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민주 "尹 해외 의전 여행사만 못해" 文정부는 더 심하지 않았나 [핫이슈]

입력 2022/07/02 09:10
수정 2022/07/02 22:1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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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 = 연합뉴스]

윤석열 대통령 내외가 3박 5일간의 스페인 마드리드 방문을 마치고 1일 귀국했다.

윤 대통령은 지난달 29∼30일 열린 북대서양조약기구(NATO·나토) 정상회의 참석을 위해 마드리드를 찾아 사흘간 총 16건의 외교 일정을 소화했다.

처음으로 다자 외교무대에 나선 윤 대통령은 이번 순방에서 기존 인도·태평양 지역을 넘어 유럽으로 보폭을 넓혀 자유민주주 진영과의 연대와 결속을 강화하는 가치외교를 구현했다.

하지만 더불어민주당은 불가피한 이유로 회담 일정이 취소되거나 의전 실수가 빚어진 점을 부각하며 윤 대통령의 해외순방 성과를 애써 깎아내리려 하고 있다.


홍익표 민주당 의원은 윤 대통령과 나토 사무총장 간 회담이 무산된 사례 등을 들며 "약속이 확정되면 늦게라도 반드시 만나는데 이를 취소했다는 것은 (약속이) 확정되지 않았거나 나토에서 우리의 발언권이 하나도 없다는 것"이라고 폄하했다.

그는 그러면서 "이 정도의 준비 상태로 갔다는 것은 제가 아는 외교부의 수준을 볼 때 이해가 안 된다"고 꼬집었다.

김용민 의원도 페이스북에서 "일정도, 성과도 초라하기 그지없고 옷과 찬양만 화려한 첫 해외 순방이었다"고 날을 세웠다.

민주당은 또 윤 대통령의 나토 회담 참석 과정에서 빚어진 의전 논란도 싸잡아 비난하고 있다.

지난달 29일(현지시각) 나토 공식 홈페이지에는 윤 대통령이 옌스 스톨텐베르그 나토 사무총장, 기시다 후미오 일본 총리, 앤서니 앨버니지 호주 총리, 저신다 아던 뉴질랜드 총리와 함께 찍은 사진이 올라왔다.

그런데 공교롭게도 윤 대통령이 홀로 눈을 감는 순간 촬영된 사진이었다.(현재는 삭제)

지난달 28일 스페인 국왕이 주최한 환영만찬에선 윤 대통령이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과 악수하던 중, 바이든 대통령의 시선이 윤 대통령 대신 불가리아 대통령을 향하는 소위 '노 룩(No Look)' 장면이 포착됐다.


노웅래 민주당 의원은 이를 두고 "윤 대통령의 말대로 처음 하는 것이라 조금 그럴 수 있다 하더라도 의전을 책임진 참모들은 그러면 안되는 것 아니냐. 너무 안이했다"며 "이런 일이 되풀이돼선 안된다"고 쏘아붙였다.

한마디로 "여행사만도 못한 의전"이라는 얘기다.

하지만 민주당이 윤 대통령의 해외순방에서 벌어진 의전 해프닝을 놓고 이처럼 비난할 자격이 있는지는 의문이다.

왜냐하면 전임 문재인 정부에선 단순한 외교실수를 넘어 더 황당한 일이 연달아 터졌기 때문이다.

2018년 벨기에 브뤼셀에서 열린 아시아·유럽정상회의에서 문 전 대통령은 실무진의 이동 동선 착오와 엘리베이터 문제 등으로 각국 정상들과의 단체사진 촬영행사에 아예 참석하지 못했다.

또 싱가프로에서 열린 아세안정상회의에선 문 전 대통령이 마이크 펜스 당시 미국 부통령과의 회담을 앞두고 13분간 그를 기다리다가 현장에서 잠시 눈을 감은 모습이 외신에 포착돼 "문 대통령이 펜스 부통령을 기다리다 잠에 빠졌다"는 보도가 나오기도 했다.

2019년3월에는 문 대통령이 국빈 방문한 말레이시아에서 인도네시아어로 인사말을 건네 '외교 결례' 논란까지 일었다.

어디 이 뿐인가.

문 전 대통령의 부인 김정숙 여사도 '의전 결례'시비에 휩싸였다.

김 여사는 2018년11월 문 전 대통령과 해외순방에 나섰을 당시 급히 스케줄을 바꿔 체코 프라하를 관람하던 중 문 전 대통령을 놓치자 급히 뛰어가 팔짱을 끼는 모습이 목격됐다.


또 2019년9월 라오스 국빈방문을 마친 뒤 열린 공항 환송식에선 문 전 대통령보다 서너걸음 앞서 걷다가 "의전서열을 무시한 행동"이라는 지적을 받기도 했다.

당시 대통령의 해외 의전을 책임져야 할 청와대와 외교부도 어이없는 '외교 결례'로 빈축을 샀다.

문 전 대통령이 작년 6월 오스트리아를 방문할 당시 청와대는 소셜미디어에 소식을 전하면서 한국 국기와 함께 독일 국기를 올렸다.

오스트리아 국기는 위에서부터 빨강-하양-빨강 순서이고, 독일 국가는 검정-빨강-노랑 순이어서 겉으로 봐도 확연히 다르다.

당시 청와대가 얼마나 얼이 빠졌는지를 짐작케 하는 대목이다.

외교부 또한 문 전 대통령의 체코 방문 때 국호를 오래 전 두 나라로 분리된 '체코슬로바키아'로 잘못 표기해 국제적 망신을 샀다.

영국 콘월에서 열린 G7과 초청국 정상들과의 기념촬영 사진도 도마에 올랐다.

당시 정부는 '사진 한 장으로 보는 대한민국 위상' 홍보포스터를 SNS에 올리면서 문 전 대통령을 잘 보이게 하려고 남아프리카 공화국 대통령을 삭제한 사진을 실었다가 논란이 일자 뒤늦게 원본사진으로 바꾸기도 했다.

이처럼 문재인 정부에선 크고 작은 의전 실책과 잡음이 반복되면서 "아마추어 의전과 외교가 국격을 훼손할 지경"이라는 비난까지 쏟아졌다.

그런데도 민주당이 이같은 문 정부의 각종 의전 사고에 대해선 침묵하면서, 윤 대통령의 첫 해외순방 의전 논란만 문제삼는 것은 결코 온당치 않다.

채근담은 "늘 스스로를 반성하는 사람은 부딪히는 일마다 자신에게 이로은 약이 되고, 남만 탓하는 사람은 마음씀씀이 하나가 모두 자신을 해치는 흉기가 된다"고 했다.

민주당이 새겨들어야 할 잠언이다

물론 대통령의 해외순방은 국격을 과시하고 국가 이미지를 높일 수 있는 절호의 기회다.

하지만 첫 술에 배부를 수는 없는 법이다.

어느 나라의 지도자든 처음 데뷔하는 국제 외교무대에선 사소한 실수를 하기 마련이다.

그런 실수는 대범하게 넘어가는 관용과 아량이 필요하다.

하지만 문 정부처럼 해외순방 때마다 반복되는 의전 사고와 실수는 결코 어물쩍 넘어가선 안된다.

그랬다간 국격 훼손을 넘어 국익마저 해치는 중대한 외교참사가 될 수 있다.

윤 정부는 문 정부의 의전 실책과 외교 결례를 반면교사 삼아 외교참사 만은 피해야 한다.

[박정철 논설위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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