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치

'고립무원' 이준석 최대 위기…尹 다리놓던 비서실장 떠났다

입력 2022/06/30 17:51
수정 2022/07/01 00:07
국민의힘 당내 갈등 고조

李 "정치적 사안 발생해도
개혁 동력은 이어나가야"

親尹 "자기 살려고 당 망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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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준석 국민의힘 대표가 30일 경북 경주 월성원전 홍보관에 들어서고 있다. [사진 출처 = 연합뉴스]

친윤석열계 박성민 국민의힘 의원이 30일 이준석 대표 비서실장직에서 전격 사임하며 당내 갈등이 최고조로 치닫고 있다. 윤리위원회 징계, 당권 갈등 국면과 맞물려 이 대표 고립을 가속화하는 수라는 해석에 무게가 실린다. 이 대표는 이 같은 해석을 일축했지만 복잡한 속내를 드러내며 지역 현장 행보를 이어갔다.

박 의원은 이날 "일신상 이유로 당대표 비서실장직을 사임했다"며 "그동안 도와주신 모든 분께 감사드린다"는 짧은 입장을 밝혔다. 그는 울산 중 지역구 초선으로, 윤석열 대통령 대선 캠프에서 조직본부장 등을 맡으며 측근으로 자리 잡았다. 윤 대통령이 검사, 박 의원이 울산 중구청장일 때 서로 알게 된 개인적인 인연도 있다. 이 때문에 박 의원의 돌연 사퇴는 '윤심'이 반영된 것으로 해석됐다.


이 대표에 대한 당 윤리위원회의 성상납 및 증거인멸 교사 의혹 징계 심의가 오는 7일 예정돼 있어 윤 대통령 측이 '손절'하는 순서에 들어갔다는 말도 나왔다.

이날 이 대표는 통상 매주 월·목요일에 국회에서 주재하는 최고위원회 회의도 열지 않고 경북 경주의 월성원자력본부를 찾았다. 전날 경기 평택·경북 포항을 방문한 데 이은 현장 행보다. 이 대표는 기자들에게 "어제 울산에 있던 박 의원이 울산에서 제가 있던 포항으로 와서 이야기를 했고 그 과정에서 어떤 상황인지 설명을 들었다"며 "제가 뜻을 받아들이겠다고 해 사임하게 된 것"이라고 말했다. 자신을 패싱하고 사의를 표한 게 아니란 점을 내세운 것이다. '손절설'에 대해서도 "그런 해석은 가능하겠지만 박 의원과 대화에서 그런 내용은 없었다"고 말했다.

일각에선 이 대표의 경주행이 나 홀로 '윤심 잡기'에 나선 것이라고 해석한다. 윤 대통령이 최근 원전 산업을 '철철 넘치게' 지원하겠다고 밝힌 뒤 이 대표가 후속 행보를 한 셈이기 때문이다. 하지만 한편에서는 수세에 몰린 이 대표가 정치 현안과 거리를 두는 것이라고 본다. 당장 윤리위 징계 절차가 일주일 앞으로 임박했다. 경찰 수사도 진행 중이다.


경찰은 김철근 당대표 정무실장을 피의자 신분으로 입건했고, 이날은 이 대표에게 성상납을 했다고 주장하는 김성진 아이카이스트 대표를 접견 조사했다.

당내에선 이 대표를 겨냥한 마찰이 계속 대두되면서 친윤계 의원들과의 갈등이 악화 일로다. 앞서 지난 20일 공개 석상에서 친윤으로 분류되는 배현진 최고위원과 설전을 벌였고, 23일엔 이른바 '악수 패싱' 사건이 있었다. 이후 당내 대표적 '윤핵관(윤 대통령 핵심 관계자)'인 장제원 의원이 "이게 대통령을 돕는 정당이냐"고 질책했다. 이 대표는 본인 페이스북을 통해 복잡한 심경을 드러내기도 했다. 이날 새벽 1시께 "뭐 복잡하게 생각하나"라며 "모두 달리면 되지. 그들이 감당할 수 없는 방향으로"라고 의미심장한 글을 써 올렸다. 이후 진의를 묻는 질문에 그는 "아무리 정치적 사안이 계속 발생해도 개혁의 동력은 이어 나가야 한다고 본다"고 답했다.

이날도 이 대표를 겨냥해 비판하는 목소리가 친윤계를 중심으로 쏟아졌다. 대통령직인수위원회에서 윤 대통령 특별보좌역을 맡았던 같은 당 김정재 의원은 라디오 인터뷰에서 이 대표의 페이스북 글과 관련해 "감당할 수 없는 방향으로 계속 달리면 떨어지고 다친다"면서 "우리가 같은 당에서 윤 대통령을 만들었고 같은 배를 타고 있는데 '그들'이라고 제3자로 지칭하는 것도 굉장히 안타깝다"고 비판했다.

박 의원의 비서실장 사임 의미를 묻는 질문에 김 의원은 "가교 역할을 할 수 있는 게 없다는 것"이라며 "다 아시겠지만 이 대표가 좋게 얘기하면 자기 생각이 확고하고 나쁘게 얘기하면 고집이 세다. 본인 생각이 있으면 누구의 말도 잘 안 듣는 것 같다"고 저격했다.

마찬가지로 인수위 특별보좌역을 지냈던 박수영 의원은 본인 페이스북에 "두 이씨가 데칼코마니다. 자기 살기 위해 당을 망친다"고 적어 더불어민주당 대선후보였던 이재명 의원에 빗대 이 대표를 비판했다.

[정주원 기자 / 이희수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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