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치

"소주성 설계자가 KDI원장…말이 안돼"

입력 2022/06/29 17:32
수정 2022/06/29 22:29
한덕수 총리 작심발언

정부와 철학 안맞아 교체 강조
사실상 자진 사퇴 압박
저격당한 홍장표 묵묵부답

나토 찾은 尹 비판한 중국엔
"보복 있어도 원칙 지켜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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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덕수 국무총리가 28일 총리공관에서 열린 간담회에서 질문에 답변하고 있다. [사진 = 연합뉴스]

한덕수 국무총리가 문재인정부 시절 임명된 홍장표 한국개발연구원(KDI) 원장 거취와 관련해 "KDI에 '소득주도성장 설계자'가 앉아 있는 것은 말이 안 된다"고 밝혔다.

한 총리는 지난 28일 정부세종청사 총리공관에서 진행한 취임 1개월 기념 기자단 만찬에서 '경제·인문사회연구회 이사장이나 KDI 원장 거취를 어떻게 보느냐'는 기자의 질문에 "바뀌어야 한다. 우리하고 너무 안 맞는다"며 이같이 말했다. '어떻게 정리될 것인가'를 추가로 묻자 "시간이 해결해줄 것"이라고 답했다.

홍 원장은 문재인정부 초대 경제수석으로, 소득주도성장 정책을 설계한 인물이다.


여권에서 전현희 국민권익위원장과 한상혁 방송통신위원장 등 문재인정부에서 임명된 기관장을 향해 자진 사퇴 압박이 이뤄지고 있는 상황에서 한 총리의 이 같은 발언은 사실상 홍 원장에게도 자진 사퇴를 압박한 것으로 보인다. 홍 원장의 임기는 2024년 5월 31일까지로 1년11개월가량 남았다.

한 총리 발언에 홍 원장은 별다른 반응을 보이지 않았다. 다만 국무총리가 공개적으로 경제·인문사회연구회 이사장과 KDI 원장 거취를 거론했다는 점에서 파장이 적지 않을 것으로 보인다. 총리가 임명하는 경제·인문사회연구회 이사장은 KDI를 포함해 26개 정부출연연구기관을 관리하는 업무를 하며 산하 연구기관 원장 등 임원의 임면권을 가진다. 한 국책연구원 관계자는 "지금도 모든 연구기관은 많은 구성원이 묵묵히 연구를 수행하며 자리를 지키고 있다"며 "기관장 한 명 때문에 조직이 흔들리지 않고 오로지 국민을 위해 연구할 수 있도록 원칙과 제도를 정립해야 한다"고 말했다.

한편 중국이 윤석열 대통령의 북대서양조약기구(NATO·나토) 정상회의 참석에 불만을 표시한 데 대해 한 총리는 "중국이 하라 마라 하는 것은 예의가 아니다. 상호 존중에 안 맞는다"고 전했다.


한 총리는 "중국이 섭섭해서 경제 보복을 하면 어쩔 거냐고 걱정을 많이 하는데, 세계가 존중하는 가치, 나아가야 하는 원칙을 추구하려는데 중국이 불만을 가지고 경제적으로 불리한 행동을 하겠다고 하면 옳은 행동이 아니라고 얘기해야 한다"며 "그것(불이익)을 회복시키기 위해 더 중요한 원칙을 깨부수면 안 된다"고 강조했다. 그러면서 '만약 사드(THAAD·고고도미사일방어체계) 때와 같은 보복이 있더라도 우리가 갖고 있는 외교원칙을 그대로 지키겠다는 것인가'라는 물음에 "물론"이라고 단언했다.

한 총리는 '경찰 치안감 인사 번복 사태' 논란에는 "지난번에 '원래 발표됐던 인사가 원안이고 누가 끼어들어 나중에 고친 것이 아니냐'는 것은 정말 사실이 아니기 때문에 (윤 대통령이) 실망과 좌절을 하고 있다"면서 "그 문제에 대해 확실하게 팩트 파인딩을 해야겠다. 그 기초하에 문책할 사람 문책하고(해야 한다는 생각을 윤 대통령이 갖고 있다)"라고 강조했다. 김창룡 경찰청장 사표가 수리되지 않은 것에는 "그 부분(치안감 인사 번복 사태)이 불분명한 상태에서 사표를 받는 건 아니라고 (윤 대통령이) 생각하는 것 같다"고 덧붙였다.


한 총리는 사회적 문제 해결 방법으로 '법치주의'를 강조했다. 그는 "많은 사람이 좌절하는 건 불법이 보이는데 왜 정부와 법 집행기관이 안 보이냐는 것"이라며 "그 부분을 절대적으로 지키겠다"고 설명했다. 그러면서 "화물연대 파업에서 한번 시도했다"며 "과거처럼 불법으로 운행하려는 차를 가로막고, 공장에 못 들어가게 정문에서 점거하고, 이런 일이 일어나지 않게 지켰다. 물론 위반한 분들은 사법 처리 대상이 되고 있다"고 덧붙였다.

한 총리는 규제개혁이 성장에 도움이 되고 중소기업에 힘이 될 것이라고 강조했다. 그는 "대기업은 컨설턴트 등을 써서라도 규제를 헤쳐나갈 여지가 있지만, 중소기업이나 사회적 약자는 규제를 풀어나갈 힘이 없다"며 "우리가 정말 약자를 위한다면 규제를 통해 개혁, 개선하겠다는 생각은 최악"이라고 목소리를 높였다. 그러면서 "성장에 따라 과거 규제나 보호를 받던 분들이 어려워졌다면 그에 대해 국가가 분명히 정책을 해야 한다"며 "노동자든 기업이든 차별화(불평등화)가 돼서는 안 되고, 보완적인 정부 정책이 따라와야 한다"고 말했다.

이명박 전 대통령의 형 집행정지 결정에 한 총리는 "법치주의에 사람을 가리는 일은 있을 수 없지만, 어느 정도 정상참작이라고 할까, 수형생활이나 그런 걸 보면서 대외적 시각을 염두에 둬야 하지 않나 생각한다"며 "본인이 고령이시고 그 형을 다 하시기에는 어려운 상황이라고 생각한다"고 사실상 긍정적 생각을 내비쳤다.

[세종 = 서동철 기자 / 전경운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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