자)이 제일 득 보지" "1억도 줄 수 있지"라고 말했다. 이 기자는 이후 지난해 8월 30일 김 대표의 서울 서초구 코바나컨텐츠 사무실에서 직원들을 상대로 강의도 했으며, 김 대표는 이 기자에게 105만원을 건넨 것으로 드러났다.

MBC 방송 이후 더불어민주당은 입장을 내지 않았다. 민주당은 공지를 통해 "오늘 MBC 스트레이트 방송 이후 공보단은 입장을 내지 않는다"고 밝혔다. 한편 해당 녹취를 MBC에 제공한 서울의소리는 이날 저녁 MBC가 방송하지 않은 녹취록 내용 중 일부를 공개하기도 했다.

[이희수 기자 / 박인혜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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