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치

47일만에 한덕수 총리 인준…250명 투표해 208표 찬성

박윤균 기자, 김보담 기자, 채종원 기자
입력 2022/05/20 20:24
수정 2022/05/21 06:4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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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덕수 국무총리 후보자(사진)의 인준안이 총투표 250표 중 찬성 208표로 20일 가결됐다. 한 후보자는 윤석열 대통령으로부터 총리직 지명을 받은 지 47일 만에 국회 문턱을 넘어 윤석열정부 초대 총리에 오르게 됐다. '부결론'이 우세했던 더불어민주당이 3시간이 넘는 의원총회를 통해 가결 당론을 채택한 결과다.

이날 열린 국회 본회의에서 한 후보자 임명동의안이 처리됐다. 한 후보자는 가결 직후 "국민 통합과 상생을 위해 힘쓰겠다"는 입장을 밝혔다.

박홍근 민주당 원내대표는 "민주당은 새 정부 첫 총리임을 감안해 윤석열정부가 순조롭게 출발해 국민의 삶을 제대로 책임질 수 있도록 대승적 차원에서 의견을 모았다"고 설명했다.


향후 한 후보자 인사청문회 과정에서 논란이 된 전관예우를 방지하기 위한 '한덕수 방지법' 입법 의사도 밝혔다. 권성동 국민의힘 원내대표는 "민주당이 여러 가지 사정을 고려해서 합리적인 결정을 한 점에 대해서 무척 다행스럽게 생각한다"고 전했다.

[박윤균 기자 / 김보담 기자]

'발목잡기'로 선거 역풍 불라…巨野, 막판 한총리 인준 결단

한덕수 총리 인준안 국회 본회의 가결

의총 3시간 격론 끝 찬성 선회
민주당 광역단체장 후보 12명
가결요청 연서 보낸게 결정적

野 "새정부 방해할 의사 없다"
尹에 '정호영 거취' 공 넘겨

대통령실 "野와 더 협력할것"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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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덕수 국무총리 후보자 인준 표결을 위한 국회 본회의가 20일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열려 임명동의안이 통과되고 있다. [사진 = 연합뉴스]

더불어민주당이 20일 격론과 표결 끝에 한덕수 국무총리 인준안 가결을 당론으로 채택한 것은 6·1 지방선거에서 '국정 발목 잡기' 프레임에 갇힐 수 있다는 위기감 때문이다. 한 후보자의 인준안을 부결할 경우 선거 격전지인 수도권 및 충청권 중도층 이탈을 우려한 것으로 보인다. 한 후보자가 국회 문턱을 넘게 되면서 윤석열 대통령이 정호영 보건복지부 장관 후보자의 거취를 어떻게 정리할 것인지가 주목된다.

민주당은 이날 오후 2시부터 3시간20분간 의원총회를 통해 의견을 모아갔다. 당초 오후 4시로 예정됐던 본회의는 의총이 길어지면서 오후 6시로 연기됐다. 의총에서는 인준안에 대해 가결과 부결 의견뿐만 아니라 본회의 일정 자체를 연기해 추가로 논의해야 한다는 의견들이 있었다.


각각의 의견들이 대립하자 지도부는 표결을 통해 인준안 찬성으로 결정했다.

민주당은 '가결 당론'과 '적격' 여부는 별개임을 분명히 했다. 윤호중 민주당 공동비상대책위원장은 의원총회 직후 간담회에서 "찬성 결정은 한 후보자가 총리직에 걸맞은 자격을 갖췄기 때문이 아니다"며 "야당이 막무가내로 발목 잡기나 방해할 의사가 전혀 없다는 점을 분명히 하며 대승적 결단을 했다"고 강조했다. 박홍근 민주당 원내대표도 "급변하는 국제 정세와 한반도 안보위기, 포스트 코로나 시국에 필요한 일을 하라는 국민의 뜻만을 받들었다"며 "국민의힘도 대통령의 들러리로, 대통령 비서실의 국회 출장소로 전락해서는 안 된다"고 조언했다. 지지층을 의식해 윤 위원장은 "부적격자를 총리로 임명하는 것을 막아내지 못해 송구스럽다"고 덧붙였다.

