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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단독] 이준석 배현진 신경전에…장제원 "대통령 돕는 정당 맞나"

입력 2022/06/23 17:37
수정 2022/06/23 19:51
李 "2주뒤 뭐가 달라지나" 반발
하태경 "시간끌어 망신주기"
진중권 "李 징계땐 2030 이탈"

李·배현진 '악수 거부' 신경전
장제원 "대통령 돕는 정당 맞나"

李, 2030 향해 당원가입 독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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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3일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열린 국민의힘 최고위 회의에서 배현진 최고위원(왼쪽)이 악수를 청하자 이준석 대표가 거부의 뜻으로 손을 쳐내고 있다. [한주형 기자]

이준석 국민의힘 대표의 '성상납 및 증거인멸교사' 의혹과 관련해 중앙윤리위원회가 2주 뒤로 징계 여부 결론을 연기하면서 지도부 혼란이 장기화 국면으로 빠져들고 있다. '엎친 데 덮친 격'으로 당내 혁신위원회를 둘러싼 이 대표와 배현진 최고위원 간 갈등까지 계속되자 우려의 목소리가 빗발치고 있다.

23일 국민의힘 윤리위에 따르면 윤리위는 전날 오후 7시 국회에서 3차 전체회의를 열어 이 대표와 김철근 실장을 상대로 '성접대 증거인멸교사 품위유지의무 위반의 건'을 심의한 끝에, 만장일치로 김 실장에 대한 징계 절차 개시를 의결했다. 윤리위는 다음달 7일 회의를 열어 이 대표와 김 실장에 대한 최종 판단을 내리기로 했다.

이 대표는 윤리위 발표 직후 기자들과 만나 "2주 뒤에 무엇이 달라지는지 궁금하다.


길어지는 절차가 당의 혼란 해결에 전혀 도움이 되지 않는다는 것을 모든 구성원이 알고 있다"며 불만을 터뜨렸다. 하태경 국민의힘 의원은 라디오 인터뷰에서 윤리위에 대해 "뚜렷한 결론도 없이 계속 시간을 끌고 망신 주기를 하면서 지지층의 충돌을 유도하고 결국 당을 자해하고 있다"고 말했다. 진중권 전 동양대 교수는 이날 라디오에서 "이 대표를 징계하면 그를 지지하던 2030이 대거 이탈해 다음 총선이 힘들 것"이라고 비판했다.

반면 이 대표에게 우호적이지 않은 쪽에선 조속한 징계가 불가피하다고 주장했다. 한 여권 관계자는 "측근이 징계를 받는데, 대표는 아무런 조치가 없으면 말이 되겠느냐"며 "경찰 수사 결과에 따라 더 큰 후폭풍이 일어날 수도 있다"고 우려했다.

당 내홍이 장기화되자 경고 목소리가 커졌다. 친윤(친윤석열)계 핵심 인사인 장제원 국민의힘 의원은 이날 매일경제와의 통화에서 이번 사태와 관련해 "이게 대통령을 도와주는 정당이냐"며 "대통령이 (당선되며) 집권 여당의 지위가 부여된 것 아니냐"고 말했다.


이어 장 의원은 "앞으로 1년이 (경제 상황 등) 얼마나 엄중한데 이런 식으로 당이 뭐 하는 거냐. 대통령이 보고 무슨 생각을 하겠느냐. 부담이 돼선 안 된다"며 당 내홍을 질타했다.

장 의원은 최근 친윤계 의원을 중심으로 정책 등 공부 모임인 '민들레'를 발족하려다 당내 계파 형성 등 오해가 커지자 자발적으로 보류한 바 있다. 그 후 공개 발언을 자제해 왔지만 경제위기 우려가 커진 가운데 국회 원 구성은 미뤄지고 당 내홍만 커지자 답답함을 호소한 것으로 보인다.

이날 열린 최고위원회 회의에서 공교롭게 이 대표와 배 최고위원이 또다시 신경전을 벌이는 모습이 포착돼 '엎친 데 덮친 격'이 됐다. 이날 오전 9시쯤 이 대표가 최고위 회의실에 모습을 드러내자 먼저 도착해 자리에 앉아 있던 배 최고위원이 다가가 악수를 청했다. 배 최고위원이 내민 손을 이 대표가 밀어내면서 민망한 모습이 연출됐다. 배 최고위원은 잠시 후 '얄밉다'는 듯 이 대표 어깨를 툭 쳤지만, 이 대표는 어떤 반응도 보이지 않았다.

홍준표 대구시장 당선인은 이날 사회관계망서비스(SNS)에 지도부 내 갈등과 관련해 "최고위원은 당대표와 경쟁 관계가 아니다"며 "비공개 회의에서는 가능하지만, 공개 회의에서는 해서는 안 되는 행동"이라고 밝혔다. 이 대표와 배 최고위원이 최근 당 혁신위 운영 방향과 국민의당 몫 최고위원 추천 문제 등을 놓고 공개 석상에서 잇달아 충돌한 상황을 가리킨 것이다.

또 홍 당선인은 "모두 합심해 더불어민주당을 설득해 국회부터 개원하라. 그게 새 정부를 돕는 길"이라고 강조했다.

한편 이 대표는 자신의 지지 기반인 2030에 도움을 요청하는 것으로 전면전 준비에 돌입했다. 그는 본인 SNS에 "혁신에 힘을 보태려면 당원 가입밖에 답이 없다"며 "3분이면 온라인 당원 가입이 가능하고 한 달에 1000원이면 국민의힘 주인이 될 수 있다"고 당원으로 가입해 자신이 야심 차게 밀고 있는 당 개혁과 혁신에 힘을 보태달라고 호소했다.

[이지용 기자 / 이희수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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