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치

경기지사 여론조사 1위 노무현 "경기도 연고 없어...부산 출마가 도리" [대통령의 연설]

입력 2022/05/07 21:01
수정 2022/05/08 12:52
'박정희 대통령의 성평등 인식은?' '이명박 대통령이 기억하는 현대건설은?'…<대통령의 연설>은 연설문을 통해 역대 대통령의 머릿속을 엿보는 연재기획입니다. 행정안전부 대통령기록관에 남아 있는 약 7600개 연설문을 분석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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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통령의 연설] 제8회 전국동시지방선거가 한 달여 앞으로 다가왔습니다. 지방선거는 기초단체장·기초의원·교육감까지 수천 명의 당선자를 배출하는데요, 통상 가장 큰 주목을 받는 것은 역시나 광역단체장 선거입니다.


17명의 광역단체장은 늘상 대권 잠룡으로 거론되고 특히 서울·경기도는 이미 유력 대권주자 반열에 올라선 정치인들이 대결을 펼치는 지역들이죠.

이번 지선에서는 서울시장 선거 주목도가 떨어지는 대신 경기도지사 선거가 메인 이벤트로 취급받고 있습니다. 윤석열 대통령 당선인의 지지를 받아 당내 경선에서 유승민 전 의원을 물리친 김은혜 국민의힘 후보, 역시나 이재명 전 대선후보의 경기지사 시절 성과를 계승·발전시키겠다고 나선 김동연 더불어민주당 후보가 치열한 대결을 펼치고 있죠. 지난 3월 대선의 연장전이자 차차기 대권주자를 배출할 수 있는 의미를 지녀 사실상 경기도지사 선거 결과에 따라 이번 지방선거 전체의 성패가 달렸다는 평가가 대다수입니다.

대통령의 연설 이번 회차에서는 역대 대통령들이 경기도지사를 언급한 사례를 되짚어보려 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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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기도민과의 오찬간담회(2003)



◆ 노무현 "경기도지사 여론조사 1위였지만…연고도 없어 부산 출마"

앞서 대통령의 연설에 언급된 서울시장을 다룬 회차가 있었는데요. 당시 기사를 준비하던 때는 서울시장이 언급된 사례가 무수히 많아 고생했는데, 경기도지사는 정치적으로 언급된 것이 노무현 전 대통령의 연설밖에 없었습니다.


지금에 와서는 경기도지사 출신 이재명 전 대선후보 덕에 서울시장과 경기도지사가 같은 반열에서 거론되지만 수년 전까지만해도 정치적 가능성 측면에서 서울시장이 확실히 우위에 있던 때문이 아닌가 싶습니다. 수많은 잠룡이 경기도지사를 맡은 뒤 대권 도전이 좌절됐던 탓에 '대권주자의 무덤'이란 별칭까지 붙었을 정도였죠.

노 전 대통령은 2007년 1월 '개헌관련 기자간담회 모두말씀 및 질문·답변'에서 경기도지사직에 관한 일화를 소개했는데요. 그는 " 1995년도 제가 경기도지사로서 여론조사에서 1위를 한 일이 있다. 아마 한 번이 아니고 몇 번 될 것"이라며 "경기도지사에 출마하겠다고 버티면 못할 것도 없지만 경기도에 연고도 없고 해서 불리하지만 부산 가서 출마했다. 도리를 좇아서 부산으로 갔던 것"이라고 말했습니다.

노 전 대통령이 당시 개헌 이슈를 꺼낸 것을 놓고 야권에서 정략적 카드라 비판하자 자신은 그런 사람이 아니라고 반박하는 과정에서 등장한 발언입니다.

노 전 대통령은 이어서 1998년에 종로에서 국회의원에 당선되고 난 뒤에 총선 때 다시 부산으로 내려갔다.


"이게 정략이라고 한다면 정말 현명한 사람 아니겠나, 미래를 훤히 꿰뚫고 내다보는 그야말로 탁월한 통찰력을 가지 지도자로 봐줘야겠다"며 "그러나 나는 사실 몰랐다. 그저 제 양심에서 지시하는 대로 그때그때 제가 서야 할 자리에 섰을 뿐"이라고 강조했습니다.

◆ 경기도 위상 상승에 각종 행사에서 언급

노 전 대통령의 발언 이외에는 경기도에서 개최된 각종 행사 덕분에 경기도지사들이 언급되는 수준입니다. 특이한 점은 이 역시도 노 전 대통령 이전에는 행사에서조차 경기도지사가 언급되지 못했다는 것입니다. 아마도 2000년대 접어들며 수도권 집중화가 더욱 심해지고 경기도 위상이 상승한 것이 반영된 결과가 아닐까 싶습니다.

2003년 '세계도자비엔날레 개막식 연설'에서 노 전 대통령은 "행사를 준비해온 손학규 경기도지사와 관계자 여러분, 그리고 1000만 경기도민 여러분의 노고에 깊이 감사드린다"고 했습니다. 2009년에는 이명박 전 대통령이 'G마린 페스티벌'을 개최한 김문수 전 경기도지사를 언급했으며, 2016년에는 박근혜 전 대통령이 'K-컬처밸리(Culture Valley) 기공식'에서 남경필 전 경기도지사를 언급합니다. 세 명의 지사는 경기도지사직이 대권 잠룡의 무덤으로 불리게 되는 데 막대한 지분을 차지한 정치인들이죠. 돌아오는 선거에서 당선될 차기 경기도지사가 이들의 전철을 밟을지, 이재명 전 대선후보처럼 대권 직전까지 나아갈지, 한 발 더 내디뎌 대권을 거머쥘 수 있을지도 비교해서 볼 만한 소재인 것 같습니다.

[문재용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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