이처럼 민주당이 이례적으로 표결까지 진행하며 인준안에 동참한 것은 선거 역풍 가능성 때문이다. 이재명 총괄선거대책위원장이 선수 겸 사령탑으로 뛰고 있지만 경기도지사 선거는 여전히 김동연 민주당·김은혜 국민의힘 후보 간 초접전 양상이다. 이 위원장이 진입한 인천도 박남춘 민주당 후보가 유정복 국민의힘 후보와 격차가 상당하다.

아울러 박완주 의원의 성비위 의혹이 불거진 후 충청권도 분위기가 심상치 않다. 한국갤럽이 지난 17~19일 실시한 조사에서 대전·세종·충청 지역의 국민의힘 지지율은 50%, 민주당은 13%였다. 특히 민주당은 한 주 만에 17%포인트나 감소했다.


이 때문에 민주당 광역단체장 후보들이 부결에 대한 반대 의사를 당에 전달했다. 한 민주당 수도권 의원은 본지 통화에서 "광역단체장 후보 12명이 인준 가결을 요청하는 연서를 보냈던 것이 막판 분위기를 바꿨다"고 밝혔다. 전날 이 위원장이 신중론을 펼친 것도 영향이 있었다. 강경파들의 주장대로 검수완박 법안을 통과시켰지만 민주당 지지율은 오히려 하락했던 사례를 본보기로 삼아야 한다는 분위기도 형성됐다.

대통령실은 한 총리 인준안이 가결되자 "국정수행 동반자인 야당과 더 긴밀하게 대화하고 협력하겠다"고 화답했다. 국민의힘은 민주당 결정에 환영의 뜻을 밝혔다. 박형수 국민의힘 원내대변인은 "사필귀정"이라며 "한 후보자는 호남 출신의 자타가 공인하는 경제전문가이자 과거 김대중·노무현정부에서 일한 경험이 있는 경륜을 갖춘 후보로 처음부터 협치를 염두에 두고 윤 대통령이 지명한 총리였다"고 강조했다.

반면 민주당은 한 후보자의 능력 부족을 계속 부각할 생각이다. 윤 위원장은 "한 후보자의 능력은 15년 전 총리 시절 이후 어떠한 능력도 배가된 게 없다"면서 " 국제 금융위기 이전 흘러간 경제이론, 정책, 철학을 갖고 국정 운영을 했던 분이라 지금 시대에 걸맞은 능력을 갖추지 못했다"고 지적했다. 이어 " '한덕수 방지법'인 고위 공직자 전관예우 방지법 입법에도 적극 나서겠다"고 압박했다.

이제 공은 정 후보자 임명과 관련해 윤 대통령에게 넘어갔다. 민주당은 정 후보자 임명 여부에 크게 연연하지 않는 분위기다. 이미 국민 여론에서 낙마 판정을 받은 정 후보자라 임명되는 것도 나쁘지 않다고 본다. 임명을 강행할 경우 윤 대통령의 독선·불통 이미지가 강해질 수 있다고 보고 선거에도 불리하지 않다는 생각이다.

여당에선 정 후보자 건에 대해 전향적인 자세를 취해야 한다는 목소리가 나왔다. 한 국민의힘 초선 의원은 "우리도 정호영 후보자에 대해 다시 생각해봐야 한다. 민주당은 협치하는 모습을 보이는데 우리가 우리 식대로 가는 것은 모양이 이상하다"고 전했다.

다만 한 영남 출신 국민의힘 의원은 "한 후보자의 인준 문제와 정 후보자의 임명 문제는 전혀 별개"라며 "(민주당에) 마음의 빚은 지겠지만 이 둘을 연결시키는 것은 바람직하지 않다"고 잘라 말했다.

[채종원 기자 / 박윤균 기자 / 김보담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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