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치

[단독] 한중·한미일 외교장관 첫 대면회담…시험대 오른 對中 외교

입력 2022/07/03 17:33
수정 2022/07/04 05:52
7·8일 발리 G20외교장관회의서

나토 정상회담 일주일만에
中 "韓은 중요한 파트너" 구애
박진, 中에 외교원칙 고수할듯
6·25 중국군 유해 송환 합의

한미일 외교장관 협력 구체화
군사협력·한일갈등 해소 논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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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는 7일과 8일 첫 한중, 한·미·일 외교장관회담이 연속 개최되면서 우리 정부의 미·중 간 줄타기 외교에 종지부가 찍힐 전망이다. 외교가에 따르면 박진 외교부 장관은 오는 7~8일 인도네시아 발리에서 열리는 주요 20개국(G20) 외교장관회의에 참석해 왕이 중국 외교담당 국무위원 겸 외교부장과 별도로 한중 외교장관회담을 할 예정이다. 양국 외교장관 간 대면회동은 이번이 처음으로, 회담 시간은 미세조정 중이다.

박 장관은 같은 기간 발리에서 토니 블링컨 미 국무장관, 하야시 요시마사 일본 외무상과 함께 한·미·일 외교장관회담에도 참석한다. 지난달 서울에서 한·미·일 3국 외교차관 회의가 열리긴 했지만 장관급 회담은 이번이 처음이다.


특히 지난달 29일 스페인 마드리드에서 북대서양조약기구(NATO·나토) 정상회의를 계기로 한·미·일 정상이 회담한 직후 일주일 만에 외교장관급 회담이 재개되는 것이다. 박 장관은 정상들이 논의한 3국 간 군사협력을 구체화하는 한편 3자 회동으로 한일 갈등 해소를 위한 지렛대 외교를 벌일 전망이다. 같은 기간·장소에서 한중 외교장관회담과 한·미·일 외교장관회담이 이어지면서 윤석열정부의 대중 외교정책이 결정적인 시험대에 오를 것으로 예상된다. 윤석열정부는 지난 2개월간 한미 정상회담, 인도·태평양경제프레임워크(IPEF) 가입 등으로 미국과 급격히 밀착하면서도 중국 배척은 아니라고 주장하는 등 모호한 태도를 유지해왔기 때문이다. 지난주 나토 정상회의에서도 나토 회원국들은 중국을 지역 안보에 새로운 도전이라고 명시했으나 호주·뉴질랜드·일본과 함께 이 회의에 참석한 우리 정부는 나토의 이 같은 새 전략에 이렇다 할 입장을 발표하지 않았다.

이런 가운데 중국 정부도 최근 한국 정부와 대립각을 세우지 않기 위해 노력하는 등 미묘하게 달라진 외교노선을 보이고 있어 한국에는 대중 외교에 공간이 확보된 것으로 풀이된다.


그간 중국은 고분고분하지 않은 주변국을 몰아붙이고 위협하는 '늑대 외교'를 벌여왔으나 최근 들어 국제사회에서 러시아와 중국을 한데 묶어 고립시키려는 시도가 이어지자 우호적 주변국을 규합하기 위해 애쓰는 등 미묘한 뉘앙스 변화가 나타나고 있기 때문이다.

자오리젠 중국 외교부 대변인은 1일 정례 브리핑에서 나토 정상회의에 참석한 한일 정상에 대한 입장을 표명하며 한국에 대해 '공동의 이익을 가진 중요한 협력 파트너'라고 평가하면서 일본에는 "군국주의 침략 역사를 진정으로 반성하라"고 요구했다. 싱하이밍 주한 중국대사는 같은 날 한중 수교 30주년 학술회의에 참석해 "한국이 중국의 우호적인 이웃으로 역지사지해 중국 국민의 감정과 중국의 입장을 이해하고 지지해 주기를 바란다"고 밝혔다. 중국이 되레 한국에 국제사회를 설득해 달라고 주문한 것이다. 이 같은 미세한 변화를 감지한 외교부는 첫 한중 외교장관회담에서 중국에 우리 외교 원칙을 강조할 것으로 전망된다.

한중 양국은 3일 중국에서 국방당국 간 국장급 실무협의를 갖고 6·25전쟁 때 전사한 중국군 유해·유품을 오는 9월에 중국으로 송환하기로 합의했다. 양국은 2014년부터 8차례에 거쳐 중국군 유해 825구를 중국에 송환한 바 있다. 국방부는 "올해는 한중 수교 30주년으로 양측 모두 적극적인 협의를 통해 제9차 중국군 유해 송환을 차질 없이 추진하자는 데 의견을 같이했다"고 밝혔다. 이는 한중 관계 변화 시기에도 인도주의적 협력을 이어나가며 상황을 관리하기 위한 차원으로 풀이된다.

한편 이번 G20 외교장관회의에 세르게이 라브로프 러시아 외무장관도 참석할 예정이지만 별도의 회담은 계획되지 않은 것으로 알려졌다.

[한예경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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